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천하’ LPGA 정복 꿈꾸다

2016.12.19 10:23:07 호수 0호

박성현이 보는 박성현의 미래

올해 한국 여자프로골프 무대를 화려하게 만들어줬던 박성현이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떠난다. 2016한국투어 시즌이 끝난 뒤 LPGA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스타 캐디 칸과 손을 잡고 벌써부터 미국 투어 준비에 돌입했다.



2016한국여자프로골프 무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성현천하’라는 말이 가장 어울릴 것이다. 지난해 김효주와 김세영, 장하나에 이어 올해 전인지까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떠나면서 한국여자프로 골프투어 흥행이 우려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올 한해 7승을 거머쥐며 다승왕, 상금왕, 최저 평균타수 1위 등을 쓸어 담으며 국내 그린을 평정한 박성현이 있었기에 즐겁고 풍성한 한 해였다.

국내무대 평정…더 이상 적수 없다
최고 무대 도전…미국 진출 선언

박성현은 32개 가운데 20개 대회만 출전하고도 7승을 쓸어 담아 다승왕은 물론 평균타수(69.64타), 단일 시즌 최다 상금기록(13억3300만원)까지 갈아 치우며 국내 그린을 평정했다. LPGA투어 진출을 준비하느라 최종전 ADT캡스를 포기해 대상에서 불과 1점 차로 고진영에게 1위를 내줘 2위를 차지한 게 오히려 아쉬울 정도였다.

박성현은 지난해 12월, 2016시즌에 포함되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에서 당시 최강자 김효주를 무너뜨리며 ‘폭풍’을 예고했고, 지난 4월 삼천리투게더오픈과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 5월 두산매치플레이, 8월 제주삼다수마스터스와 보그너MBN여자오픈, 9월 한화금융클래식 등에서 우승컵을 추가했다. 우승 확률이 무려 35%, ‘톱10 피니시율’ 65%의 경이로운 기록을 보여줬다.

이젠 미국이다


화려한 한 해를 보낸 박성현은 올 시즌 내내 LPGA 진출과 관련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럴 때마다 박성현은 언어와 새로운 환경 등에 대한 문제를 놓고 LPGA 진출을 망설였다. 하지만 박성현은 지난달 7일 LPGA 진출을 공식화했다. 미국 진출을 앞두고 박성현은 세마스포츠마케팅과 메니지먼트 계약을 맺었고 세마스포츠는 박성현 전담팀을 꾸려 활동에 들어갔다. 박성현은 지난달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스캠프에 도착해 짐을 풀었다. 박성현의 공식 데뷔전이 될 내년 1월28일 열리는 LPGA투어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 참가 전 제반 사항을 확인하고 준비하기 위한 첫 과정이다. 세마스포츠 측은 “박성현과 전담팀은 내년 시준 준비를 위해 떠난 미국에서 콜린 칸 캐디와 미팅 후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스타캐디 콜린 칸과 계약, 기대감↑
3년 연속 한국인 신인상 안길까

박성현과 칸은 우여곡절 끝에 손을 잡았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도 전 일부 언론을 통해 둘의 계약이 보도되며 잡음이 생겼다. 칸은 “내 입으로 크리머에게 얘기할 기회를 놓쳤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크리머와 칸은 LPGA투어 시즌 최종전인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을 앞둔 지난주 결별을 공식 선언했고 때맞춰 박성현이 미국으로 날아가 칸을 직접 만났다. 이성환 세마스포츠마케팅 대표는 “작은 오해가 있었지만 잘 풀었다. 칸과 계약하기로 원만하게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박성현과 계약한 콜린 칸 캐디는 폴라크리머(30·미국)와 12년 동안 호흡을 맞춘 사이다. 박세리, 애니카 소렌스탐 등 최정상 선수들의 캐디를 맡기도 했던 베테랑 캐디다. 박성현은 미국에 머무는 동안 칸을 비롯해 새 코치 브라이언 모그 등과 미팅을 가졌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거주지도 구했다. 박성현은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됐다. 내년 준비가 순조롭게 되고 있다.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올해 비회원 신분으로 LPGA투어에 7차례 등판, 68만2000달러의 상금을 벌어 ‘LPGA투어 직행 티켓’을 확보하는 새 역사를 썼다. 비회원이라 공식 기록으로 인정은 되지 않지만 박성현이 거둬들인 상금은 LPGA에서 2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US여자오픈 공동 3위와 에비앙 챔피언십 2위를 차지하는 등 LPGA 무대에서 이미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를 두고 렉시 톰슨(21·미국)은 “큰 약점을 찾아볼 수 없는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LPGA에서 뛰어도 좋은 선수로 활약을 이어갈 것이다”고 칭찬한 바 있다.

원대한 포부

LPGA도 박성현의 합류 소식을 공식 홈페이지 메인으로 내걸며 “올 시즌 LPGA 상금 랭킹 40위 안에 든 박성현이 LPGA 투어 ‘카테고리 10’에 따라 회원 자격을 부여받고, 2017시즌 경기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랭킹 10위 박성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7승을 거뒀고 상금랭킹도 선두를 기록하면서 지배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또 박성현은 LPGA투어 5개 메이저 대회 중 3개 메이저 대회에서 ‘에비앙 챔피언십’ 준우승을 포함해 톱 6를 기록했다. 올해 LPGA 대회에 7번 나왔고 톱 13 밖으로 벗어난 것은 단 한 차례 밖에 없었다”고 소개했다.

박성현은 “내년에는 미국에서 나만의 골프를 보여 주겠다”며 “1승을 목표로 차근차근 한발씩 나가겠다. 내년에는 세계적으로 기대되는 선수들이 많이 진출한다고 들었다. 경쟁하며 신인상에도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성현은 김세영(2015), 전인지(2016)에 이어 LPGA 신인상을 꿈꾼다. 한국은 여태까지 3년 연속 신인왕을 배출한 적이 없다. 박세리(1998)-김미현(1999), 서희경(2011)-유소연(2012)이 2년 연속 한국에 신인상을 가져온 적은 있다. 박성현이 올 시즌 신인상을 수상하면 한국 골프 역사에 또 다른 기록이 탄생한다. 박성현이 한국에서의 기세를 미국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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