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재 피죤 회장, 막장경영 충격실태 고발

2011.09.22 09:25:00 호수 0호

제 배만 불리는 깡패 회장님 “퇴진하라!”

[일요시사=송응철 기자] 피죤의 상황이 점입가경이다. 이윤재 회장의 엽기적인 경영 행태에 대한 국민적인 비난이 거세진 가운데 이은욱 전 사장이 귀갓길에 괴한에게 피습을 당하는 사건까지 벌어졌다. 이 전 사장은 폭행의 배경으로 이윤재 피죤 회장을 지목했다. 당황한 피죤은 회사와 무관하다며 딱 잡아뗐지만 주변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피죤 내부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이 회장이 폭행을 사주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다. 대체 피죤 내부에선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 충격적인 실상을 <일요시사>가 공개한다.

욕하고 때리고 찌르고 위로금 ‘오래 근무 못하는 직장’
여행비?파티비용 회삿돈으로 충당…비자금 조성 의혹도


지난 5일 밤 11시45분쯤. 이은욱 전 피죤 사장이 귀갓길에 괴한 2명에게 피습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 일로 이 전 사장은 얼굴과 가슴, 팔 등에 전치 3주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

이 전 사장은 폭행의 배경에 피죤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윤재 피죤 회장은 이 전 사장을 피죤 대표이사로 스카우트했다 4개월 만에 해고했는데 이 전 사장이 부당해고 무효소송을 내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폭행을 사주했다는 것이었다.

이은욱 전 사장
피습 배경에 피죤?



이 전 사장이 피습을 당한 1시간여 뒤 이 전 사장과 함께 피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김모 전 상무가 협박 전화를 받은 사실은 이 같은 주장에 무게를 더했다. 김 전 상무는 “새벽 1시께 한 남성이 집으로 걸어와 ‘이은욱 당한 거 알고 있느냐? 빨리 합의해라. 당신에게 가족도 있지 않느냐’고 겁박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상무는 “전화를 바로 끊고 이 전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협박 내용이 사실이었다”고 말했다.

피죤은 회사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들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여전하다. 피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사태를 보면 이번 사건의 배경에 피죤이 있다 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것이다. 실제 피죤은 겉보기엔 번드르르한 기업이지만 그 안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 회장의 폭언과 폭행이다. 피죤 내부관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직원들이 있는 자리에서 한 임원에게 ‘내가 먹여 살려주는 노비’라는 식의 표현을 하는 등 임직원에 폭언을 행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폭행도 서슴지 않는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 남모 인사팀장에 폭행을 가했고 지난 2009년에도 손모 팀장의 얼굴을 슬리퍼로 수십 차례나 때렸다.

심지어 직원을 편지봉투를 뜯는 데 쓰는 칼로 찌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008년 이 회장은 월간 판매실적을 보고받은 뒤 수치가 맞지 않자 횡령을 의심하며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20명이 넘는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었다. 이후 이 직원은 이 회장에 의해 강제로 사직서를 쓰고 회사에서 쫓겨났다. 해당 직원은 이 회장을 경찰에 상해 혐의로 고소하고, 노동부에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이처럼 이 회장의 횡포가 끊이지 않자 직원들은 회장에게 보고하러 갈 때면 으레 녹음기를 들고 간다는 후문이다.

이 회장은 직원을 폭행하거나 강제 해고할 때마다 위로금을 주고 무마한 경우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 2010년 12월 노동부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출한 직원과의 갈등을 무마하기 위해 1억2879만원을 지급했다. 팀장은 앞서 지난 2010년 5월 이 회장에게 욕설과 함께 폭행을 당했고, 그해 10월에 강제 해고됐다.

이렇다 보니 피죤은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직장이 아니다. 피죤의 임직원은 5월 현재 총 161명이다. 이 가운데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이 32%, 1~2년이 24%다. 2년 미만 임직원이 절반을 넘는다. 반면 10년 이상 근속 임직원은 6%에 불과하다.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가 11.5년인 것과 큰 차이가 난다.

CEO들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2007년 이후 취임한 피죤 사장은 모두 4명. 이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4개월에 불과하다. 업계에서 피죤이 ‘CEO의 무덤’으로 불리며 기피의 대상이 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뿐만이 아니다. 회사 안팎에서는 창업자 일가와 관련된 각종 비리 의혹도 제기된다. 대표적인 것이 회사공금 횡령 의혹이다. 오너 일가는 가족끼리 해외여행을 가면서도 시장조사 명목으로 관련 경비를 모두 회삿돈으로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비행기삯과 별도로 하루에 활동비로 2000달러, 부회장은 1050달러를 받는다. 그러나 해외 현지에서의 지출은 모두 회사에 떠넘긴다. 회사와 상관없는 손자의 항공료를 회삿돈으로 지출하기도 했다.

손자 항공료도
회삿돈으로 지출

이 회장은 또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의 가든파티 개최 비용을 회삿돈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지난 6월3일과 13일 2차례에 걸쳐 서울 성북동 자택에서 가든파티를 열 때 롯데호텔의 출장서비스를 받은 뒤, 관련 비용 2084만원을 회의비 명목으로 회사에 부담시켰다.

비자금 조성과 분식회계 의혹도 제기된다. 이 회장은 정식 결제 라인을 통하지 않고 수시로 자금부서에 거액의 인출을 지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영수증 없이 이뤄지는 불법 지출로 담당부서는 직원들 복리후생비나 해외출장비, 회의비 등의 명목으로 이를 편법 회계 처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밖에도 공장 리모델링비와 협력업체의 납품단가를 부풀려서 그 차액을 챙기거나 중국 톈진의 현지 법인 편법·불법 지원과 비자금 조성 의혹 등도 함께 제기됐다. 이처럼 숱한 의혹에도 불구 이 회장은 2009년 성실납세 공로로 국세청장상을 받아, 3년간 세무조사 면제 혜택을 받고 있다.

저가 향으로 바꾸고 핵심성분 함량 줄여 소비자 기만
경영정상화 위해 회장 일가 퇴진, 회사 매각 조치 필요


이처럼 수많은 비리 의혹이 이 회장이 임직원을 자주 교체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직원들이 오래 근무하면 자신의 비리를 알아챌까 두려워 직원들을 내보낸다는 것이다. 실제 이 전 사장이 이 회장과 사이가 틀어진 것도 창업자 일가의 전횡을 지적한 것이 발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사장은 이 회장에게 잦은 직원 교체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용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중국 법인에 대한 막대한 인건비 지원과 관련해서도 시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피죤은 이미 지난 3월부터 향 원료를 기존의 고가품에서 저가품으로 대거 교체했다. 피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력 제품인 ‘피죤 레귤러’의 한 종류인 ‘핑크로즈’의 경우 39% 저렴한 제품으로 전량 교체했다. ‘옐로우미모사’와 ‘블루비앙카’의 경우도 향 원료를 각각 45%와 27% 싼 저가품으로 교체했다. 피죤 레귤러 전체에서 향 원료가 37%나 싼 저가품으로 바뀐 것이다.

피죤이 핵심 원료의 함량을 줄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 회장의 지시로 극비리에 향의 함량을 절반 정도로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피죤 제품에 들어가는 향의 함량은 지난 1년 사이 무려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 회장은 또 다른 핵심 원료인 계면활성제 함량까지 줄이도록 지시했다. 피죤 레귤러에 들어가는 4종류의 계면활성제 함량이 지난 1월 초부터 많게는 76%, 적게는 37.5%씩 줄었다. ‘고농축 피죤’의 경우에도 2종류의 계면활성제 함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향과 용매류의 함량은 58~40% 축소됐다. 이를 통해 늘어나는 연간 수익은 4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피죤의 지난해 순이익인 15억원의 3배에 달하는 규모다.

더욱이 이 회장은 제품의 품질을 떨어뜨리면서도 지난 2월부터 15~20%씩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원료 가격 상승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원가 상승보다 더 큰 폭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해 비판을 받았다.

일련의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의 시선은 싸늘해졌다. 사방에서 비판의 화살이 날아들었다. 급기야 네티즌 사이에선 피죤 불매운동이 전개되기도 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청원 게시판에서 지난달 1일 시작된 피죤 불매운동 서명엔 6475명이 참여한 가운데 동월31일 종료됐다.

이같은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피죤이 택한 방법은 광고였다. 피죤은 지난 8월말부터 주요 신문 1면에 “피죤 임직원 일동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투명한 기업, 품질 위주의 기업이 되겠다”며 쇄신을 다짐하는 내용의 광고를 일제히 게시하기 시작했다.

이번 광고에 퍼부은 돈은 5억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위기 탈출을 위해 ‘통 큰 베팅’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기름만 붇는 격이었다. 근본적인 개선이나 대책 마련 없이 광고로 때운 미봉책에 주위의 시선은 한층 싸늘해졌다.

이 회장의 ‘막장 경영’으로 피죤은 창업 33년만에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피죤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윤재 회장 일가의 퇴진이나 다른 업체로의 회사 매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
피죤 불매운동

피죤 전 직원은 “대다수 직원들이 피죤을 사랑하면서도 오너 일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사를 떠났다”며 “피죤 정상화를 위해서는 오너 일가의 경영 퇴진이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한 재계관계자는 “피죤의 독자 생존은 사실상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300명(비정규직 포함)에 가까운 직원들을 위해서도 경영 정상화 능력이 있는 곳에 매각하는 것이 현실적 해결 방안”이라며 “피죤의 가치가 갈수록 떨어질 것이기 때문에 오너 일가가 결단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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