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PGA챔피언십 '후일담'

2017.09.11 09:46:11 호수 1131호

멈췄던 볼이 홀컵으로 ‘땡그랑’

올 시즌 4번째 메이저 대회 PGA챔피언십은 여러 가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연습라운드이긴 했지만 선수들이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새로운 복장 규정이 적용된 첫 대회가 됐다. 또한 8월에 열리던 이 메이저 대회가 내년부터는 5월로 옮겨 열릴 예정이기도 하다. PGA챔피언십의 이모저모를 살펴봤다.



지난달 14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제99회 PGA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우승자는 올 초부터 우승 행진을 이어 온 저스틴 토마스였다.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 4승을 달성한 토마스는 지난해에만 해도 조던 스피스의 절친으로 더 잘 알려진 선수였는데, 이 대회에서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을 바라보던 조던 스피스를 저지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절친이 가로막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롯 퀘일할로우골프클럽(파71·7600 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토마스는 버디 6개에 보기 3개 3언더파 68타를 치며 최종합계 8언더파 276타로 2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1, 3번홀에서 보기를 범한 토마스는 2, 7, 9번홀 버디로 타수를 회복한 뒤 후반전부터 우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특히 세 번의 기적같은 버디가 메이저 우승을 이끌었다.

10번(파5·592야드) 홀 7m거리에서 한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춰 섰다. 실소를 머금던 토마스가 볼을 집으려는 순간, 볼이 스르륵 홀컵으로 들어가며 행운의 버디가 나왔다. 13번(파3· 208야드)홀에서는 핀까지 12m 거리의 에지에서 한 칩샷이 그대로 홀인 되면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8번 홀에서는 티샷이 벙커에 들어가면서 위기에 봉착했고 두 번째 샷도 깊은 러프로 들어갔다. 그린까지 올라와 맨 끝에 놓인 핀 위치를 확인한 토마스는 92야드 지점에서 세 번째 샷을 그린 중앙에 침착하게 올린 뒤에 보기 버트로 마무리했다.


저스틴 토마스 첫 메이저 정상
스피스 최연소 그랜드슬램 실패

올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토마스는 시즌 초반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CIMB클래식우승을 시작으로 하와이에서 열린 SBS토너먼트챔피언스와 소니오픈을 연달아 우승하면서 3승을 거뒀다. 

기존 상금 520만4741달러(4위)에 우승 상금 180만달러를 추가하면서 상금 선두인 마쓰야마 히데키, 조던 스피스에 이어 3위로 올라섰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 최연소 달성 기회를 날린 조던 스피스(미국)는 최종합계 2오버파 286타로 공동 28위에서 대회를 마쳤다. 2015년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제패하고 올해 7월 디 오픈(브리티시 오픈)에서도 우승한 스피스는 이번 대회까지 우승했더라면 남자골프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최연소로 달성할 수 있었다.

라운드할 때 반바지를 착용하는 것에 대한 의견이 뜨겁다. 더운 여름날까지 긴 바지를 착용해야하는 남성 골퍼들의 경우 반바지 착용이 간절하지 않을 수 없다. PGA챔피언십을 앞두고 펼쳐진 연습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등장했다. PGA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벌어진 일이었다.

그동안 남자 골프선수들은 보수적인 복장 규정으로 인해 아무리 더워도 반바지를 착용할 수 없었다. 반바지뿐 아니라 청바지, 트레이닝복 등도 모두 골프의 전통 있는 이미지를 저해한다는 이유로 금지됐다.

그러나 지난 2월 폴 레비 미국골프협회(PGA of America) 회장이 “협회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의 연습 라운드에서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새로운 복장규정이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다. 

화려한 패션으로 ‘오렌지 보이’라는 별명을 얻은 리키 파울러(29·미국)는 회색 반바지를 입고 나왔고 조던 스피스(24·미국) 역시 반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갤러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젊은 선수들만 반바지 대열에 동참한 것은 아니었다. 폴 케이시(40·영국), 윌리엄 맥거트(39·미국) 등 베테랑 선수들도 다리를 드러내놓고 새로운 복장 규정을 만끽했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EPGA) 회장에 부임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는 키스 펠리가 연습 라운드와 프로암에서 반바지를 허용했고 대런 클락(49·북아일랜드), 리 웨스트우드(44) 등 투어를 대표하는 베테랑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자 먼저 PGA투어에서도 이 같은 유럽발 복장 자유화 바람을 탔고 이후 미국골프협회,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등도 속속 연습라운드에서 반바지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PGA투어는 일단 “복장 규정을 바꿀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단호한 입장이지만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8월 열린 마지막 PGA챔피언십
연습라운드에 반바지 첫 등장

AP통신은 지난달 8일 미국프로골프협회가 매년 시즌 4번째 메이저대회로 치러지던 PGA챔피언십을 내년부터 5월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PGA 오브 아메리카 CEO와 제이 모나한 PGA투어 커미셔너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7~2018 시즌 투어 일정 변경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PGA챔피언십이 8월에서 5월로 옮겨지면 5월에 열렸던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3월로 앞당겨 치르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3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을 시작으로 4월 마스터스, 5월 PGA챔피언십, 6월 US오픈에 이어 7월 브리티시오픈 순으로 열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PGA투어의 전반적인 일정 변경이 불가피하다.

PGA투어가 일정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올림픽에서 골프가 정식 종목으로 부활했고, 미국프로풋볼(NFL) 시즌 전에 페덱스 컵을 끝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열렸던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선 남자골프 정상급 선수들이 개인적인 스케줄 등을 이유로 대거 불참했고 이에 더 많은 톱랭커들의 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PGA투어 일정 손질이 불가피하다는 여론에 맞닥뜨렸다. 골프는 2020 도쿄올림픽, 2024 파리올림픽까지 정식종목으로 유지된다.

풍성한 얘깃거리

PGA챔피언십 골프대회 개막에 앞서 지난달 9일 열린 ‘롱기스트 드라이브 대회’에서는 제이슨 코크락이 321야드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이 대회는 해마다 PGA챔피언십 개막에 앞서 열리는 이벤트성 대회로 1952년 시작됐다가 1984년 폐지됐다. 이후 2014년에 재개돼 올해는 재개된 이후로 네 번째 행사였다.

키 193㎝의 장신인 코크락은 이날 592야드 10번홀(파5)에서 열린 대회에서 320.5야드를 날렸고 공이 약 1피트 정도 굴러가면서 최종 321야드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가 비에 젖어 있어 공이 많이 구르지 않았다. 코크락에 이어 316야드의 타이럴 해튼(잉글랜드)이 2위에 올랐고 장타자 더스틴 존슨(미국)은 315야드로 3위를 차지했다. 

마스터스의‘파3 콘테스트’와 비슷한 성격의 이 대회에서 2014년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2015년 아니르반 라히리(인도)가 우승했으며 지난해에는 안병훈(26)이 347야드를 기록해 345야드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골드 머니 클립을 선물하고 상금 2만5000달러를 우승자 이름으로 자선기금으로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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