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 사무국장

2011.06.30 06:00:00 호수 0호

강제 낙태·영아 살해…“북한 교화소는 생지옥”

말로만 들었던 북한 교화소의 인권 유린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최근 북한인권개선모임은 국가인권위원회 북한인권침해신고센터에 북한 교화소의 인권 유린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그 곳의 참혹한 일상이 만천하에 공개된 것. 이번 기회를 통해 드러난 북한 교화소의 인권 유린 행태는 상상을 초월했다. 고문과 구타는 물론,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 등 도저히 인간이 한 짓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그들만의 만행이 자행되고 있었다. 그 실상을 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 사무국장을 통해 들어봤다.

출산은 없고 강제낙태만 존재하는 북한 교화소 
가혹한 노예 노동에도 식량공급은 턱없이 부족



김희태 북한인권개선모임 김희태(40) 사무국장을 만난 것은 지난 21일. 폭염주의보가 내려져 유난히 더웠던 그날 북한인권개선모임의 분위기 역시 후끈 달아올라있었다. 오는 9월 ‘북한 교화소 실태 보고서’ 발표에 앞서 북한 교화소의 인권유린에 대한 진정서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하고 돌아온 이후였기 때문이다.

김 사무국장이 가장 힘주어 말한 부분은 북한 교화소 내 여성 수감자들의 인권유린 피해 사례다. 역시 그 곳에서 여성 수감자들이 당하는 인권유린 피해는 상당했다. 가장 심각한 것은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

상상초월 인권유린

김 사무국장에 따르면 "북한 교화소 에서는 임신 4~7개월 사이의 임산부들에게 들것으로 무거운 것을 들게 한 뒤 운동장을 뛰게 한다. 운동장을 강제로 뛰게 되면 태아가 밑으로 쏠리거나 하혈을 하면서 낙태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방법 외에 같은 시기 임산부를 바닥에 눕힌 뒤 배 위에 널뛰기판을 올리고 남자 두 명이서 널뛰기를 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널을 뛰는 남성들 역시 함께 수감 중인 수감자들이라는 데 있다. 교화소 간부들은 자신들의 손에 피를 묻히고 싶지 않아 수감자들에게 이 같은 일을 시키고, 수감자들 간에 미움이나 불신을 싹트게 만든다.

8~9개월의 임산부들에게는 보다 원초적인 방법의 강제 낙태와 영아 살해가 이뤄진다. 커다랗게 부른 배를 군화발로 차는가 하면, 주사를 통해 배속 태아를 죽여 낳게 한다.

하지만 주사를 한 경우에도 20%의 태아들은 살아서 나오는데 밤에 살아나온 아이는 그대로 푸세식 화장실에 던져버린다. 이를 본 산모가 소리내 울기라도 하면 집단 구타를 명령하고, 나머지 수감자들은 아이가 던져진 화장실에 계속해서 볼일을 봐야만 한다.

또 작업장으로 가는 오전 시간에 아이가 살아서 나올 경우에는 간부들이 아이를 군화발로 찍어 죽이고, 작업장 밖으로 멀리 던져버린다. 이때 들개나 짐승들이 접근해 참혹하게 죽은 영아를 먹어치운다고.

김 사무국장은 "참혹한 강제 낙태와 비열한 영아 살해에 이어 또 다른 인권 유린은 가혹한 노예노동과 노동의 대가로는 턱없이 부족한 저질 실량공급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에 따르면 북한 교화소 수감자 대부분은 하루 12시간 이상 작업장에서 일하며 노동력을 착취당한다.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18~20시간까지 추가로 일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에게 주어지는 식량은 짐승사료보다 못하다. 쌀은 구경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콩과 옥수수 등으로 지급되는 식량마저 딱딱하게 굳어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교화소 내 생활규정을 어기거나 문제제기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마저 양이 현저히 줄어든다. 1~2 수저에 불과한 한 끼 식사를 하고 엄청난 양의 작업을 강제로 해야만 한다는 것.

문제는 또 있다. 말도 안 돼는 인권유린이 자행되는 교화소에 수감된 수감자 대부분이 강력범죄를 저지른 강력범들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와 관련 김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일반 범죄자를 비롯해 강력범들이 교화소에 수감됐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탈북자들이 많이 수감됐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교화소에서는 생활규정을 지키지 않은 문제 수감자들을 특수부대 훈련용 교재로 사용하기도 했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털어놨다.

특수부대의 훈련에 투입돼 부대원들이 던지는 단도와 도끼를 온 몸으로 받아내고, 그들이 쏜 연습용 총에 사망한다는 것. 북한 교화소 간부들은 물론 북한 정부 자체가 사람 목숨을 실험용 생쥐보다 못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 예다. 

북한 정부는 교화소에 수감된 이들이 살아 나가지 않기를 바란다. 그 안에서 죽기를 바라기 때문에 최소한의 식량 공급으로 최대한의 노동력을 착취하려 하는 것.

이유는 단순하다. 교화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은 이들은 정부에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 같은 불만은 출소 이후 이들을 반란군자로 만들 것이라는 불안 요소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교화소의 인권 유린이 가장 극심했던 1990년대 말과 200대 초에는 교화소 내 사망률이 75~80%에 달했다고.

수감자 대부분 탈북자


김 사무국장이 말도 안 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인권 유린을 당해야 했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이유는 표면적인 알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정착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마음과 정신의 평안이다. 일반 탈북자들도 이러한데 북한 교화소에서 끔찍한 일을 겪고 나온 이들은 오죽하겠느냐"면서 "그들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착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이를 위해 북한인권개선모임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었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국가인권위에 북한인권신고센터가 만들어졌고, 이 센터를 통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 접수가 활성화 되면서 피해자들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과 대책마련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9월 북한 교화소 실태 보고서 발표를 앞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또 김 사무국장은 11월 일본 동경에서 진행되는 국제회의에서도 주관단체가 되서 북한 교화소 실태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1990년대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수호를 위해 일다가다 1998년 북한 탈북동포들의 현실을 접한 뒤 북한인권개선모임의 사무국장이 되기까지 어둡고 힘없는 사람들의 인권수호를 위해 앞장서 온 김 사무국장의 용기 있는 행보에 박수를 보낸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