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에이스 -여준형&여준석

2018.05.28 11:18:29 호수 1168호

골밑 장악한 여-여 형제

 

여준석(202cm, 센터, 1학년)은 자타가 공인하는 올 시즌 태풍의 핵이다. ‘전학 징계’ 때문에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지만 그가 등장하면 고교리그의 판도가 달라질 것임을 모두가 직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징계 풀리니…

여준석은 이날 무려 37득점 2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용산고의 올 시즌 첫 우승을 이끌었다. 충분히 기쁠 법도 한데 예상보다 그의 우승소감은 매우 차분했다. 그는 다소 불만족스러워 보였다. 오늘 해야할 역할은 골밑서의 플레이였는데 안양고 김형빈의 힘과 높이에 밀려서 실책을 많이 한 것이 마음에 걸리는 듯싶었다.

그러나 오늘 그는 새로운 무기를 만천하에 공개했다. 3점 슛이었다. 그는 이날 무려 7개의 3점슛을 날렸다. 개인 최다였다.

“오늘 3점슛 라인으로 형빈이 형이 아예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코치님들이 그냥 슛 연습하듯이 편하게 던지라고 하셔서 편하게 던졌는데 그게 잘 들어간 것 같습니다.”

오늘 갑자기 잘 들어간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3점슛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합 때 던질 기회가 많이 없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여준석은 징계 때문에 꽤나 오랜 기간 동안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U-16세 대표팀에도 참가하지 못했다. 그 시간이 답답하고 힘들었을 테지만, 그 시간을 소중한 연습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발목을 좀 다쳐서 길게 쉴 수 있었고, 무엇보다 리바운드를 잡고 떨어질 때의 밸런스가 안 좋아서 골밑 이지슛을 놓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단점을 보완하는 데 주력했어요.”

괴물센터 여준석 고교무대 융단폭격
장신포워드 여준형 “다 쓸고 싶다”

여준석은 유명한 선수다. 엄청난 운동 능력, 큰 신장, 빠른 스피드 등이 장점이다. 본인은 스스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일단 가드 형들이 속공을 치고 나가면 같이 달려줄 수 있는 스피드가 장점인 것 같아요.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고교 1학년인데도 202cm 정도인 높이인 것 같습니다.”
 

그는 형제 농구 선수로 유명하다. 그의 형은 같은 팀에서 뛰고 있는 3학년 여준형이다. 그는 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가 높아졌다.

“오늘 형이 너무 잘해줬어요. 초반에는 내가 실수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분위기가 떨어질 때마다 형이 한 번씩 넣어줘 제가 2쿼터 이후에 살아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MVP는 당연히 형이 받을 줄 알았어요. 결승까지 올라오는 데 형의 역할이 저보다 훨씬 컸기 때문이죠.”

경기 후 여준형(202cm, 포워드, 3학년)은 그다지 만족스러워 하지 않았다. 다소 얼굴이 어두워 보였다. 그 이유는 이내 알 수 있었다. 본인의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했기 때문이다. 좀 더 잘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에 우승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지 못했다.

지난 대회까지 여준형은 코트에 나서지 못했다. 전학징계 때문이다.(여준형은 여준석과 함께 전학을 갔다. 그런데 여준석과 일주일 차이가 나서 지난 대회 때는 여준석만 대회에 나섰다) 그래서 징계 이후 첫 대회였다.

여준형은 살며시 고개를 저었다. 아직 그 스스로는 너무 많은 것을 보여드리지 못해 속상했다는 것이다. 그의 주특기는 돌파와 높은 타점서 이뤄지는 슛이다. 그러나 오늘 경기는 초반에 많은 슛을 던지지 못했다. 정수원 등 강력한 안양고 수비에 막힌 것이다.


“슈팅도 그렇고 돌파도 그렇고 내 스스로 아직 많이 조급했어요. 아직 보여드릴 것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첫 대회고 경기에 뛴 지 얼마 안 되서 손발이 안 맞고 경기감각이 조금 부족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이들이 형제의 호흡에 관심이 쏠렸다. 예상대로 여씨 형제의 호흡은 강력했다. 무난히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에게 동생과의 호흡을 물었다. 그러자 호흡자체는 큰 문제가 없고 동생에게 침착하라는 조언만을 계속한다고 한다. 여준석이 가끔 흥분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무룡고와의 4강전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본적으로 잘하고 있으니 침착하기만 하면 충분하고 그는 말한다. 
 

그러면서 동생이랑 뛰는 남은 대회가 많지 않기에 모두 다 우승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여준형에게 본인의 장점에 대해서 물었다.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내외곽 가리지 않는 플레이를 꼽았다. 신장이 2m가 넘지만 3, 4번을 희망하는 것도 그래서다.

“기본적으로 인사이드서 플레이를 하는 빅맨보다는 내외곽서 슛을 던지는 포워드가 자신의 성향에 더 잘 맞는 거 같아요. 모든 것을 팔방미인처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스스로에 엄격

국내 코트서 신장이 2m가 넘는 스몰포워드는 희소하다. 폭발적인 외곽슛과 개인기가 겸비가 된다면 더 많은 이들이 여준형을 주목하게 될 것이다. 그는 우승에 만족하는 선수가 아니었다. 대회 자체를 지배해 본인의 마음에 드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어했다. 그만큼 스스로에게 엄격한 선수가 바로 여준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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