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통계]대한민국 마약사범 잡고 보니 무직이 1위

2011.01.25 09:18:21 호수 0호

‘마약 청정국’ 대한민국은 옛말, ‘무직 뽕쟁이’ 활개

지난 3년간 대검찰청에 마약관련법률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를 살펴보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마약사범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예술·연예 종사자 비율이 전체 단속의 1%도 차지하지 못한 반면, ‘무직’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것. 특히, 2010년 상반기 적발된 마약사범만 7052명에 이르러 더 이상 대한민국을 마약 청정지대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무직 ‘뽕쟁이’들이 활개치고 다니는 대한민국 마약사범에 대해 취재했다.



향정신성의약품 투약이 가장 많고 ‘대마’ ‘마약’ 순
마약 사범, 무직>농업>공업 차지… 예술가 0.4%


2010년 상반기 마약관련법률 위반으로 적발된 건수에 대해 대검찰청이 공개한 정보를 살펴보면 마약류사범의 총 단속 현황과 지역별, 직업별 분포를 알 수 있다. 마약은 크게 마약과 대마, 그리고 향정신성 의약품(이하 향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마약의 종류에는 양귀비, 아편, 모르핀, 헤로인, 코데인, 코카인 등이 있고, 마취 작용을 하며 습관성이 있어서 장복하면 중독 증상을 나타내는 물질을 이른다.

이어 대마는 대마초 또는 그 수지를 원료로 제조된 일체의 제품을 말한다. 다만, 대마초의 종자와 뿌리 및 성숙한 대마초의 줄기와 그 제품은 제외된다. 그 종류로는 간자, 마리화나, 해시시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 향정신성 의약품은 인간의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것으로 이를 오용 또는 남용할 경우 인체에 현저한 위해가 있다고 인정되는 제품들을 말하며 종류로는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엑스터시, 야바, LSD 등이 있다.

마약사범 대다수 향정 투약

대검찰청 정보 공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마약사범 중 대다수는 향정을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의 65.4%에 달하며, 그 뒤를 이어 대마가 19.6%, 마약이 15%를 차지했다. 마약사범들의 직업을 살펴보니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무직이 28.5%를 차지해 1위에 오른 것, 그 뒤를 이어 농업(9.3%), 공업(8.2%), 회사원(5.5%) 순으로 집계됐다.

언론에 자주 노출되다 보니 비중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예술·연예종사자의 비율은 전체 단속의 0.4%로 집계돼 예상보다 높지 않았고, 오히려 1.1%를 차지한 학생보다 적은 수치였다. 마약사범 중 ‘무직’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돌려 생각하면 마약에 중독돼 가사를 탕진한 경우를 떠올릴 수 있다. 또 불운한 인생에 회의를 느껴 무일푼 상태에서 마약에 빠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농업이 2위를 차지한 것은 생소하다.

이와 관련 지방에서 아버지가 대형 축사를 운영한다는 김모(32)씨는 “시골에서는 공공연히 양귀비를 기르곤 한다. 불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재배하는 분도 있고, 모르고 재배하는 분도 있다. 다만 이분들은 양귀비를 마약 목적으로 판매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가끔 친척들이 모이면 그 잎을 따 쌈채소로 먹는다”면서 “우리집도 조그만 텃밭에 양귀비를 키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농촌지역에서는 가정상비약(복통, 기관지염, 불면증 등에 효과)이나 관상용으로 양귀비와 대마를 키우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모두 처벌의 대상이다. 지역별로는 인천·경기 지역이 34.0%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서울(19.8%), 부산(11.3%) 순으로 전체 사범의 53.8%가 수도권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국내 마약 유통 형태가 달라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마약 조직이 대량으로 밀반입해 점조직으로 판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인터넷을 이용해 소량 구매하거나 마약 복용자들이 직접 해외에서 사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 이는 지난해 마약 사범 적발 건수는 비슷한데도 세관에 적발된 마약의 양이 급감한 것은 바로 이런 흐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마약, 직접 소량 구매 늘어

관세청에 따르면 2006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세관에서 적발된 열도별 건수는 150~210건을 유지했다. 하지만 적발된 마약은 2006년 2만2723g, 2007년 3만3171g, 2009년 4만2151g으로 매해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1만3442g으로 급감했다. 건당 적발된 마약의 평균양이 갑자기 감소한 것이다.필로폰 투약 혐의로 최근 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받은 탤런트 김성민 역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필리핀 현지인으로부터 필로폰을 직접 구입한 뒤 속옷이나 여행용 가방 등에 숨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밀반입했다.

대검찰청은 김성민의 경우처럼 해외에서 마약을 밀반입해 직접 사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소량 밀반입이 마약 소비패턴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밀수 증가도 적발된 마약의 양이 크게 줄어든 원인 중의 하나다.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을 통해 마약을 들여오다 보니 대량 밀반입이 불가능해졌다는 것.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마약사범의 연령대가 낮아진 것을 들 수 있다.

주머니 사정상 한 번에 많은 양의 마약을 구입하기 어려운 10, 20대 마약사범이 마약을 소량으로 국내에 들여온다는 설명이다.실제 지난해 11월까지 대검찰청이 적발한 학생 마약사범은 106건으로 2008년 43건에 비교 했을 때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이 증가했다. 이와 관련 대검찰청 관계자는 “마약 밀반입이 소량화되면서 고전적 마약류인 필로폰이나 대마에서 중독성이 강한 엑스터시, 케타민 등으로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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