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밥값에 한숨짓는 직장인들

2011.04.06 12:44:56 호수 0호

맛·가격 두 마리 토끼를 한방에…‘착한밥집을 찾아라’

최근 물가 상승으로 식당들이 잇따라 음식 가격을 올리고 있다. 때문에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때마다 주머니 사정부터 걱정하고 있다. 맛 보다는 가격에 맞춰 한끼를 때우려는 직장인들이 부지기수로 늘었고, 음식점의 가격 상승으로 도시락 업체는 때 아닌 특수를 맞았다. 편의점 등에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직장인까지 등장, 최근 음식값 폭등의 여파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정말 착한 가격의 밥집은 없는 것일까. <일요시사>는 3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꾸준히 손님을 모으고 있는 착한 밥집을 둘러봤다.



낙원동 유진식당 설렁탕 여전히 3000원
2000원짜리 해장국에 3900원 돈까스도

대한민국에 물가 쓰나미가 몰려왔다. 물가가 비싸다는 게 새삼 실감나는 요즘이다. 직장인들이 가장 먼저 오른 물가를 체감하는 것은 바로 밥값이다.

실제 지난해의 경우 점심 한끼를 해결하려면 4000~5000원이면 가능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6000~7000원으로 대폭 올랐다. 식자재 값이 일제히 올라 서울 시내 일부 식당들이 음식값을 인상했기 때문이다.

점심시간 벌~벌

이 같은 사회적 현상 때문에 직장인들의 생활패턴도 크게 바뀌고 있다. 구내식당이나 편의점에서 점심을 때우는 직장인이 늘었고, 일부 직장인들은 직접 도시락을 싸오기도 한다.

편의점 GS25는 지난 2월 도시락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컵라면, 삼각김밥, 도시락 등 저렴한 품목의 판매가 늘었다. 일반 음식점의 가격의 절반 수준인 인근 관공서나 대학교의 교내식당을 이용하는 직장인들도 생겨났다.

직장인 이모(28·여)씨는 "예전에는 회사 근처 맛집을 찾아다니고 식사 후에는 테이크 아웃 커피를 즐겨마셨는데 요즘에는 음식값이 많이 올라 맛보다는 가격을 보고 싼집을 찾아다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직장인 장모(31)씨는 더욱 허리띠를 졸라맸다. 일주일에 3번 이상은 삼각김밥 두개 묶음에 작은 컵라면으로 점심을 때우고 있는 것.

장씨는 이에 대해 "내년쯤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점심 밥값이라도 줄이지 않으면 비용마련이 힘들 것 같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통신사 제휴카드 할인까지 받으면 한끼에 2000원이면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강남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심모(33)씨는 "강남 물가를 새삼 실감하고 있다"면서 "점심시간 식사를 하러 나가보면 7000원 이하의 음식을 찾아보기 힘들다. 하루에 만원짜리 한 장이면 생활이 가능했던 예전이 그립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저렴한 밥집 찾기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특히, 강남권에서는 아예 힘들다고 할 수 있다. 그나마 김밥천국 같은 분식 체인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하지만 서울이라는 지역을 크게 놓고 봤을 때 저렴한 밥집은 분명히 존재한다.

평일 직장생활을 하면서 가보기는 힘들겠지만 기억해 두고 있다가 근처에 들르게 되면 한번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저렴하기로 소문난 밥집은 맛 역시 좋기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저렴한 밥집을 찾아라

먼저 종로 낙원상가 근처에 위치한 유진식당은 싸고 맛있는 집으로 유명하다. 이곳에선 한우 설렁탕이 단돈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돼지머리국밥 역시 3000원. 몇 해 전만 해도 평양냉면도 3000원대에 맛볼 수 있었지만 얼마 전 5000원으로 인상됐다.

특히 유진식당 인근은 밥값과 이발비가 저렴한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이곳엔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이 눈에 띄고, 식당을 이용하는 손님들의 평균 연령 역시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랜시간 입소문을 탄 이유에서인지 최근에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유진식당에서 만난 선모(35)씨는 "몇 년 전 우연히 이곳에 들렀다가 단골이 됐다"면서 "저렴한 가격 대비, 맛도 좋고 한우 설렁탕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마음에 든다. 설렁탕이나 국밥도 좋지만 일을 마치고 소주 한 잔 생각날 때 들러도 좋다. 소주 가격과 안주 역시 저렴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유진식당이 어르신들의 천국이라면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착한밥집도 있다. 성신여대 CGV 뒷편에 위치한 온달왕돈까스가 바로 그곳이다. 3900원이라는 가격에 성인 얼굴만 한 돈까스를 맛볼 수 있고, 스프와 후식까지 살뜰하게 챙겨준다.

과거 연인들의 로망이었던 경양식 집의 돈까스 맛을 다시 느끼고 싶다면 시간을 내서 한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100원을 추가해 4000원을 지불하면 포장도 가능하다.

미아, 노원, 거여, 동대문 등 서울 각지에 자리 잡고 있는 일심해장국도 착한 가격을 자랑한다. 사골육수 선짓국 한 그릇이 3500원.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기로 유명한 택시기사들이 인증한 집이니 두 말하면 입 아프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맛을 자랑하는 일심해장국은 24시간 영업하기 때문에 언제든 생각나면 들러 맛을 즐길 수 있다.

성북역 옥남냉면도 3500원에 행복한 한 끼를 때울 수 있다. 매운냉면으로 유명한 이곳은 이미 방송에도 여러 번 나와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인기에 힘입어 체인화 된 옥남냉면은 사시사철 문정성시를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지막으로 신대방동에 위치한 백반집 미가는 지금까지 소개한 밥집 가운데 가장 고가인 4000원에 손님을 모시고 있다. 푸짐한 반찬과 그 중 어느 하나 맛없는 음식이 없는 백반집 미가. 4000원에 생선구이, 잡채, 두루치기, 찌개 등 12가지 이상의 반찬을 맛볼 수 있다. 저렴한 가격에 임금님 수라상에 뒤지지 않는 반찬은 매일매일 바뀌기 때문에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 있는 백반집으로 알려져 있다. 반찬이고 밥이고 언제든 리필 가능 한 것이 이곳의 강점이다.

이밖에도 서울 곳곳을 둘러보면 2000원짜리 해장국과 콩나물 밥, 3500원에 무제한 리필이 가능한 한식뷔페 등 다양한 착한밥집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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