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통계> 직장인들의 사장 신뢰도

2011.07.14 11:10:00 호수 0호

10명 중 6명 “사장님 사장님 우리 사장님”

직장인들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사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끈다. 근엄하고 딱딱하기만 할 것 같은 사장님에 대한 인식이 현 직장인들에게는 어떻게 느껴졌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다. 이번 조사를 통해 본 직장인들의 의식과 그들의 회사 충성도에 대한 내용들을 살펴본다.

직장인의 CEO 선호도···신뢰, 오픈마인드, 책임감 순
회사 어려워지면 44.3%, 생계유지 위해 ‘그만 둔다’

직장인들은 하루 대부분의 많은 시간을 주로 회사에서 보낸다. 그들이 보통 마주치는 사람들은 임원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회사 내에서는 주로 같이 일하는 부서 동료들과 업무에 관련된 직원들, 외부적으로는 거래처 사람들이다. 이렇게 회사라는 조직에서 삶의 대부분을 투자하는 직장인들이 현재 근무 중인 회사의 CEO를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지난 4일 직장인 506명을 대상으로 CEO 신뢰도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자신의 CEO를 신뢰한다’고 답한 직장인이 64.6%를 차지했다.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한 직장인은 35.4%였다. CEO에 대한 신뢰도 점수는 100점 만점에 평균 67점으로 집계됐다.

직장인 최모(25·여)씨는 “CEO라고 하면 냉철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에 재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 같다”며 “이러한 능력을 떠나서라도 사장이라는 그 타이틀 자체만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요건이 되는 것 같고 ‘다른 사장은 못 믿어도 내 사장은 날 버리지 않을 것이다’라는 믿음을 평상시에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영능력만 만족

반면 CEO에 대해 신뢰하는 마음은 있으나 정작 회사가 어려울 때 함께하려는 직장인은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만약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서 CEO가 함께 일해보자고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는 질문에는 ‘재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고 답한 직장인이 51.4%, ‘그만 둔다’가 48.6%를 차지했다. ‘그만 둔다’고 답한 246명의 직장인은 이유에 대해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란 응답이 4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CEO를 신뢰할 수 없어서’가 29.3%로 2위,‘비전이 없어 보여서’가 25.2%로 3위, 기타 1.2% 순이었다.

윤모(35·남)씨는 “사장님을 신뢰하는 것이랑 회사를 그만두는 것이랑은 별개 문제인 것 같다”며 “예전에 있던 회사에서는 금융 위기로 인해 연봉이 삭감이 됐고 가족들의 목숨이 걸려있어 어쩔 수 없이 원래 연봉수준으로 다른 곳으로 이직했다”고 소회를 털어 놓았다.

문모(29·여)씨는 “혼자 살면 모를까 애들 교육비 등이 걸려있는데 회사가 어려우면 그만둘 수밖에 없는 게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 이해가 간다”고 언급했다.
직장인들의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입사 3년 안에 가장 많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충성도 유효기간에 대해 설문한 결과, ‘입사 3년 이하’라고 답한 직장인이 전체 71.7%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상세기간으로는 ‘입사 3년’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18.6% 비율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입사 1년이 16.4%, 입사 2년이 11.5%, 입사 6개월이 11.1%, 입사 3개월이 8.9%, 입사 5년이 8.7%, 입사 10년 이상이 5.5% 순이었다.

노모(32·여)씨는 “처음에 회사에 입사하면 새로운 각오도 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업무상 트러블도 생기고 잘 안 맞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업무가 익숙해지고 능숙해지면 회사에 대한 충성도는 갈수록 약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기업의 가장 많은 CEO 성격유형으로는 ‘높은 성취욕을 갖고 할 수 있다! 내가 책임진다’고 얘기하는 ‘강한 자의식의 소유자’가 35.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람중심의 복잡한 건 딱 질색이라 말하는 ‘낙천적 소유자’가 25.9%로 2위, 완벽함을 중시하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분석형 소유자’가 17.6%로 3위, 조화를 중시하는 내가 도와주지라고 말하는 ‘분석형 소유자’가 17.2%로 4위, 기타 3.6% 순이었다.

고모(33·남)씨는 “추진력 있고 성취욕 있는 CEO가 좋다”며 “아무리 어려운 사업이라도 ‘열심히 해보자, 잘 안 되도 내가 책임진다’는 스타일이면 정말 실패하더라도 사장을 믿고 따라갈 것 같다”고 언급했다.

CEO의 경영능력과 인성 모두 만족하냐는 질문에는 ‘경영능력만 만족’이 34.4%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영능력과 인성 모두 만족’이 28.3%로 2위, ‘경영능력과 인성 모두 불만족’이 21.9%로 3위, ‘인성만 만족’이 15.4% 순으로 조사됐다.

민모(30·남)씨는 “아무래도 사장님하면 좀 권위적인 느낌이 들어 따뜻하게 직원 하나하나 챙기는 건 없는 것 같다”며 “그래서인지 직원과의 벽이 생기고 밥을 사준다 해도 불편하고 이런 이유로 인성보단 경영능력만 만족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한 성격 CEO 많아

가장 선호하는 CEO 인재상으로는 믿음을 주는 CEO가 전체 64.0%로 월등히 높게 조사됐다. 다음으로 오픈마인드의 CEO가 33.8%로 2위, 책임감이 강한 CEO가 32.2%로 3위, 전문역량을 갖춘 CEO가 30.6%로 4위, 창조적인 CEO가 25.1%로 5위, 열정적인 CEO가 24.9%로 6위, 도전적인 CEO가 4.0%로 7위, 기타 0.4% 순이었다.

권모(34·남)씨는 “회사는 직원에게는 자신과 자기 가족의 생계가 달려있는 생계수단이다”며 “회사 CEO라면 회사가 어려움 없이 성장하고 있어도 계속 고용의 약속을 유지해주고 급여도 상승할 것이라는 신뢰를 줄 수 있는 믿음직한 면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 대해 한 전문가는 “회사는 사장의 전유물이 아니고 모든 직원들이 함께 꾸려나가는 곳이기에 서로간의 신뢰감을 바탕으로 일뿐만이 아니라 인간적인 면도 서로 보여줄 때 회사가 더욱 따뜻한 곳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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