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괴담, 국제학술지 게재 철회

2018.05.28 10:36:53 호수 1168호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해주는 인유두종(HPV) 백신이 위험하다는 근거로 제시됐던 일본 논문이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서 게재 철회 결정을 받았다는 지난 11일 발표에 대해 ‘이번 기회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괴담이 완전히 종식돼, 한국 여성들이 백신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계기가 바란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지난 11일 일본 도쿄의대 도시히로 나카지마 교수 연구진이 2016년 11월 발표한 인유두종(HPV) 백신 논문의 게재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나카지마 교수는 당시 논문에서 쥐에게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했더니 운동 기능과 뇌에 손상이 유발됐다고 밝혀 일본 및 한국의 백신 접종 반대론자들의 근거로 이 논문이 활용됐다. 
<사이언티픽 리포트>는 해당 논문 철회 이유로, 일반적인 접종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백신이 주사됐고, 동시에 뇌의 이물질 차단벽을 허무는 독소도 같이 투여함으로써 쥐의 뇌에 과도한 양의 백신이 들어가는 결과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2013년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 백신을 국가 필수 예방접종에 포함시켰으나, 접종 부작용 보고 이후 같은 해 6월 적극 권장을 중지한 바 있고 현재 일본의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은 0.5%에 그치고 있다. 



무료 백신 접종도 50%대 그쳐 
백신 접종 및 자궁검진 등 예방

일본에서 시작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공포는 한국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일본에서 2013년 처음으로 부작용 논란이 불거진 뒤 2014년 국내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이 절반으로 떨어졌으며, 아직도 일본 사건 이전인 2012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2016년 6월 ‘건강여성첫걸음클리닉’이라는 국비 사업으로 만 12~13세 여성들에게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의 무료접종 및 초경시기의 여성건강을 상담하는 사업을 시작했으나, 사업 시행 1년 보고 기준으로 1차 접종 비율이 2017년 50%, 2018년 52% 수준으로 접종 대상자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충훈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은 “과학적이지 않은 연구 및 논란으로 한국에도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접종 거부 사태를 야기한 일본 후생성과 연구진은 적기에 백신 접종을 통해 자궁경부암 등을 예방할 기회를 놓친 한국 여성들에게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사과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여성들이 자신의 생리양상 등 건강 상태에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산부인과나 여성의원의 진료를 받는다면, 각종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생리불순, 심한 생리통 등은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마이보라 같은 피임약 복용으로 상당 부분 좋아지기도 하지만, 다른 여성질환의 증상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어 “만 12~13세 소녀를 둔 학부모들은 초경 무렵 자녀들이 생리양상에 어떤 변화가 올 때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한지 건강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산부인과나 여성의원에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국가접종을 받는다면 자녀의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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