[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르노삼성 정비센터서 억울한 일을 당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르노삼성 서비스센터에 차량 보닛의 도색, 판금을 맡겼지만 약속했던 수리는 진행되지 않았고 중고 부품으로 대체됐다는 피해자의 주장. 이 어이없는 상황은 모두 피해자 차량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녹화됐다.
서울에 거주하는 방모씨는 지난달 18일 자신의 SM5 차량 보닛에 문제가 생겨 르노삼성 강서서비스센터를 방문해 차를 입고했다. 센터에선 방씨에게 도색, 판금 비용으로 49만5000원을 요구했고 수리는 24시간이 소요된다고 고지했다.
이렇게 빨리?
방씨는 다음날 오전 10시50분쯤 센터로부터 작업이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만 하루 정도가 걸린다는 처음 센터 측의 말과는 다른 상황. 이에 방씨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센터 측은 “어젯밤부터 작업을 해서 빨리 끝났다”고 답변했다.
방씨는 그날 오후 3시경 센터에 방문해 비용을 지불하고 차량을 인수받았다. 하지만 차량 보닛의 상태를 본 방씨는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판금과 도색을 한 흔적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분명 도색, 판금이 진행됐다면 광택이 나고 바뀐 점이 있어야 하지만 차량의 상태는 그렇지 않았다.
고민하던 방씨는 차량을 맡길 때 블랙박스의 전원을 끄지 않았던 것을 기억해냈다.
블랙박스의 내용을 확인 방씨는 허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블랙박스에는 수리에 24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던 센터 측의 말과는 다르게 불과 40분 만에 수리가 완료되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밤새 작업했다더니…40분만에 중고로 뚝딱
블랙박스에 찍혔지만…센터 측 “문제없다”
심지어 방씨가 애초 주문했던 판금과 도색을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방씨의 보닛을 떼어내고 다른 보닛을 바꿔 달았을 뿐이다. 방씨가 보내온 블랙박스 영상에는 센터 직원들이 보닛을 교체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찍혀 있었다.
센터 측의 “어젯밤부터 작업을 해서 빨리 끝났다”는 말도 모두 거짓으로 밝혀졌다.
센터 측은 다른 차의 도색한 보닛을 끼워준 것이라며 시간단축을 위한 ‘관행’이라고 했다.
센터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센터 측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여분의 보닛을 보관하고 있다”며 “빠른 작업과 수리를 위해 항상 그렇게 교환한다. 항상 해오던 관행이다. 잘못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방씨는 “이는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로서, 명백한 사기”라고 반발했다.
방씨에 따르면 센터는 처음부터 교체에 대한 언급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는 “중고 보닛으로 교체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관행이 그렇다 하더라도 견적을 낼 때 이런 점을 고지했어야 하고 의견을 물어봤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방씨는 “소비자센터에 신고하겠다”는 입장을 센터 측에 전달했다. 이에 센터 측은 “우리는 잘못이 없으니 소비자센터에 신고해도 상관없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항상 그렇게”
방씨는 “잘못이 명백하게 드러났음에도 책임을 지지 않고 인정하지 않는 모습에 어이가 없다”며 “이런 일을 두고 관행이라고 칭한다면 같은 피해를 입은 사람은 이전에도 있어왔을 것이고 이후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일로 인해 잘못된 관행이 고쳐지고 나와 같은 피해자가 또다시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제보하게 됐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