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그림자 그린에도 아른아른

2017.01.16 10:35:00 호수 0호

골프업계 덮친최순실 후폭풍

전인지, 박인비, 박성현, 이보미 등 유명 프로골퍼들은 지난해 빛나는 활약을 보여 주었다. 성적과 스타성을 모두 갖춘 이들은 올해 후원 계약을 쉽게 성사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최순실게이트’라는 악재가 변수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2016년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며 ‘빅딜’을 기대했던 프로 골프 톱스타들이 ‘최순실 게이트’ 후폭풍으로 아직까지 후원 계약 체결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역대급 활약을 펼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박성현은 넵스와 메인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이라 역대 최고 후원계약을 노리고 있지만 아직까지 계약 체결 소식을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박인비 박성현 등 후원계약 지지부진
골프마케팅에 인색…눈치보는 기업들

기대와 달리 선뜻 거액을 내놓는 후원사가 없다. 용품과 의류 등 자잘한 후원 계약은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메인 스폰서 계약은 감감 무소식이다. 박성현의 메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은 “관심을 보이고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기업은 많다. 하지만 아직까지 계약하자고 나선 기업은 없다. 눈치만 보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LPGA투어 신인상과 에비앙 우승 등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전인지(22)도 마찬가지다. 전인지는 항상 밝게 웃는 모습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팬들을 보유하고 있어 박성현과 맞먹는 상품성으로 ‘빅딜’을 성사시킬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하이트진로와 재계약이 성사되지는 않았다. 상품성이 더욱 커졌지만 몸값도 함께 치솟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가 고민하는 사이 모 금융사에서 적극적으로 전인지 영입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

찬바람 ‘쌩쌩’


올해만 3승을 거두며 KLPGA 대상을 거머쥔 고진영(21)도 활약에 버금가는 보상을 받길 기대하고 있다. 고진영은 국내무대에서 2017년 시즌 미국 무대로 떠난 박성현의 공백을 메워줄 스타로 거론되고 있지만 메인 스폰서인 넵스와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어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커리어 골든슬램’을 달성한 ‘골프여제’ 박인비(28)는 2013년 인연을 맺은 KB금융그룹과 계속 함께 갈 것으로 보이지만 계약기간 등 세부적인 조건에서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쉽게 계약이 이뤄질 것 같았던 거물급 스타들이 이렇게 후원 계약에 애를 먹는 건 최순실게이트로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골프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성현이나 전인지 등 톱스타의 몸값을 충족시켜줄 후원사는 대기업뿐이다. 경제적 불황과 더불어 거액을 투자할 대기업들이 대부분 ‘최순실게이트’에 연루돼 총수들이 검찰과 청문회에 불려나가느라 홍역을 치렀다. 국민들의 눈치도 봐야하는 상황에서 골프선수 후원에 거액을 내놓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에 언급한 선수들 외에도 장하나(24) 안신애(26) 유소연(26) 허미정(27) 등도 메인 스폰서 계약이 올해 무더기로 끝난다. 이들 스타급마저 스폰서 구하기에 애를 먹으면서 2017년에는 후원 기업의 로고조차 달지 못하는 선수가 속출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더욱이 하나금융그룹과 CJ, 한화, 롯데, KB금융, 신한금융그룹 등 대규모 골프단 ‘빅6’ 중 신규 선수를 영입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오히려 축소가 대세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새로 선수를 뽑는 골프단 5명의 멤버 중 박희영과 이민지만 남기고 나머지 3명을 내보냈다. 골프단 관계자는 “박세리를 포함해 LPGA 투어에서 뛰는 유소연(오른쪽), 허미정(왼쪽)과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불황의 그늘

이런 현상은 중소기업들도 마찬가지다. 화장품 회사인 토니모리과 건설사인 요진건설도 선수 추가 영입을 하지 않았다. 불경기가 주원인이지만 대어급 신인이 없다는 점도 계약 불발 이유다. 지난 달 치러진 KLPGA투어 시드 전을 통과한 선수들의 평균연령이 24세에 이를 정도로 중고 신인이 많다는 점이 기업들의 흥미를 떨어뜨렸다. 이렇게 선수 후원에 찬바람이 부는 또 다른 이유는 홍보효과에 비해 선수들의 몸값이 너무 높다는 것. 시즌 종료 후 박성현의 몸값이 연간 15억원이란 기준이 나돌면서 다른 선수들의 몸값도 덩달아 호가만 올랐다가 찬 서리를 맞은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간 가파르게 성장하던 골프선수 마케팅이 수그러드는 분위기”라며 “선수 후원 보다는 고객초청 행사가 더 효과적이란 생각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어급 선수들이 후원 계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후원 계약에 성공한 선수들도 몇몇 있다. 김소이, 김규리는 피엔에스(PNS)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영입을 통해 두 선수는 2018년까지 향후 2년간 피엔에스골프단 소속으로 PNS로고가 부착된 모자를 쓰고 경기에 임하게 된다. PNS는 선수들에게 후원금 및 경기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물론 골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칠 예정이다. 이로서 PNS골프단은 기존 소속 선수인 LPGA투어의 양희영과 KLPGA투어의 정슬기, 곽보미에 이어 총 5명으로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김소이는 안정감 있는 경기 운영과 정확한 퍼팅, 숏게임 운영능력이 강점이다. 청주 출신으로 2013년 KLPGA 드림투어 상금랭킹 3위로 2014년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김규리는 2017년 KLPGA 시드전을 15위로 통과한 기대주다. 지난 시즌 점프투어로 시작해 정규투어 풀시드까지 초고속으로 진입해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유망주다.

여자골프 ‘슈퍼루키’ 박민지(18·보영여고)는 NH투자증권과 후원계약을 하며 내년에 프로무대에 데뷔한다. 향후 2년 동안 후원을 받게 된다. 박민지는 올해 아마추어 여자골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16년 호주아마추어 골프 선수권대회, 아시아태평양 골프 챔피언십, 세계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을 포함, 국내외 6개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린 ‘최고의 슈퍼루키’다. 특히 박민지는 지난 9월 멕시코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 팀 챔피언십에서 한국대표로 출전해 4년 만에 한국에 우승컵을 안긴 우승주역이기도 하다. KLPGA 1부 투어 풀시드권을 올해 따내 2017년 KLPGA투어의 신인왕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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