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세론’ 가로막는 대권 변수 3

2011.04.05 10:09:15 호수 0호

정상 인근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박근혜 강원도 찍고 영남행 대권 행보 박차
4월 재보선·동남권 신공항 ‘두 마리 토끼잡기’ 

박근혜 전 대표의 대권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달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 활동차 잇따라 강원도를 찾은데 이어 동남권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도 강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위 활동을 위한 강원도 방문은 계속될 예정이다. 또한 신공항 문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대세론’이라는 날개를 달고 탄탄대로를 달려가는 듯한 모습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세론’을 막아설 대선 변수를 심심찮게 거론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강원도 방문으로 정치적 보폭을 늘린 데 이어 동남권 신공항 관련 발언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박근혜 잇단 방문
강원도에 발도장 찍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 고문인 박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한나라당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위 발대식을 참석을 위해 춘천을 방문한데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2018한나라당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별위원회 회의’를 위해 강릉과 평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박 전 대표의 강원도행은 4·27 강원도지사 선거에 대한 ‘간접지원’으로 여겨질 정도로 상당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이에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IOC위원들을 만나 세계를 누벼도 시간이 없을 텐데 강원도에서 한나라당이 일주일이 멀다하고 동계올림픽을 기원한다고 해서 동계올림픽이 유치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민주당의 비판이 박 전 대표를 뒤를 따르고 있다. 

차영 민주당 대변인은 “박 의원은 원주에 있는 의료복합단지가 대구로 간지 얼마나 됐는지 강원도민의 마음이 얼마나 쓰린지를 알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박 의원은 동계올림픽 지원을 할 자격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반응에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몸소 뛸 수 있는 자격이 있다”며 “하물며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인이자 한나라당의 평창동계올림픽특위 고문인 박 전 대표가 동계올림픽을 지원할 자격이 없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표도 지난달 29일 강릉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당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위 회의에 참석해 “얼마 전에 야당에서 제가 강원도에 오는 것에 대해서 ‘할 일이 없어서 강원도 오느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도 동계올림픽 유치에 반대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그렇다면 이번에는 꼭 유치 되도록 힘을 모아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 중점을 뒀다.

박 전 대표의 ‘정치적 발언’은 강원도가 아닌 대구에서 있었다. 그는 동남권신공항 백지화가 발표되자 “국민과 약속을 어겼다”며 유감을 전했다.

이어 “지금 당장 경제성이 없더라도 동남권신공항은 필요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제 입장에서도 계속 추진할 일”이라고 강조, 대선공약을 백지화한 이명박 대통령에게 각을 세웠다.

정치권은 “현재권력에 대한 비판과 대안 제시를 통해 국민 지지의 구심점으로 떠오르는 미래권력의 전형적인 순서를 밟아가는 것”이라며 박 전 대표의 향후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총선 향배 따라
뜨고 지는 대선주자

그러나 한편에서는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에 미래권력의 요건을 하나 둘 갖춰가고 있는 박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내년 대선이 치러지기까지 정치권에 몰아칠 ‘외풍’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 첫 번째로 거론되는 것이 내년 총선의 향배다. 대선에 앞서 치러지는 총선의 결과는 여야 정당은 물론 차기 대선주자들에게도 상당히 중요한 선거다. 당내 세 확장을 통해 지지기반을 다져야하고 총선 지원유세를 하며 당에 대한 기여도를 높여야 할 ‘평가의 장’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총선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박 전 대표의 대권가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한 일간지가 한나라당 소속 지역구 의원 122명을 상대로 총선 전망을 물은 결과, 내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국회의 과반 의석인 150석을 확보하는 데 실패해 여소야대 구도가 될 것으로 보는 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122명 중 80명(66%)이 한나라당 의석수가 과반에 못 미칠 걸로 내다봤으며, 14명은 80~100석, 19명은 101~120석, 23명은 121~130석, 24명은 131~149석 정도로 내다봤다.

이 같은 판단에는 “민심이 나쁜 편”(88명·72%), “매우 나쁘다”(11명·9%)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부산·경남, 대구·경북 등 한나라당의 텃밭이라 불리는 곳에서도 50명의 의원 중 38명(76%)이 민심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실제 민심과 비슷하게 나왔다”면서 “물가 상승, 전월세 대란 등 체감경기가 나쁜 데다 대통령 임기 말에 총선이 치러지다보니 정권에 대한 ‘심판론’이 작용할 것을 우려, 여당 의원들 사이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봤다.

총선 ‘여소야대’ 전망에 보수연대 비관론 제기 
‘박근혜 대세론’ 회의론 “당내 세도 약한데…”

그러나 만약 이러한 예상이 들어맞게 될 경우 박 전 대표의 위상도 흔들릴 위험이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여권에 속해 있는 만큼 후폭풍의 영향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또한 여소야대의 상황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현 정부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하다는 것이고 자연스레 여권보다는 야권 대선주자에게로 시선이 쏠리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야권 유력인사인 이해찬 전 총리도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광장 3주년 기념식에서 “총선에서 이기면 (박근혜) 신드롬은 깨질 것”이라며 “내년 총선에서 (야당 의원이 차지하는 의석이) 과반수를 넘으면 현재 여론조사에서 1등하는 사람의 별명은 ‘독재자의 딸’로 바뀔 것”이라며 박 전 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이어 “(야권이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언론도 확 바뀔 것”이라며 “그것이 우리의 정치”라고 했다.

겉보기와 다른 속
당내 입지 ‘흔들흔들’


총선·대선의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연대와 단일화’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외풍’이다. 야권이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연대와 단일화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대세론’의 주인공으로 정상을 향한 등반을 시작한 박 전 대표와 여권 인사들의 단일화보다는 야권에서의 후보단일화가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 연대를 통한 세 결집과 단일화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경우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한나라당도 연대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차기 대선에서 한나라당이 독자적인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 “절대 안 된다”면서 “다음 대선만큼은 우파 연합을 안 하면 못 이긴다. 그걸 하기 위해서는 모든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와의 연대에 대해서도 “반드시 연대해야 된다.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는 “대선 때 보수세력이 분열되지 않은 적이 없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보수의 분열 가능성에 대해 “100% 확신한다”며 “보수가 압도적으로 강한 사회이므로 승리의 자신감 때문에 분열할 것이다. 과거에는 분열하고도 세 번 이기고 나머지 두 번도 아슬아슬하게 패했다. 반면 야권은 단합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당내 입지 불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대선에 나서기 전 당내 경선에서는 지지율 뿐 아니라 당내 기반도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친박계 좌장격이었던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박 전 대표의 당내 위상에 대해 “세가 제일 많은 건 아니”라며 “국민적 지지율은 높지만 세는 약하다. 당내에서”라고 선을 그었다.

‘박근혜 지지율’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다. 그는 박 전 대표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상대적인 관계에 의한 지지보다 절대적 지지가 견고하게 형성돼야 한다”면서 “지금 지지율은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해 ‘맞수’가 나올 경우 지지율이 분산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이어 “‘마의 몇%’를 넘어서면 변화가 없다고들 하는데 세상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기 때문에 (박근혜 대세론은) 그렇지 않다고 본다”면서 “지지율은 변할 수 있다. 상황 변화에 어떻게 내공을 가지고 잘 견디고 지지층을 확보하느냐의 게임”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박 전 대표는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해서 일절 말을 안 하고 행동을 안 하고 있는데, 어쨌든 국가 지도자로서 국민들이 오랫동안 보고 선택할 수 있는 여러 항목을 다 보여주지 않은 것은 틀림없다. 베일에 싸여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에 이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2위를 유지하고 있는 유 대표도 ‘박근혜 대세론’을 인정하지 않았다. 유 대표는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한나라당 지지율이 50%가 나오는 샘플로 여론조사를 하기 때문”이라며 “박 전 대표의 지지도가 38~40% 나오는 것은 그 내부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했다.

그는 KT를 통한 여론조사 샘플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15% 정도 낮게 봐야 한다. 그러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도가 25% 수준인데 그게 이회창 대표 지지율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박 전 대표는 선두에서 달리는 동안 외로운 승부를 벌여야 한다”면서 “박 전 대표를 공략하기 위한 여야 차기 대선주자들의 다양한 전략과 언제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로 차기 대권까지의 여정에 험로가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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