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소장파 골퍼들

2016.12.19 10:20:34 호수 0호

실력은 기본, “즐겨야죠”

PGA투어에서 젊은 선수들의 돌풍은 더 이상 새로울 게 없다. 그러나 이러한 돌풍의 의미는 꼭 골프 실력만을 가지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선배 골퍼들과는 다른 그 무언가가 그들에게 있고 그렇기에 흥미롭다. 최근 남자프로 골프계에서는 조던 스피스와 제이슨데이, 로리 매킬로이 등 새로운 ‘빅 3’가 이전의 그 어떤 20대 트리오보다 일찍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잭 니클라우스와 게리 플레이어가 20대에 일제히 골프계를 석권하고 나섰을 때 아놀드 파머는 이미 30대에 접어든 후였다.



물론 요즘의 젊은 선수들은 바로 앞 세대의 선배들보다 조숙하다. 타이거 우즈는 서른 살이 되기도 전인 2005년에 46승을 거뒀지만 그 외에 PGA투어에서 2007년 시즌까지 공식적으로 1승 이상을 거둔 20대 미국 선수는 단 두 명(조너선 버드와 벤 커티스)뿐이었다. 그후 앤서니 김과 더스틴 존슨이 나타났고 피날레로 화려하게 매킬로이가 등장해 26세 이전에 메이저 대회 4승을 거뒀다. 또한 2015년에 스피스는 21살의 나이로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차지했다.

선배들과 확연히 차이
새로운 가치·삶 추구

하지만 대회 성적이라든가 그들의 골프 퍼포먼스 외에 뭔가 다른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현재 최고 수준의 젊은 선수들은 그저 위대한 골퍼가 되기만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삶의 위대함을 누리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리고 이렇게 행복을 추구하는 그들에게 대중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 4월에 리키 파울러와 스마일리 코프먼, 저스틴 토머스(당시의 나이 각각 27세, 23세, 22세) 그리고 스피스가 여행하면서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에 남긴 여행기가 큰 인기를 끈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일부사람들은 위에서 언급한 3명의 선수가 경기는 등한시한 채 이미지 관리에만 열심이라고 생각했고, 당시 마스터스의 패배로 상심한 상태였던 스피스가 물러진 증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소수의 시각일 뿐 대부분 사람들은 이 4명의 미혼 선수들이 즐기며 사는 것을 반겼다. 왜일까. 이유는 복잡하겠지만 킬러 본능과 탁월함을 추구하며 오랫동안 찬사를 받았던 우즈의 행보가 경계의 대상이 된 것도 그 중 한가지일 것이다. 불안한 사건과 본보기의 몰락으로 흔들리는 요즘, 우정이나 삶의 기쁨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대중이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유다.

경제적인 요인도 한몫했다. 요즘의 젊은 스타들은 더 일찍, 더 쉽게 원하는 것을 손에 넣기 때문이다. 그 선두에는 파울러가 있다. 자기 홍보 능력을 타고난 그는 모두의 친구다. 그는 72번 홀의 그린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승자에게 축하를 건네고, 이들이야말로 자신이 가장 물리치고 싶은 상대라고 주장한다.


스타플레이어가 경기력과 라이프스타일 두 가지를 모두 누릴 수 있을까. 여러 가능성을 따져봤을 때, 불가능에 가깝다. 지금껏 플레이에 집착하는 집단이 균형을 추구하는 집단을 능가해왔다. 29살이 되기 전에 결혼해 두 아이의 아빠가 된 데이도 플레이를 줄인 게 아니라 더 집중한 덕분에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여자 골프계에서는 목적의식이 강한 한국 낭자들이 LPGA투어에서 미국 선수들을 앞서나가고 있다. 경기력을 포기하면서도 삶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일이 그만한 가치가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은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젊은 프로 골퍼들은 이전과 다른 일과 삶에 대한 패러다임을 꿈꾸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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