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안방극장 컴백 성유리

2011.05.20 19:28:46 호수 0호

“만약 로또 당첨된다면 평생 조금씩 쓸래요”

여성그룹 핑클 출신 연기자 성유리가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지난 2002년 SBS 드라마 <나쁜여자들> 이후 2년 만에 복귀하는 성유리가 그간의 긴 공백을 깨고 브라운관에서 갈증을 풀어내는 모습은 어떨까. “억척스러운 역할은 처음이지만, 극중 이름처럼 ‘순금’ 같은 연기를 보여드릴 게요”라며 KBS2 수목드라마 <로맨스타운>에 임하는 포부를 밝힌 성유리를 만나 보았다.    

<로맨스타운>은 재벌가에서 일하는 수상한 가사관리사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에피소드와 함께 풀어내며 ‘사람 위에 돈 있지만, 돈 위에 사랑 있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펼쳐낸다. 

“공백이 이렇게 길어질 걸로는 예상치 않았는데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기간이었어요. 전작 같은 커리어우먼 역이 들어왔으면 했는데 <로맨스타운> 시놉시스를 보는 순간 그런 바람을 가졌던 것을 후회했죠.”   

성유리는 <로맨스타운>에서 억척스럽지만 성실하고 깜찍한 가사관리사 노순금 역으로 출연한다. 외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가사관리사 생활을 하는 기구한 운명이다. 노순금은 여려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걸쭉한 입담에 완력까지 갖춘 강단 있는 여자다.

“노순금은 저의 워너비 캐릭터예요. 하고 싶은 말은 바로 다 하고, 세상의 중심은 ‘나’라는 단순한 노순금을 연기하면서 대리만족을 느꼈어요. 소리 지르는 신이 굉장히 많아요. 처음에는 움찔했는데 이제는 ‘내가 언제 이렇게 소리를 질러 보겠나’라는 생각에 속 시원하게 소리 지르고 있어요.”

극중 성유리는 빼어난 미모와 완벽한 깡, 당돌한 입담 등으로 무장했지만 사실은 우연히 산 복권이 100억원에 당첨된 행운녀다. 그러나 그는 이 일을 비밀로 하면서 가사관리사 일을 계속한다.

“실제로는 복권 같은 것에 전혀 관심 없어요. 공돈이나 사은품 운이 없는 편이죠. 만약 로또에 당첨된다면 일단 철저하게 보안에 힘쓰겠어요. 한꺼번에 많이 안 쓰고 평생 남몰래 조금씩 쓰겠어요.”

억척·발랄 가사관리사 역…공주·커리어우먼 이미지 벗고 변신 시도
대본에 나오는 요리 배우고 나이트클럽 신 위해 핑클 안무가 찾기도 



<로맨스타운> 촬영을 위해 성유리는 여러 가지를 준비했다. 가사관리사 역할을 완벽하게 연기하기 위해 요리 수업도 받았다.

“맡은 역이 식모인데 요리를 전혀 못해서 대본에 나오는 몇 가지 요리를 배웠어요. 제대로 해보니 정말 손이 많이 가고 정성이 들어가더라고요. 나중에 남자친구가 생겼을 때 이런 요리를 해주면 감동 받을 것 같아서 배운 요리 레서피를 따로 받아놨어요.”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장면을 위해서는 핑클 시절 안무가에게 전문적으로 배우기도 했다.

“핑클 이후로는 춤을 춘 적이 없어 걱정이 심했어요. 그래서 핑클 시절 안무가를 찾아가 춤을 배웠죠. 막상 현장에 가보니 나이트에서 걸그룹 안무를 추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결국 눈 딱 감고 한 번에 해버렸죠. 핑클 멤버 중 제가 제일 심한 ‘몸치’는 이진 언니였어요.”

지난 1998년 여성그룹 핑클로 가수 활동을 시작, 2002년 SBS 드라마 <나쁜여자들>로 연기를 시작한 성유리는 어느덧 연기경력 9년차를 맞고 있다. 또한 <로맨스타운>이 아홉 번째 작품이다. 그간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공주스타일이거나 고상한 커리어우먼 역을 주로 맡아왔던 성유리로서는 변화된 캐릭터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법하다.

“많은 분들이 ‘성유리의 망가진 모습이 궁금하다’면서 관심을 보이시는 걸로 알아요.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제가 망가지는 모습은 나오지 않는데, 어쩌죠?”

성유리는 가수 출신 연기자라는 점 때문에 끊이지 않는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다. 요즘에야 가수 출신 연기자가 일반화 됐지만 성유리가 처음 연기에 도전했을 때만해도 상황은 사뭇 달랐다. 그는 배우로 성장하고 있다. 아직 부족하지만 새롭게 도약할 그의 발전상은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2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면서 이루고 싶은 것이 있었어요. 적어도 연기를 하는 게 부담이거나 힘든 일은 아니었으면 한다는 거였죠. 현장에서 연기를 즐기고 재미있게 할 수 있다면 의미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지금의 저한테는 어떤 작품을 하느냐보다 많은 작품을 하는 게 필요한 것 같아요. 앞으로는 공백을 좀 줄이고, 다작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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