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문재인정권의 최저임금과 충혜왕의 화대

2017.07.25 07:54:29 호수 1225호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흥미로운 사실 하나 밝히고 넘어가자. 이른바 우리 역사 최고가의 화대에 대해서다. 물론 화대는 여성들과 성관계를 가지고 그 대가로 주는 돈을 의미한다.



화대는 시대별로 또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천차만별로 형성되는데, 1970년대 후반에는 윤락촌서의 가격이 2000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요즘에는 음성적이지만 약 20만원 정도 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그저 서민들이 생각하는 수준이고 여러 해 전 모 기업의 총수가 화대로 아파트 한 채를 주었다고 인구에 회자된 일이 있었다. 단 한 번의 성관계에 대한 화대인지 모르지만 서민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액수다.

이제 우리 역사에서 최고로 문란했던 고려 28대 충혜왕에게 시선을 돌려보자. 충헤왕이 환관으로부터 외숙인 홍융(洪戎)의 처가 절색이라는 소리를 듣는다. 남들의 시선이 머물지 않도록 항상 안방에 가두어두고 저만 보았을 정도였다.

아버지인 충숙왕의 부인들까지 강간한 충혜왕이 그냥 넘어갈리 없다. 바로 그날 밤 외숙의 집을 방문하고는 기어코 외숙모를 취하고 공식적으로 화대를 지불한다. 고려사절요에 남아 있는 기록이다.

‘금은으로 만든 그릇과 채백(綵帛) 10필(匹), 모시 100필, 쌀과 콩 100석(碩)을 주었다.’


한눈에도 상당한 금액에 이를 듯 보이는데 현재 기준으로 환산하면 얼마나 되는지 살펴보자. 금은으로 만든 그릇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계산은 불가하나 나머지 품목에 대해 살펴본다.

비단인 채백은 당시 기록에 의하면 한 필이 백미 6석으로 720kg에 해당한다. 10필이니 당연히 7200kg이다. 현재 20kg 쌀이 3만원 정도 한다고 치면 1080만원 정도 된다.

모시 가격은 현재 천차만별이나 필당 100만원으로 계산하면 100필이니 1억원에 이른다. 그리고 쌀과 콩 100석, 즉 1석이 120kg이니 100석은 1만2000kg으로 쌀 가격으로만 해도 1800여만원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금은까지 합해 상상의 나래를 펴면 한 번에 화대로 근 2억여원 정도를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기록에 의하면 충혜왕은 단 한차례 통정으로 상기의 금액을 지불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 이유가 걸작이다. 충혜왕은 여자와 관계할 때 항시 정력제인 열약을 복용하기에 그와 관계하는 여자는 거의 모두 임질에 걸렸고 그래서 한 번 관계한 여인은 다시 취하지 않았다.

비록 현대에 들어 아파트 한 채를 화대로 줬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공식으로 확인할 수 없고 또한 단 한 번의 통정서 지불한 화대인지 여부도 불투명하니 충혜왕이 지불한 화대를 최고로 간주함이 타당할 듯하다.

각설하고,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 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겠다고 공언했다. 참으로 황당하다. 물론 최저임금에 대한 타당성의 문제가 아니다. 당연히 우리의 경제 실정에 대한 염려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나가떨어지는 소상공인들이 태반인데, 또한 그들이 최대 희생양이 될 터인데 그들을 살릴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최저임금제에 혈안이 돼있으니 이는 몽고족이 세운 원나라에 종속되어 그야말로 경제 실정이 형편없었던 판에 충혜왕이 지급했던 화대와 무엇이 다른지 숙고해 볼 일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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