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은퇴’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2011.09.19 11:05:00 호수 0호

강호동 없으면 소는 누가 키우나?

[일요시사=김설아 기자] 하반기 연예계가 술렁이고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전설의 코미디언에서 한 때 ‘스타감독’이라 추앙받던 심형래 감독은 각종 루머에 휩싸이며 위상이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고, 드라마 촬영 거부 사태의 주인공 한예슬 역시 부진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불명예 퇴장했다. 이번엔 대한민국 예능계를 호령하던 ‘국민MC’ 강호동이다. 그는 세금탈루 문제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지 며칠 만에 잠정 은퇴를 선언하면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폭탄을 터뜨렸다. 네티즌들도 적잖이 당황한 분위기다.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강호동 방송 퇴출 서명 운동’이 일었고, 잠정 은퇴의사 발표 후에는 ‘강호동 은퇴 반대 서명 운동’이 확산되는 등 ‘강호동 퇴출 찬반’ 여론이 뜨거워지고 있다. 

은퇴 찬성측 “잠정은퇴? 영구퇴출이 합당하다”
은퇴 반대측 “국민MC 강호동! 못 놔 주겠다”


예능계의 큰 별, 강호동의 갑작스런 잠정은퇴 소식이 충격이긴 충격이었나 보다. 추석을 앞두고 터진 강호동의 은퇴선언은 연휴 내내 차례상 앞에서 떠나지 않던 화젯거리였다. 명절에 모인 가족·친지들끼리, 또 삼삼오오 모인 친구들끼리…온통 ‘강호동’을 두고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

대부분 갑작스런 잠정은퇴 선언에 대한 갑론을박이었지만 ‘신속한 자성이 빛났다’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해라’ 등 모두 제각각의 시각으로 강호동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 같은 시각은 인터넷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탈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인터넷에서는 강호동 퇴출 서명운동이 벌어졌으나 이후 강호동을 두둔하는 ‘강호동닷컴’이 등장하는 등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힘내라 강호동’



또 은퇴 기자회견 이후에는 급격히 강호동 동정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연 수입이 300억 규모라는데 세무처리를 본인이 직접 하기보다 분명 회계사나 세무사의 도움을 받았을 거라는 것을 전제로 강호동을 두둔하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일고 있는 것. 실무자 차원의 잘못을 은퇴라는 결론으로까지 몰고 가는 건 지나치다는 논리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기에 검찰이 14일 강호동의 처벌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의 고발에 ‘공소권 없음’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지자 은퇴반대 여론에 더욱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대 청원에 참가한 네티즌들은 “국세청에서도 세금 탈세는 고의가 아니라고 했다”, “더 이상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있어서는 안 된다”, “정치인부터 조사 확실히 해야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kdd***는 “정치인들, 유명 인사들이 하는 것에 비하면 강호동은 그야말로 바르고 착한 국민이다”며 “남들 같으면 세무사 핑계대고 뻔뻔하게 굴 텐데 본인잘못이라고 바로 인정하고 은퇴까지 마음먹는 자세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아이디 gol***도 “물론 세금은 대한민국의 안보와 복지에 매우 중요하지만 한 사람이 국민들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그 사람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삶과 행복 또한 중요하다”며 “다시 돌아와서 강호동이 가진 재능과 웃음으로 국민의 웃음을 지켜주면서 이번사건을 계기로 봉사나 기부를 통해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웃을 치료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반면에 공인이자 국민MC로 불릴만한 인기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게맞다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양보해도 수억원을 추징당한 현실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이고 어떤 형태든 강호동에 대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것이다.

잠정은퇴에 찬성하는 아이디 yegyung***는 “절세하려다 탈세가 됐다고? 돈 벌 마음이었는데 도둑질이 됐다는 말과 똑같다”며 “이는 강호동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법에 의해 세금을 강제징수 당한 거고, 본인이 반성하는 뜻에서 영원히가 아닌 당분간 방송에 나오지 않겠다는 것인데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이디 hs***도 “세금 떼먹는 파렴치한 강호동씨는 방송을 중단하는게 옳다”며 “들켰으니 냈지 스스로 냈겠습니까? 혼자 잘살겠다고 하는 꼴이 우습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론 잘나서 사랑도 받았겠지만 돌려 줄줄도 알아야하므로 퇴출이 마땅하다”며 “이참에 사회 기여를 쟁점화해서 서로 나누는 삶을 살아봄은 어떨지 앞장서서 행동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엄연한 탈세범’

무엇보다 이번사건은 그동안 그의 인기를 뒷받침했던 연예인답지 않게 서민적이고 순수한 시골청년 같은 이미지를 한 순간에 추락시켰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무게를 갖고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한사람의 인기 공인이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또 구설수에 오를 경우 자신에게도 엄청난 신변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이디 2010gka***는 “많은 인기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팬들의 영향력으로 엄청난 소득을 올리고 있는 만큼 이미지 관리에 신중을 기하고 법적 도덕적으로 오점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공인의 도리인데 강호동이 지금까지 쌓아온 이미지가 결국 돈문제로 무너지는 것을 보니 허탈할 뿐이다”며 “서민의 입장에서는 많이 버는 만큼 세금 내는 것이 아깝지 않을 듯한데 많이 가진 만큼 더 갖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인가 보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번 사건이 예정돼 있는 종편행을 포함한 강호동의 다음 행보를 위한 호재라는 주장까지 대두되고 있다. 또 잠정은퇴 결정이야 말로 지금시점에서 결정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자 계산된 일로 국민은 치밀한 고도의 전략에 놀아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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