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재보선 정국 ‘박근혜 몸값’ 급상승 까닭

2011.04.15 11:20:19 호수 0호

“뭐니뭐니 해도 ‘선거의 여왕’께서 납시셔야…”

4·27 재보선이 목전으로 다가오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한나라당의 구애가 뜨거워지고 있다. 재보선 지원에 나서달라는 요청이 물밀듯 몰려들고 있는 것. 박 전 대표의 직·간접적인 지원 뿐 아니라 이번 재보선이 차기 대선 전초전임을 강조,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이들의 결집을 촉구하는 등 갖은 방법이 동원되고 있다.  


위태로운 재보선에 속 탄 당 지도부 지원 요청 
강원도 특위 활동, 분당을 손학규 견제론 활용?

시시각각 다가오는 4·27 재보선에 한나라당이 속울음을 삼키고 있다. 재보선에 뛰어든 후보들이 당의 지원을 거부하는 등 지역 민심이 한나라당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경고음이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보선 전망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한 구애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이 상황을 반전시킬만한 ‘히든카드’가 될 수 있다는 판단 탓이다.

그러나 현 정권 출범 후 “선거는 당 지도부의 몫”이라며 내내 고개를 저어왔던 박 전 대표인지라 “박 전 대표가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던 당 지도부의 애타는 목소리는 메아리조차 들리지 않는 상태다.

당은 우선 박 전 대표의 ‘측면지원’을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당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활동을 활용, 강원도지사 재보선에 ‘반사효과’를 주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 박 전 대표가 재보선 지원 요청에는 난색을 표하고 있지만 특위 활동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젠 ‘선거의 여왕’ 뿐?

안상수 대표는 이번 재보선에서 박 전 대표에게 지원유세를 요청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 “지원 요청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다만 박 전 대표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특위 위원이니 유치 지원을 위해 강원도에 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원희룡 사무총장은 한 발 더 나아가 “올림픽에 대해서는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박 전 대표의) 입장을 전달 받은 것으로 안다”며 “(특위 회의는) 기회가 있는 대로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은 당초 특위 활동을 위해 일주일에 한차례 강원도를 방문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그러나 특위 활동이 강원도 재보선을 위한 것이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 지난달 이후 특위의 강원도 방문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아직 강원도 방문 일정이 세워지지 않았지만 박 전 대표가 강원도를 찾을 때마다 재보선에도 적잖은 후광효과를 봤던 만큼 재보선이 치러지기 전 특위 관련 일정을 잡아 박 전 대표의 발길을 강원도로 이끄는 방안을 고려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장수를 잡으려면 말부터 쏘아야 한다’는 속담도 실천에 옮기고 있다. 원 사무총장은 지난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재보선 판세와 관련, “한나라당에 대한 비판과 실망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바닥 정서와 표심은 처음부터 매운 어렵다”면서 “어느 선거구 하나 쉽게 이길 수 있다고 여기는 곳이 하나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야당이 정권심판론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대선 전초전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강원도와 분당을 재보선을 거론했다.

그는 특히 “분당을 지역은 대선 전초전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결집이 진행될 수밖에 없고,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이 정부에 대한 거리감 때문에 당초 재보선과 거리감을 두고 있었지만 최근 분당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움직임이 진행되는 것을 보고 조용하지만 광범위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 사무총장은 “(이번 재보선 결과가) 2012년 대선주자들의 운명과 직결된 만큼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결집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적극적인 동기를 가진 지지층들이 투표장에 나올 것이기 때문에 어느 쪽이 더욱 결집하느냐에 따라 승패는 순식간에 갈라질 것”이라며 재차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했다.

정치권은 “말(박 전 대표 지지자)을 쏘았지만 실상은 장수(박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며 “손학규·유시민 대표가 전면에 나서며 대선 전초전이 됐다는 점을 부각시켜 박 전 대표의 선거 지원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가 아니겠냐”고 보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차기 대권을 언급하며 박 전 대표를 불러냈다. 정 최고위원은 지난 11일 대구를 찾아 “당의 환골탈태를 조건으로 박 전 대표가 당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지난 13일 “지금 선거가 어렵고 후보가 필요로 하면 지도자로서 당연히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 이제 박 전 대표가 적극 지원해야 하며, 지원 강도는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면서 재차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을 촉구했다. 
 
‘대선전초전’ 강조하지만…
 
애타는 당 지도부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와 그의 지지자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여전히 재보선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의 책임”이라며 선을 긋고 있고, 친박계 인사들도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고개를 젓고 있다. 선거철 박 전 대표의 강력한 지원군으로 활약하는 박사모도 “이번 4·27 재보선에 일체 관여하지 않겠다는 발표를 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정광용 박사모 회장은 “박사모 뿐 아니라 시민포럼이라는 박사모의 한 단체도 일체 지원한다는 얘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며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재보선을 도울 것이라는 원 사무총장의 발언을 일축했다. 

정 회장은 또 분당을 재보선을 뛰고 강재섭 전 대표에 대해 “당대표 시절 처신했던 일이 박 전 대표 지지자들 중에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도 없을 것”이라며 “그 당시에 우리가 다 이기고 1인 2표제라는 이상한 경선 룰에 의해서 승리를 강탈당했기 때문에 아마 지지해달라고해서 지지해 줄 사람이 한명도 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정치권도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박 전 대표가 지난 14일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 제의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보선 행보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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