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오너 유용 의혹 법인 외제차 리스트

2011.07.20 09:53:54 호수 0호

비밀 차고 따보니…‘삐까뻔쩍’ 슈퍼카 빼곡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소유한 ‘슈퍼카’ 리스트가 공개됐다. 법인 소유의 이 차들은 단순히 업무용으로 보기엔 너무 ‘삐까뻔쩍’하다. 오너들이 개인적으로 굴리는 등 회사 명의의 최고급 외제차들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동안 꼭꼭 잠겨 있던 대기업들의 차고를 열어봤다.

국내 대기업들 소유 최고급 수입차 현황 공개
“세금 한 푼 안내고…” 개인 용도 가능성 제기



검찰은 지난달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을 300억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거나 유용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이 밝힌 담 회장의 ‘회삿돈 쓰기’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검찰에 따르면 담 회장은 회삿돈으로 사들이거나 리스한 고가의 외제 고급 슈퍼카들을 개인적인 용도로 굴렸다.

기본이 ‘마이마흐’

담 회장이 ‘공짜’로 몰고 다녔던 차량들은 ‘포르쉐 카레라 GT’, ‘람보르기니 가야르도’, ‘포르쉐 카이엔’, ‘벤츠 CL500’등이다. 이들 차량의 가격은 웬만한 집 한 채보다 비싼 고가다. ‘스포츠카 황제’로 불리는 ‘포르쉐 카레라 GT’는 수입가가 8억8000만원에 달한다. ‘람보르기니 가야르도’는 3억5000만원, ‘포르쉐 카이엔’과 ‘벤츠 CL500’은 각각 2억원대를 호가한다.

검찰은 “‘자동차 마니아’로 알려진 담 회장은 회삿돈으로 고급 외제차량을 리스해 자녀 통학 등 개인 용도로 무상사용, 해당 계열사에 수십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며 “계열사가 리스료와 차량보험료, 자동차세 등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고 전했다.

대기업 오너들이 법인 소유의 외제차들을 사적으로 유용하는 사례가 도마에 오른 가운데 최근 국내 재벌그룹들이 소유한 ‘슈퍼카’리스트가 공개돼 시선을 끌고 있다. 안홍준 한나라당 의원이 국토해양부로부터 제출받아 지난 8일 공개한 ‘외제차 소유 법인 현황’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순수 일반법인(금융리스·렌터카 소유 제외)이 소유한 1억원 이상 외제차는 무려 1만466대나 됐다. 이들 차값을 모두 합치면 1조5421억원에 이른다.

법인 소유의 외제차들은 개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안 의원의 분석이다. 안 의원은 “법인차를 개인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기업주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며 “이와 함께 세금 부과의 형평성 논란도 발생할 수 있는데, 법인 외제차를 이용하고 있는 오너들은 자동차세와 지방교육세 등을 회사돈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최고가 수입차를 보유하고 있는 법인은 한류스타 배용준씨가 소속된 키이스트로 나타났다. 키이스트는 8억36만원짜리 ‘벤츠 마이바흐62’를 소유하고 있다. 태광실업과 삼성전자도 각각 7억9600만원, 7억9100만원에 구입한 ‘벤츠 마이바흐62’를 갖고 있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벤츠 마이마흐’를 보유 중인 법인은 모두 49곳이다. 다만 차종과 구입 당시 가격에 따라 자동차값이 차이가 난다.

‘벤츠 마이마흐’가 차고에 있는 대기업은 CJ제일제당(7억7255만원), 두산건설(7억2760만원), 두산중공업(7억1863만원), 한화(6억9545만원), 신세계(6억6922만원), 파리크라상(6억6666만원), 오리온스낵(6억5776만원), LG화학(6억5572만원), 넥센(6억2727만원), 한국야쿠르트(6억2727만원), 남양유업(5억9090만원), OCI(5억원) 등이다.

‘벤츠 마이마흐’다음으로 비싼 차종은 ‘롤스로이스’다. 인천에서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신태진은 7억6727만원에 이르는 ‘롤스로이스 팬텀 EWB’를 법인 명의로 두고 있다. 오리온(7억909만원)과 한화건설(7억909만원), 한국철강(6억909만원), 대한유화공업(6억원) 등도 같은 차종을 소유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각각 5억1354만원, 5억545만원하는 ‘롤스로이스 고스트’를 2대나 보유 중이다. 한국타이어 역시 ‘롤스로이스 고스트’(4억6818만원)가 있다.

마이바흐와 롤스로이스에 이어 비싼 차종은 ‘페라리’다. ‘페라리’를 소유한 기업들은 ▲디와이홀딩스(엔초 페라리·4억9920만원) ▲맥자동차공업(엔초 페라리·4억9920만원) ▲두루파트너스(페라리575M·3억6530만원) ▲코웰에셋(페라리 캘리포니아·3억3200만원) ▲백호건설(페라리 F360·2억7272만원) ▲한국타이어(페라리 F430 스파이더·2억7272만원) 등이다.

이밖에 눈에 띄는 차종을 소유한 회사는 ▲와이제이컨설팅(무라노·4억6181만원) ▲대한제분(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3억7310만원) ▲썬스타(벤틀리 아나지T·3억7272만원) ▲시몬스침대(파나메라 터보·2억8985만원) ▲유니스타(애스턴마틴 DB9 볼란테·2억8181만원) ▲피오피핸즈(포르쉐 911터보S·2억7272만원) ▲닥터훅(포르쉐 911터보·2억6818만원) ▲지비지니스(알피나 B7L·2억6272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나머지 차종은 대부분 컨티넨탈과 벤츠, BMW 시리즈였다.

1억원 이상 수입차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전자와 CJ제일제당으로, 각각 10대씩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벤츠 마이바흐62’뿐만 아니라 구 소련제 요인용 고급차인 ‘ZIL’(3억7850만원)을 포함한 10대의 차값이 총 29억8458만원에 달했다. 마찬가지로 10대를 갖고 있는 CJ제일제당의 법인 차량 가격의 합은 25억7842만원으로 계산됐다.

삼성·CJ 10대 보유

외제차 5대를 소유한 기업은 한화(13억1866만원)와 대한제분(10억3398만원) 등 4곳으로 나타났다. 4대를 소유한 기업은 신세계(18억4021만원)와 대한유화공업(17억2927만원) 등 11곳, 3대를 소유한 기업은 오리온(10억132만원)과 한국야쿠르트(10억8008만원) 등 43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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