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내가 대통령이라면…”

2011.04.14 13:24:47 호수 0호

이명박 대통령의 ‘복심’이라 불리던 정두언 한나라당 최고위원에게서 뜻밖의 주장이 제기됐다. 친이계의 핵심 인물인 그가 박근혜 전 대표를 부각시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제가 만약 대통령이라면, 언제든지 차기(대선주자를)를 부각시킬 것”이라며 박 전 대표를 내세워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정 최고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그가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당의 환골탈태를 조건으로 박 전 대표가 당을 지원해야 한다”고 한 발언의 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

정 최고위원은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적극 나서게 될 경우 청와대측은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 가속화를 우려해 반기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에 대해 “그게 얼마나 속 좁은 정치냐”며 “차기가 부각된다고 해서 레임덕이 가속화 된다, 그러니 차기가 부각되면 안 된다, 이러다가 정권 재창출을 놓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은 6·29(민주화선언)를 통해 노태우를 부각시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며 자신의 주장에 힘을 더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레임덕에 대해서도 “레임덕은 불가피하다”며 “예수님이나 부처님이 대통령 됐더라도 레임덕 온다고 본다. 그런데 그걸 막기 위해서 노력하다가 정권 재창출 놓친다, 참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의 ‘박근혜 차기주자론’은 여권의 어려운 현실에서 비롯됐다. 그는 4·27 재보선에 대해 “요새는 여론조사를 아무도 믿지 않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어렵다는 건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일부 한나라당 후보들이 중앙) 당의 지원을 피한다는 것 자체가 당의 지금 위치가 얼마나 지금 한심한 위치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내년 총선에 대해서도 지난 지방선거에 참패를 했고, 그 후  득점은 안하고 실점만 계속 해 왔는데 그렇다면 내년 총선은 지난 지방선거보다 더 참패할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가는 정당은 정당이 아닌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지도부 교체 이상의) 환골탈태를 해야 한다”면서 박 전 대표의 ‘역할론’을 제기했다.

그는 박 전 대표에 대해 “지난 경선 때 이명박 경선 승리를 위해 박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는데 이제는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의 엄연한 제일 앞서가는 지도자”라며 “다른 후보를 지원하는 또 대립각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 그런 상태가 아닌데 지난번(경선)에 그랬다고 지금도 대립각을 세워야 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헌당규상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는 될 순 없기 때문에 이제 진두지휘는 할 수 없지만 옆에서 적극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며 “그 지원의 정도는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가장 국민들로부터 영향력이 큰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박 전 대표를 은근히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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