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인터뷰>황주홍 강진군수 “공무수행 결백했다”

2011.04.08 10:50:11 호수 0호


이번 사건 전말에 대한 황주홍 강진군수의 입장은 어떨까. 지난 2일 황 군수를 직접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전날 광주경찰청에서 10시간에 이르는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도 피곤한 기색은커녕 당당한 그의 모습에서 오히려 중압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다음은 황 군수와의 일문일답.

- 감사원은 감사 결과 “군수가 회의석상에서 직원의 기부실적을 인사에 참고하겠다고 발언했다” “2006~2009년까지 6급 이상 승진자 61명 중 총 52명이 1억2888만원을 기부했으며 이 중 5급 이상 승진자 전원은 평균 495만원씩 기부했다”는 등의 지적을 내놨다.
▲ 감사원의 거짓말이다. 군청 공무원은 계급사회이기 때문에 군수가 ‘인사에 반영하겠다’고 했으면 아마 99% 이상의 공무원이 움직였을 것이다. 그런데 지난 6년간 전체 승진자 264명 가운데 장학금을 기탁한 사람은 52명으로 19.7%에 불과했다. 이는 일부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기탁했다는 걸 의미한다. 또 5급 승진자 중 승진시점 2개월 전후해서 장학금을 낸 사람의 비중은 30.43%로 ‘전원’이란 감사원 발표는 사실이 아니다.
  
- 감사원은 또 “용역 물품계약을 맺은 324개 업체가 울며 겨자먹기로 14억여원을 내놓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사실인가.
▲ 강요나 강압은 없었다. 장학재단이 설립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강진군의 관급공사를 수주한 업체는 3969개로, 이 중 18.69%인 742개 업체가 장학금을 기탁했다. 만약 감사원 발표대로 ‘울며 겨자먹기식 기부’가 이뤄졌다면 18.69%가 아니라 80~90% 이상의 업체가 기부금을 내야 했을 것이다. 2005~2009년까지 장학재단이 기탁 받은 금액은 군비출연금을 제외하고 100억7600만원 정도다. 이 중 관급공사 업체들로부터 받은 금액은 14%인 약 14억원에 불과하다.



- 경찰 수사는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나.
▲ 기부품모금위반, 배임,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기부품모금위반은 앞서 설명한 것과 같다. 배임의 경우, 경찰이 계좌 추적을 하는 과정에서 농협이 체육진흥기금으로 들어갈 5000만원을 실수로 장학재단 통장에 넣은 게 발견됐다. 농협 군지부의 단순 착오였다. 경찰은 또 선관위로부터 환급된 선거비용 중 3200만원을 강진장학재단에 기탁했는데 그중 700만원이 인출된 것도 문제 삼았다. 이 역시 군청 비서실 실무자의 실수였다. 원래 장학재단에 2500만원을, 5개 사회봉사단체에 700만원을 기부하도록 했는데 실수로 모조리 장학재단에 넣어버린 것이다. 700만원은 되찾아 봉사단체에 기부했다. 불과 1~2분만 설명을 들어도 해소될 오해다. 그런데 경찰은 이에 대해 ‘배임’을 운운하고 있다. 더 말이 안 되는 건 증거인멸이다.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는 저에겐 해당 안 되는 법률이다.

- 이번 수사의 전망은 어떤가.
▲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공무원들의 공무수행이 결백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충분히 밝히겠다.

- 정치적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 들어본 적 있나.
▲ 그렇다. ‘유력 정치인’으로부터 사정기관에 청탁과 압력이 가해졌단 말을 들었다.

- ‘유력 정치인’이 누구인지 밝힐 수 있는가.
▲ 이름은 밝힐 수 없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해당 기관의 공무원들은 물론 군민들도 모두 알고 있다.

- 만약 민주당을 탈당 하지 않았더라도 이런 일이 벌어졌을 것이라고 보나.
▲ (웃음) 벌어질 리 없지 않은가. 모든 일은 거기서 시작됐다.


- 문제의 정치인에 대응할 계획인가.
▲ 감정대로라면 응징해야 마땅하겠지만 그러지 않을 것이다. 그럴 시간에 확실한 정치적 입장을 갖고 군정에 충실할 수 있도록 도덕성과 자질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 아울러 좋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꿈을 접지 않을 것이다.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