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붙은’ 강원도지사 4·27 재보선 중간 점검

2011.03.08 11:35:23 호수 0호

‘엄-최’ 만나면 좋은 친구? 싸워서 이겨야지!

낭림산맥과 함께 대한민국의 중추를 이루는 태백산맥은 강원도의 영동과 영서 지방을 나누는 경계 산맥이다.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대륙쪽을 영서 지방이라 칭하며 동해안쪽을 영동지방이라 칭한다. 강원도지사 선거는 전통적으로 지역선거(영동-영서)였다. 하지만 오는 4·27 재보선은 ‘인물 선거’로 옮겨갈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엄, 도지사가 버스 자리처럼 가벼운 자리냐?
최, 엄기영은 그야말로 야합·기회주의의 전형

엄기영 예비후보는 지난 2일 강원도지사 재보선 출마 및 한나라당 입당 선언을 마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 최문순 전 의원은 지난달 28일 의원직 사퇴와 동시에 강원도지사 재보선 출마를 선언해 강원도는 선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다. 엄 예비후보는 지난 2일 한나라당 강원도당에서 열린 출마 및 입당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강원도의 목소리는 중앙정부와 국회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는데 강원도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겠다”라며 “강원도와 도민을 위해 더 크고 힘 있는 도정을 펼치려면 한나라당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현 정권의 압력에 의해 MBC 사장에서 물러났으나 오히려 ‘여당’을 택한 것이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지적에 “나는 MBC 사장에서 쫓겨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언론에 관해 이견이 있었고 언론 자유는 소중한 가치이나 이것이 좌절돼 사장직을 사퇴한 것”이라면서 “한나라당을 선택한 것은 순전히 도와 도민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예비후보는 또 “민주당으로 오면 후보 자리를 양보하겠다”라는 민주당 최문순 예비후보의 발언에 대해 “최 후보가 정치권에 가더니 말을 잘하는데, 좀 쉽게 한다”면서 “강원지사 자리가 버스처럼 쉽게 양보하는 자리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춘천 풍물시장 등을 돌며 ‘엄기영 바람몰이’에 나섰다. 그는 또 “향후 18개 시·군을 순회하는 민심 현장  대장정에 나서겠다”라고 유세 계획을 밝혔다.

엄 예비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치자 민주당은 즉각 그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춘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현안 브리핑을 통해 “엄 전 사장의 한나라당 입당은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속담을 믿고 제 발로 쥐구멍을 찾아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엄 전 사장은 한나라당의 방송 장악 음모와 언론 악법을 날치기한 행위에 면죄부를 주자는 것인지 분명하게 답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현 부대변인도 거들었다. 김 부대변인은 “‘MBC는 선배들의 위대한 전통을 이어받아 앞으로도 공영방송으로 남을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던 엄기영씨의 행위는 쇼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냐”면서 “강원도민은 ‘말 따로 행동 따로’인 엄기영씨의 염치없는 행위를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엄 예비후보의 ‘맞수’ 최 전 의원도 역시 이날 성명을 통해 “한나라당은 언론을 장악하려고 자신들이 쫓아낸 인물을 영입했다”면서 “집권 여당이 나라를 운영할 최소한의 윤리도 갖추지 못했다.

이는 야합, 기회주의의 전형”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이어 “엄 전 사장은 자신을 탄압하고 쫓아낸 정당에 투항해 강원도백이 되겠다고 하지만 이는 강원도민은 물론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면서 “중앙정부가 강원도를 차별하거나 핍박하면 엄 전 사장이 강원도의 권익을 제대로 지켜낼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최 예비후보는 지난 2일 강릉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운동에서 진솔하게 내 자신의 모습을 노출시키면 앞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면이 드러나게 될 것”이라면서 “엄 전 사장은 하강세 나는 상승세를 탔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엄 예비후보의 입당을 환영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엄 예비후보가 개인적 인지도는 높지만 아직 정치 신인이고 선거가 2달이나 남았다”면서 “판세를 낙관하기는 힘들다”라고 엄 예비후보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서로 간 좋지 않았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입당 자체는 다 환영”이라고 말했다.


‘강원 지역 출신’의 한 정치 평론가는 “강원도는 아직까지 전역에 ‘이광재 동정론’의 여진이 남아있다. 엄 예비후보의 ‘인물론’이 이 전 지사 ‘동정론’을 잠식시킬 수 있는지 여부가 오는 4·27 재보선의 중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6∼27일 강원도 유권자 113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엄 예비후보(42.2%)가 최 예비후보(35.3%)에게 6.9%P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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