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권 들어온 4·27 ‘혈전의 날’ 판세점검

2011.04.11 10:47:28 호수 0호

여·야 막강 스타플레이어 “한 골 부탁해”

이런 재보선은 없었다. 유력정치인으로도 모자라 차기 대선주자까지 후보로 뛰고 여야는 사활을 건 총력전에 돌입했다. 은근슬쩍 재보선 지역을 찾은 차기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당내 예선전을 거쳐 선발된 이들을 링 위에 올리며 시작종을 올린 4·27 재보선에 정가 안팎의 시선이 고정된 이유다. 이번 재보선에 걸린 상품은 강원도지사와 국회의원 3석이지만 정치권이 노리는 것은 이보다 더 커 보인다.

여야가 치열했던 당내 경선과 후보단일화 과정을 거쳐 출마자들을 속속 확정하면서 4·27 재보선 ‘본선’에 막이 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김해을에 김태호 전 경남지사, 분당을에 강재섭 전 대표, 강원도지사에 엄기영 전 MBC 사장 등 4·27 재보선 출마 선수를 확정했다. 각각 국무총리로까지 거론되며 차기 혹은 차차기 대권주자에 이름을 올렸거나, 지난 대선기간 한나라당을 진두지휘했던 유력정치인, 야권의 러브콜을 받아온 인사라는 녹록치 않은 이력을 가진 이들이다.

출마자 정하는 여야
“옥석이어야 할텐데…”

배은희 대변인은 지난 4일 4·27 재보선 후보 선정과 관련, “지난 2일 김해을 김태호 후보가 선출된데 이어, 오늘 분당을 강재섭 후보, 강원도지사 엄기영 후보 선출로 4·27 재보궐선거 한나라당 대표 선수 진영이 갖춰졌다”고 전했다.

4·27 재보선 출마자 확정, 여야 대진표 속속 정해져 
한나라당 김태호·강재섭·엄기영 ‘빅카드’ 출격 완료

배 대변인은 김해을 김 후보를 “‘김해발전만을 생각하며 김해시민의 가슴에 묻히겠다는 각오’로 재선 경남도지사로서 쌓아온 경험과 능력을 오직 김해발전에만 쏟아 부을 지역 발전의 적임자”로, 분당을 강 후보를 “다년간 중앙정치에서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소통과 화합을 이끄는 것은 물론, 15년간 분당에 거주한 만큼 지역민들의 필요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당 맞춤 일꾼”으로 소개했다.

또한 “국민선거인단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엄 강원도지사 후보는 타고난 성실성을 바탕으로 고향 강원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자신 있게 도민 앞에 나선 ‘강원도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스타급’ 출마자에 맞서 분당을에 손학규 대표, 강원도지사에 최문순 전 의원을 후보로 내세웠다. 야권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손 대표나 MBC 사장 출신인 최 전 의원 등 ‘맞수’로 나서기에 부족함 없는 이력을 지닌 이들이다.

대진표에 선 후보들
재보선 전력질주 나섰다

재보선에 나설 ‘옥석’이 가려짐에 따라 대진표도 정해지고 있다. 분당을에서는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승부를 벌이게 됐다.

분당을은 경기도에서는 ‘서울의 강남’이라고 불릴 정도로 한나라당의 세가 강한 곳이어서 당초 한나라당의 ‘안방싸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었다. 고심 끝에 출사표를 던진 손 대표로 인해 ‘재보선 격전지’로 주목받게 됐다.

한나라당은 차기 대선주자로 분류되는 손 대표의 출마로 인해 이번 재보선의 분위기가 정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강 전 대표는 ‘분당 토박이’를 강조, 손 대표의 ‘철새 논란’을 키우고 있다.  

강 전 대표는 선거 캐치프레이즈도 ‘15년째 분당사람으로 살고 있는 강재섭’으로 정하고 “지역도 바꾸고 당까지 바꾼 것은 차선위반 정도가 아니라 무면허운전 수준”이라며 “이번 선거는 정권심판이 아니라 정치지도자의 무질서 행각에 대한 심판이 될 것”이라며 손 대표를 겨냥했다.

이에 손 대표는 “이번 선거가 지역구 의원이나 시장을 뽑는 게 아니”라 “대표적 중산층 지역인 분당이 우리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고 선도할 것인가의 여부를 묻는 선거”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철새 논란에 대해서도 “이명박 정권 들어 원칙, 공정이라는 단어가 이상하게 쓰이더니, 철새라는 단어도 뜻이 변한 모양”이라며 “더 추운 곳을 찾아 떠나는 철새도 있던가”라고 일축하고 있다.

꽃피는 강원도 선거
차기 대선주자도 예의주시

강원도지사를 놓고는 엄기영·최문순 후보가 격전을 벌이고 있다. 전직 MBC 사장 출신들의 결전의 장이 된 이번 재보선에는 여야의 ‘지원군 물량공세’가 심상찮다.


한나라당에서는 당 지도부는 물론 당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이들이 강원도로 발길을 옮기며 은근슬쩍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박근혜 전 대표가 당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특위 활동차 지난달 15, 29일 강원 춘천과 강릉을 찾았으며, 김문수 경기도지사도 지난달 28일 ‘경기도-강원도 간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위한 협약 체결식’ 참석을 위해 평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민주당 손학규·최문순 세우고 김해을 단일화 합의
승부처 된 강원도지사, 분당을 “잠룡까지 걸었다”

지난 7일에는 정몽준 전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나란히 춘천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대학 특강을 위해 강원도를 찾은 정 전 대표는 특강에 앞서 한나라당 도당을 방문, 당직자들을 격려한데 이어 특강 후 홍천으로 이동해 재보선 지원활동으로 엄 후보를 간접 지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함종한 전 지사, 김기열 전 원주시장, 김대수 삼척시장 등 강원도 주요 인사를 영입, 입당식을 갖는 등 세 확산에 주력했다. 또한 강릉 출신 최욱철 전 의원과 권혁인 전 행정자치부 차관보 등을 선대위 고위직에 앉혔으며, 원주 출신 김종환 전 합참의장을 국책자문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했다.

민주당은 분당을 재보선에 나선 손학규 대표를 대신해 박지원 원내대표와 한명숙 전 총리, 천정배 최고위원, 이창복 전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최종원 의원과 민주당 강원도지사 예비후보였던 조일현·이화영 전 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가동시켰다.

이와 함께 여야는 각각 이번 재보선의 변수로 떠오른 ‘박근혜 효과’와 ‘이광재 동정론’을 키우거나 차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평창특위 행사를 강원도에서 열어 박 전 대표의 재보선 지원효과를 극대화시키는 한편, ‘이광재 책임론’을 부각시키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박 전 대표의 강원도행에 민주당이 날선 비판을 쏟아내면서 이광재 전 지사가 추진하려했던 각종 사업에 대한 승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후보단일화가 고비
무소속 출마 ‘공든 탑 와르르’

김해을 재보선을 뛰고 있는 김태호 전 지사는 아직 ‘맞수’가 없다. 야권의 후보단일화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여야 단일후보의 맞대결시켜본 결과, 야권 단일후보에 투표하겠다는 이가 53%로 나타나 여권 단일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이 34.2%와 18.8%의 차이를 보인 터라 야권 후보단일화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순천 재보선은 야권의 ‘안방싸움’이 되고 있다. 한나라당이 마땅한 후보가 없어 고민하고 있는데다 무공천 될 확률이 높게 거론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의 무공천 결정으로 순천 재보선 야권연대 단일후보는 민주노동당 김성동 후보로 확정된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던 이들이 탈당해 무소속 출마를 서두르고 있어 야권의 내전이 불가피해졌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순천의 대표적인 정치인들이 모두 민주당 공천을 신청한 게 문제”라며 “상당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을 결정했으며 이들 사이에 후보단일화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치권은 “무소속 단일후보 혹은 무소속 인사와의 승부에서 야권연대 단일후보가 이기지 못하면 순천 무공천 결정이 부메랑이 돼 민주당 지도부에 상처를 입히게 될 것”이라며 급변하는 선거판에 시선을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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