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상봉 제안 뭉개버린 통일부
통일 외교 안보라인과 장관 교체 건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남북 이산가족 추석 상봉 이야기를 꺼냈으나 주무부처인 통일부가 “때도 아니고 계획도 없다”고 뭉개버려 모양새를 구겼다.
홍 대표는 지난 17일 정당대표 라디오 연설을 통해 “얼마 남지 않은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을 할 수 있도록 남북 간 협력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복잡하게 얽힌 남북관계의 실마리를 이제는 풀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집권당 수장으로서 홍 대표가 갖는 무게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 제안은 어느 정도 실무 작업이 진행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 때문에 통일부에 문의가 쏟아지자 천해성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산가족 문제는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인도주의적 문제로 인식하고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올해 추석을 계기로 상봉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거나 추진하는 것은 없다”고 일축했다.
통일부의 한 고위 간부는 “현재 남북관계 상황이 우리가 먼저 북측에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의 이 같은 반응에 홍 대표가 이달 초 통일부 장관 교체를 건의 한 사실이 밝혀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지난 17일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이달 초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북 정책과 관련된 통일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해 달라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홍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특히 현인택 통일부 장관의 교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홍 대표의 이 같은 건의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이미 한나라당에선 현 장관의 후임으로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이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홍 대표는 대북 정책라인 교체와 더불어 현역 의원인 이재오 특임장관과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의 조기 당 복귀도 청와대에 요청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