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호탁의 정석투자> 매우 썰렁한 증시

2016.12.08 16:09:10 호수 1094호

주가의 고평가 여부를 따지는 판단 기준이 되는 지표 중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라는 지표가 있다. 어느 기업이 돈을 잘 벌어 순이익이 늘어나면 순이익을 발행 주식수로 나눈 의미의 주당 순이익(EPS, earning per share)이 늘어 나는데 현재 주가가 주당 순이익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것이 PER이다.



그래서 한 주당 벌어들이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으면 저 PER주라 하여 매수 대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언뜻 봐서는 그럴싸하지만 저 PER 만을 기준으로 해서는 높은 기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 즉 PER가 탁월한 투자 수익률의 열쇠가 될 수 없다는 말이다. 현재는 PER가 낮은 종목이라고 해도 순이익이 감소한다면 향후 PER가 높아지게 되므로 저PER의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시장이 강세를 보이면 고 PER주가 많아진다. 만약 저PER의 절대 기준을 가지고 저평가 주식에만 투자한다는 원칙 때문에 고 PER주에는 투자를 안 한다면 모처럼의 강세장에서 소외되게 된다.

반대로 약세장에선 경기 민감주를 제외하고는 많은 주식이 저PER가 된다. 이런 경우 매수 이후 PER가 지속적으로 낮아질 경우 추가 매수하면 손실이 급증하게 된다. 주가는 순이익(또는 영업이익) 자체보다는 그것의 증가율에 따라 오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PER주는 성장주이고 소위 대박 종목은 이러한 성장주에서 많이 나오게 된다.

워렌 버핏의 오랜 동반자인 찰리 멍거는 좋은 실적을 거둔 기업에 대해 “이런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유사한 원리로 소재와 산업재 분야로 분류되는 조선, 화학, 철강 등의 씨크리컬(cyclical, 경기순환형) 업종의 경우 역설적으로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팔아라’라는 말을 한다.

호경기에는 순이익 증가율이 높으니 주식을 사서 고PER를 유지하는 기간의 주가 상승세를 향유하다 순이익 증가가 막바지에 다다르면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하며 저PER가 되는 시점에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투자하고 있는 코스닥지수를 보면 금년 들어 15% 이상 하락했고 코스피지수는 작년 연말 대비 1% 정도 상승했지만 지수영향력이 큰 삼성전자가 금년 들어 40% 이상 상승, 지수를 받친 영향이지 대부분의 중소형주는 큰 폭의 하락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지수가 하락했지만 PER가 크게 저평가 영역에 들어섰다고 어려운 상황이다.

각 기업의 실적이 작년 대비 나아지고 있거나 내년에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되는 기업이 별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시가 더 이상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많이 하락했고 12월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확정되면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는 게 상승 촉매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박근혜 게이트 등으로 한국의 정세가 매우 불안한 데다 가계 부채 문제가 개인의 투자 여력을 없애고 내수에 마이너스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내년 대선까지 정국의 안정을 확인한 이후 투자금을 늘리는 것이 보다 확실한 투자 방법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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