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7개월 만에 우승' 유소연의 인내와 럭키

2017.05.15 10:22:48 호수 0호

메이저 정상으로 보상받았다

유소연은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4년 8월 캐나다여자오픈 이후 정작 우승은 없었다. 오랫동안 갈망하던 우승컵을 지난달 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 다이나 쇼어 코스(파72·6763야드)에서 열린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품에 안았다.



우승 가능성이 크지 않았던 유소연에게 렉시 톰슨의 벌타가 결정적인 변수가 됐다. 톰슨은 마지막 날 12번홀(파4)을 진행하고 있을 때만 하더라도 공동 2위 선수에 3타 앞선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전날 3라운드 17번홀 약 50㎝ 짧은 파 퍼트를 남긴 상황에서 공을 마크했다가 다시 놓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TV 시청자 제보가 대회 우승의 향방을 바꿔놓았다.

결국 공을 마크한 지점에 정확히 놓지 않고 홀 쪽에 가깝게 놨다는 이유로 2벌타가 부과됐고, 잘못된 스코어 카드를 제출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2벌타가 추가됐다. 12번홀 보기까지 한꺼번에 5타를 잃은 톰슨은 3타 차 선두에서 순식간에 선두에 2타 뒤진 5위로 내려앉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소연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넘겼으나 침착하게 칩샷으로 공을 홀 가까이 붙인 뒤 버디를 낚아 14언더파로 경기를 마쳤다.

연장 접전 끝 승리
세계랭킹 2위 올라

렉시 톰슨도 ‘4벌타’ 충격을 이겨내고 18번홀 버디로 연장에 합류했다. 18번 홀에서 톰슨은 약 4m 거리 이글 기회가 있었으나 이글 퍼트가 홀 앞에서 멈춰 서는 바람에 연장에 들어갔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전에서 유소연은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톰슨을 따돌렸다.

유소연은 연장전 첫 홀에서 5번 우드로 친 세컨드 샷이 워터해저드 앞까지 굴러간 상황을 설명한 뒤 “너무나 긴장했지만, 운이 좋게도 워터해저드에 빠지진 않았다”고 말했다. 1.5m 퍼팅으로 우승을 결정한 상황에 대해서도 “손이 떨리고, 머리가 복잡해졌다. ‘수천번 연습한 퍼팅이니 넌 할 수 있어’라고 스스로를 타일렀다”고 전했다.


한편 박인비(29·KB금융그룹)와 호주교포 이민지(21),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이 나란히 13언더파 275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이 대회 우승자의 전통인 ‘포피 폰드’에 몸을 내던지는 우승 세리머니를 한 유소연은 “원래 찬물로 샤워하지 않지만, 이런 것이라면 100번이라도 할 수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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