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은밀히 공식 대선 전담팀 꾸리는 내막

2011.03.15 09:44:47 호수 0호

정중동 행보 박근혜 “돌아오라 ‘비밀병기’들이여~”


오는 2012년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발걸음이 눈에 뛴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복지와 경제 분야에 대한 견해를 밝히며 정책 행보를 이어온 박 전 대표는 15일 강원도 춘천을 찾아 한나라당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특별위원회’ 고문 자격으로 특위 발대식에 참가했다.

특위 발대식은 겉으로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행사지만 오는 4·27 강원도지사 재보선 예비후보들의 정견 발표가 있어 재보선 지원 유세의 성격도 겸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당 지원 유세 공식 참석은 근 3년 만이다. 박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상임고문으로 당의 공식적 행사에 참석한 바 있다.

전 비서실장 유정복 등, 최측근 ‘믿을맨’ 속속 복귀 임박
당 평창 특위 고문직으로 복귀, 슬슬 대선모드 ‘워밍업?’

내년 4월 총선까지 13개월, 당내 대선후보 경선까지 15개월, 오는 2012년 대선까지 21개월 남았다.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들 중 일부는 벽에 걸려있는 달력에 대선을 목표로 남은 날짜를 하나씩 지워가고 있다고 전해진다. 박 전 대표의 수첩에 적혀있을 ‘공식 출정 D-day’가 언제일지에 모든 정치권의 이목이 쏠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5일 평창특위 행사 참석
당 공식 행사 참석 ‘3년 만’

박 전 대표는 대선을 2년 앞둔 지난해 12월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안 공청회를 열어 ‘한국형 복지국가’에 대한 비전을 발표했다. 일 주일 후에는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을 발족시켰다. 이 연구원에는 박 전 대표 자신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그러나 국가미래연구원을 박 전 대표의 공식 대선 전담팀으로 보기에는 뭔가 부족함이 남아있다. 실질적으로 박 전 대표의 막후와 측면에서 지원 및 엄호 사격을 해 줄 정치권 인사들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경제 가정교사 격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만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에서 박 전 대표는 올해 들어 ‘정치’가 아닌 ‘정책’ 행보에 공을 들였다. 지난달 11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 개정안과 산업기술 유출방지법을 발의하는 등 각종 정책 현안에 대해 목소리를 냈다. 주로 복지 관련된 내용이었다.

그러다 지난달 16일 ‘주된’ 정치 현안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주로 원론적 입장이었지만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정치권은 ‘아전인수’격 해석에 열을 올리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재검토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이 약속한 것인데 원점에서 검토하겠다고 하면 책임도 대통령이 지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달 25일 “국민의 행복이 곧 국가 경쟁력이 되는 것”이라면서 “나라의 발전이 국민의 행복으로 이어지고 행복한 국민이 발휘하는 역량이 모여 국가 도약을 또 이루게 되는 선순환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여기서 박 전 대표가 사용한 ‘국가 경쟁력’이란 단어는 ‘개헌 전도사’ 이재오 특임장관의 언급과 묘한 대구를 이뤘다. 이 장관은 지난달 24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 답변 과정에서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볼 때 경쟁력 지수 상위 20위권 이내 나라 중 대통령제를 채택한 나라는 두 나라밖에 없다”면서 “이제 국민을 상대로 개헌의 당위성을 설파하는 게 임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대선 600일 남긴 시점은 4·27 재보선 직후
박 전 대표 측 인사 “600일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이에 근거해 박 전 대표가 “개헌에 부정적인 자신의 입장을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 전 대표는 개헌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자신이 개헌을 직접 언급하는 것은 부절적하고, 개헌보다 시급한 민생 문제를 해결해 국민 행복 지수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지·예산 등에 집중된
현안 발언 ‘촌평 수준’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박 전 대표는 이달 들어 국가재정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7일 임시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정부 사업 대행에 의해 발생한 공기업의 부채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해야 한다”면서 “채무가 크지 않더라도 최근의 증가 속도가 빨라졌고 저출산 고령화라는 특수 상황을 고려하면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9일에는 “성장도 매우 중요하겠지만 서민 생활에는 무엇보다 생필품 등의 가격 안정이 중요하다”면서 물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 중심치를 현행 3%에서 2%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당 내 기반 재정비, 정책 싱크탱크 설립, 복지·재정 정책 행보를 두루 거친 박 전 대표는 천안함 피폭 1주기인 오는 3월26일을 전후해 한반도 정세와 안보 관련 ‘작심 발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최근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 관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외교 안보, 남북 관계에 대한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내년 선거의 화두는 복지가 될 가능성이 높지만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전방위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4·27 재보선 이후 박 전 대표의 대선 공식 전담팀의 윤곽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갈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인 유정복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복귀 시점을 4·27 재보선 이후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실제로 “구제역 사태가 진정되면 장관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장관직 사퇴와 동시에 국회로 돌아오는 유 장관은 그 후 일정 부분 역할을 맡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 일각의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유 장관 측 한 인사는 “실제로 장관님과 박 전 대표님과의 교류와 관련해서는 장관님 본인밖에 모른다”면서 “그간 교류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도 힘들겠지만 교류가 있었다고 해도 우리로서는 전혀 모르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구제역이 진정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은데, 4월이나 5월 경에 (국회로) 복귀하시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 유 장관의 후임으로 친박 성향의 이계진 전 의원이 점쳐진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원주고 출신의 이 전 의원이 한나라당 강원도지사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가정 하에 이 전 의원의 ‘입각’ 혹은 ‘19대 총선 공천 보장’의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 전 의원의 입각 결정은 유 장관의 사퇴와 시기적으로 맞물릴 공산이 크다.

유정복→이계진 교체설
교체 전후로 캠프 움직이나?

강원 출신 이 전 의원의 활발한 행보는 향후 영남 출신의 박 전 대표에게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것이 여권 전반의 분위기다. 그렇기 때문에 친이계 일각에서 이 전 의원의 입각에 ‘부정적’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인 ‘박근혜의 입’ 이정현 의원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구 방문과 의사 진행 일정을 제외하고 ‘웬만한’ 언론 노출은 자제하고 있다. 이 의원의 발언은 자칫 박 전 대표의 발언으로 오해를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지난달 27일 200자 원고자 20장이 넘는 장문의 글을 본인의 홈페이지에 올렸다. ‘대통령 임기 40% 남은 시점, 대선 붐을 경계한다’는 내용의 글이다. 이 의원의 장문의 글은 ‘박 전 대표와 사전 협의가 되지 않았겠냐’는 것이 정치권 전반의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측근 그룹은 전체적으로 ‘정중동’의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재보선이 끝나는 5월 이후 미묘한 변화의 움직임이 관측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 측 한 인사는 “달(月)의 개념이 아니라 일(日)의 개념으로 본다. 아마도 대선 600일 전에는 비공식적이더라도 바닥에서는 뭔가 움직임이 있지 않겠나. 600일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라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공교롭게도 그 인사의 발언 에 따른 대선 600일 전은 오는 4·27 재보선이 끝난 직후다. 재보선 이후 박 전 대표의 움직임과 그를 둘러싼 인사 및 그룹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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