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기 연예계 떠난 무명(無名)의 두 여인 고백

2011.06.17 06:00:00 호수 0호

화려한 연예인보다 더 좋은 것은···

요즘 10대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위는 단연 연예인이다. 이들은 TV 속에 화려하게만  보이는 멋진 아이돌 스타들을 보면서 같은 꿈을 꾸며 자신들의 미래 모습을 상상해 보곤 한다. 이러한 시대 흐름에 맞추어 각 방송사들도 이제는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하나쯤은 기본이고, 지원자만도 수십만 명에 육박할 정도로 큰 인기다. 이렇게 연예인 지망생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연예계에 대해 잘 모른 채로 무작정 발을 들였다가 뭔가를 깨닫고 다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서 살아가는 2명의 여인이 있다.

송재윤 “적성에 안 맞아”·장하진 “꿈 때문에”
색다른 경험…루머에 맘고생·사생활 보장이 문제



여성그룹 ‘제이하트’ 출신 송재윤. 그녀는 1999년 MBC 신인탤런트에 선발되며 19살의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입성했다. 이후 몇몇 드라마에 출연하다가 2004년 여성 3인조 그룹으로 가요계에 데뷔해 ‘Me, Myself & I’ 등의 히트곡을 내며 연예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던 2007년 돌연 그녀는 연예계를 은퇴했다.

연예계와는 적성이 안 맞았던 것. 그녀는 “연예인 생활이 즐겁기는 했으나 뭔가 미래를 향해 한 발짝씩 전진하는 게 아닌 단지 TV에 나오는 것만으로 끝이었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 준 캐릭터로 하루하루 살다보니 나란 존재는 없어져버린 채 인형이 되어 가는 것 같았다”며 당시의 심경을 토로했다. 그녀는 “가수 시절 많은 예능프로그램에도 출연했지만 잘 녹아들지 못해서 녹화가 끝나고 나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 몸살까지 앓았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삶에 회의 느껴 은퇴”

계속되는 이러한 삶에 대해 남모르게 회의를 느끼며 심각하게 자신의 진로에 대해 모색해오던 그녀는 결국 ‘연예계에 계속 남을 것인지 다른 길로 갈 것인지’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가 연예인으로서 자신이 특별히 잘 하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연예계를 홀연히 떠났다.

은퇴 후 그녀는 세계 각국을 여행하면서 자신의 적성에 대해 생각해보던 중 여행과 레저 쪽에 관심을 갖게 됐고 태국으로 건너가 호텔리어로 다른 길을 걸었다. 2009년에 한국에 돌아온 그녀는 여행사에서 일하며 실무를 익혔고 지금은 여행사인 허니문코리아의 이사로 재직하며 신혼여행객들의 맞춤여행을 관리해주는 일을 통해 하루하루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자신이 무엇을 잘 하고 좋아하는지 적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하며 현재 자신의 일에 누구보다 보람을 느끼고 있었다.   

2003년 ‘제7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 출전해 ‘외모 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장하진. 그 후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해 소녀시대 예비멤버로 내정되어 연예계 데뷔를 준비하다가 돌연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에 연습생 생활을 그만뒀다.

장하진은 “연습생 생활은 비슷한 나이의 또래 친구들과 함께 해서 의지도 되고 힘든 점도 없었다. 다만 저는 연예인으로서 얻는 부와 명예보다는 공부가 조금 더 하고 싶었다”고 당시의 심경을 피력했다.

연습생 생활을 그만둔 뒤 공부에만 매진한 그녀는 고등학교 시절 최상의 성적을 유지했고 고등학교 졸업 후인 2010년도에는 카이스트에 합격해 현재는 전기전자공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 달려온 지금의 모습에 대해 뿌듯해하던 그녀는 “만약 연습생 생활을 계속해서 연예인이 됐다면 지금 그 생활 가운데서 뭔가를 누리고는 있었겠지만 지금의 삶이 더 좋다”며 만족해했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연예인을 준비하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었던 꿈을 찾아 달려온 것에 대해 흡족해하는 그녀는 “현재의 삶에서 사소한 것들에도 행복들을 느낄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는 전기전자분야의 유능한 인재가 되겠다”는 또 다른 꿈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지금 모습에 만족”

이들이 연예계에서 느꼈던 명과 암은 무엇일까. 송재윤은 “젊었을 때 연예인이란 직업은 해볼 만한 일이다”고 말한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고 남들이 평소에 경험해보지 못하는 색다른 체험도 할 수 있어 인생에서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그녀는 연예계라는 곳에 대해서도 “화려한 생활을 하기에는 단연 최고”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연예인으로 데뷔는 안 했지만 장하진도 역시 연습생 시절 같은 소속사에 있었던 보아의 모습을 지켜보며 간접적으로나마 연예계의 화려한 모습들을 느꼈다고 고백했다.

이렇게 화려한 것으로만 알려진 연예계가 꼭 좋은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송재윤은 연예인 생활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 루머를 꼽았다. 그녀는 “은퇴 후에는 루머에 시달리지 않아서 너무 좋다”며 “가수 활동 당시 모 그룹의 남자멤버와 열애설이 나돌아 마음고생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루머가 한번 불거지면 사실이든 아니든 양 당사자는 피해를 입기 마련이고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기 십상인 것. 연예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러한 근거 없는 루머인 것이다.

장하진은 사생활이 보장 안 되는 점을 가장 힘든 점으로 꼽았다. 연습생 시절 주변에 선배 가수들을 보면 연예인이기에 남들처럼 마음 놓고 편하게 아무 것도 못한다는 것. 이런 점에서 장하진은 “주변 눈치 안 볼 수 있는 지금의 모습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계가 물론 화려해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뒷면에는 자신이 감당해내야 할 부분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서 올바른 판단 속에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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