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오너 일가, 수상한 주식 매도 도마에

2011.06.02 17:18:17 호수 0호

소액주주 피 빠는 ‘흡혈’ 사장님

태평양그룹의 최대주주 일가가 주가가 올랐다 싶으면 주식을 처분하는 ‘고점 매도’ 방식으로 호주머니를 불려 원성을 샀다. 문제는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기업의 주가가 사실상 ‘꼭지’를 기록한다는 데 있다. 오너일가들은 앉은 자리에서 수억대의 차익을 챙기지만 주가하락 등의 피해는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떠넘겨진다는 얘기다.

지난해 12월28일 아모레퍼시픽 공시에 따르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의 둘째 누나인 혜숙씨와 그의 남편 김의광씨가 자사 주식 18주와 150주를 각각 처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17일에는 서 사장의 형인 서영배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공익재단 태평양학원이 지난해 11월29일 우선주 83주를 매도한 것을 시작으로 ▲11월30일 22주 ▲12월10일 313주 ▲12월13일 189주 ▲12월15일 1052주 ▲12월16일 14779주 등 총 1만6438주를 장내 매도했으며 김의광씨는 ▲지난해 11월30일 50주 ▲12월9일 50주 ▲12월10일 100주 ▲12월15일 50 등 총 250주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고점매도 방식으로 호주머니 불려

아모레퍼시픽 최대주주 일가의 주식 매도는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작년 하반기 내내 지속됐다. 서 사장의 셋째 누나인 은숙씨는 ▲지난해 6월1일 50주 ▲6월4일 150주 ▲6월7일 100주 ▲6월11일 50주 ▲6월14일 100주 ▲6월15일 50주 ▲6월16일 50주 ▲6월17일 50주 ▲7월16일 139주 ▲8월9일 100주 ▲8월10일 150주 ▲8월24일 50주 ▲8월25일 50주 ▲8월26일 200주 ▲9월3일 100주 등 총 789주를 매도했다. 김의광씨도 같은 기간 ▲6월24일 200주 ▲6월07일 200주 ▲6월09일 50주 ▲6월10일 100주 ▲6월11일 100주 ▲6월14일 50주 ▲7월16일 98주 ▲8월10일 400주 ▲8월24일 100주 ▲8월25일 150주 ▲8월26일 150주 ▲8월28일 102주 등 총 1000주를 매도했다. 또 6월에는 서 사장의 조카인 최연식씨와 최범식씨가 각각 450주, 200주를 처분했다.

서 사장이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지주사 ‘태평양’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혜숙씨는 지난달 28일 200주를 장내 매도했고, 태평양학원은 우선주 1만329주를 매도했다고 지난달 17일 공시했다.

최대주주 일가의 주식 매도는 주가의 단기 상승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의 주식 매입 시점을 감안하면 주식을 팔기만 해도 앉은 자리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주주 일가의 움직임을 보는 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 주식 처분은 악재로 받아들여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이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4월 78만원에 거래되던 아모레퍼시픽 주식은 6월15일 처음으로 100만원대에 진입한 데 이어 9월에는 약 122만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9월 주식처분 공시가 나오면서 주가는 조정기에 들어섰다.

다시 120만원대 부근까지 회복한 연말에도 잇따른 지분 처분 공시로 시장 심리가 악화됐고 주가는 연이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태평양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분 매각 공시 이후 하락 곡선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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