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지하철 막말 동영상 파문

2011.07.04 06:00:00 호수 0호

함부로 지하철 타기도 겁나는 세상

지하철 타기가 겁나는 시대가 되고 있다. 최근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는 ‘지하철 막말남’이란 제목으로 한 남자가 노인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하는 내용을 담은 동영상이 유포되며 대중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또 이 폭언을 한 남자에 대한 신상도 유포됐지만 허위로 밝혀져 일명 ‘신상털기’에 대한 문제점도 낳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내용과 함께 네티즌들의 반응을 알아보았다. 

다리 꼬고 앉은 막말남, 불편하다는 노인에 욕설
허위 신상정보 유포로 해당학교 경찰에 수사의뢰

지난달 27일 인터넷에는 4분16초 정도의 충격적인 동영상 한편이 올라왔다. 한 젊은 남자가 지하철에서 노인과 언쟁을 하는 내용이었다.

이 싸움의 발단은 20대로 보이는 젊은이가 다리를 꼬고 앉으면서 시작됐다. 젊은이 옆에 앉은 80대 노인이 젊은이의 구두가 자신의 다리에 닿자 “신발이 옷에 닿아 불편하니 치워달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젊은이는 갑자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너 오늘 사람 잘 못 건드렸어 XXX야, 나이 쳐먹고 뭐하는 거야”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욕설을 퍼부었다. 이 남성은 이어 “서울역에서 만나면 죽여버린다. 사람 잘못 건드렸다. 서울역에서 내려라”라고 안하무인격으로 반말을 하며 노인에게 겁을 주기도 했다.



해당학교 업무마비

이 젊은이는 싸움을 말리려는 주변에 있던 60대 노인도 팔로 밀어버리며 “잡지 마 잡지 말라고”라고 말을 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내 지하철 안은 어린 학생들이 귀를 막고 괴로워하거나 자리를 뜨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결국 이 젊은 남자는 주위 시선을 의식한 듯 난동을 멈췄고 당사자였던 80대 노인은 헛웃음을 지으며 점잖게 응수했지만 주위 승객들은 젊은 남성을 쳐다보며 저마다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처럼 사회가 점점 개인화 되어가면서 웃어른에 대한 공경의 마음도 예전 같지는 않다. 이번 사건과 비슷한 예로 지난해 12월에는 ‘지하철 반말녀’라는 제목으로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20대 여성이 자리를 비켜달라고 하던 노인들에게 반말로 “나 이제 내리니깐 그 때 앉어. 모르는 인간이 말 거는 거 XX 싫어”라고 신경질을 부리는 장면이 인터넷에 유포되기도 했다.

이러한 ‘무개념’의 젊은이들이 등장하자 네티즌들은 앞 다퉈 이들의 신상을 유포하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

이렇게 이번 막말남에 대한 신상도 공개됐다. 동영상이 공개된 지 얼마 안 되어서 인터넷에 막말남의 정체에 대한 내용이 확산됐다. 인터넷에 올라온 막말남에 대한 신상은 ‘서울 서초구에 사는 변길섭. 현재 한양대학교 기계공학과 4학년 재학중. 종로구의 토익학원 다님’이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내용이 불거지자마자 한양대측은 발끈했다. 학교 내의 기계공학과는 물론 학교를 통틀어 이러한 이름을 가진 학생이 없다는 것.

급기야 한양대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대학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어 성동경찰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최초로 허위 정보를 유포한 자를 찾아낼 것이다”고 단호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양대는 이 허위로 유포된 정보가 공개된 이후 아침부터 계속적으로 항의 전화가 걸려와 하루종일 업무가 마비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인터넷에는 특정 사건을 일으킨 사람에 대해서 집중적인 신상털기가 예전부터 이어지고 있고 일부 네티즌들은 이러한 정보를 마구잡이로 유포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보들은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채 단지 유추하고 추정하는 성격에 지나지 않아 이로 인해 사건과 전혀 무관한 제2의 피해자들만 양산시키고 있어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려대 의대 성추행 사건 피의자로 네티즌들에 의해 허위로 지목된 의대생이 자신의 이름과 전화번호, 미니홈피 주소의 신상을 인터넷에 무단으로 올린 8명을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허위 신상털기로 인한 폐해가 극심하다. 

사실에 입각안한 허위정보

이번 사건에 대한 다음 아고라의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다. 아이디 nar***는 “막말남이 노인에게 사죄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한다면 제2, 제3의 막말남 막말녀는 계속 나오는 것이다”며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더 발생하지 못하도록 사회적으로 더욱 엄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대책마련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아이디 pss****는 “지하철에서 발 꼬아서 옆 사람에게 피해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힘없어 보이는 노인이 말을 하니까 난리를 치는 것 같은데 주변에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를 혼내줬어야 하는데 그러다가는 자신만 힘들어지니까 그러기도 힘든 것 같다”고 무관심한 현 세태를 꼬집었다.

아이디 realty-****는 “대학생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는데 요즘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교양과 인격이 없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학생들에게 수학·영어를 가르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보다는 국민윤리나 도덕과목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가르쳐 인성이 된 사람을 키워내야 할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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