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새누리 전대 현장> 이주영의 분혈지심

2016.08.06 20:58:18 호수 0호

“오더 정치가 당원을 종으로 만들어”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이주영 후보는 6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서 열린 수도권합동연설회에 참석해 그야말로 피를 토하는 심정(분혈지심, 噴血之心)으로 계파 청산을 외쳤다.



이날 세 번째 연설자로 나선 이 후보는 “주호영 후보는 단일화를 결코 하지 않겠다고 하더니 뒤로는 계파 수장의 조종에 따라 비밀리에 단일화를 추진했다. 결국 이번 경선을 계파 대결의 장으로 만들어 당원들을 또 실망시키고 있지 않느냐”며 비판했다.

이 후보의 말처럼 당내서는 비박계가 단일화를 통해 오히려 계파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있다.

이 후보는 이어서 주 후보와 단일화 된 정병국, 김용태 의원에 대해 “두 사람은 우리 서울시당과 경기도당의 참 큰 자산인데 이 분들이 소위 단일화의 유령에 희생된 것”이라며 비박계 특정 인사에 의해 설계된 단일화의 ‘희생양’임을 강조했다.

이어 “반드시 승리해서 이분들(정병국·김용태)과 함께 하겠다”며 용광로 리더십에 나설 것임을 선언했다.

한편 당내에서는 비박계가 주 후보로 극적인 단일화를 이뤄지만, 완전한 단일화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는 시선이 있다. 그동안 주 후보가 친박계는 물론 비박계와도 거리를 두며 ‘무계파’를 자청해 왔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회에서 ‘오더 투표’ 의혹도 제시했다. 오더 투표란 특정 계파가 특정 후보에게 투표할 것을 유권자들에게 ‘지시(오더)’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 후보는 “지금 오더 정치를 한다고 해서 우려가 많다”며  “오더 정치는 당원들을 종으로 만드는 반혁신의 표본이다. 지금 당장 거두어 주실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친박계 이정현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주영 후보 측 관계자는 한 일간지를 통해 “모 강성 친박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핵심들에게 ‘친박계는 이정현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전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내에서는 이정현 후보의 정치색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있다. 합동연설회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이정현 후보는) 너무 친박 색채가 강해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며 “그가 당선된다면 새누리당은 친박당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내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을 하는 데 실패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이정현 후보가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의 호위 무사를 자처해 왔는데 이러한 모습 또한 계파 갈등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다고도 했다.

한편 합동연설회를 전후로 새누리당 전대는 안개국면에 휩싸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다던 이정현 후보가 최근 구설수에 올라 향방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3일, 전북 전주 화산체육관서 열린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정현 후보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이유에 대해 호남 지역 인사 소외와 지역 차별을 언급했는데, 이를 두고 호남 유권자들 사이에서 반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정현 후보는 이 자리서 “공수부대 앞에, 탱크 앞에 1만명도 아니고 10만명도 아니고 수십만명이 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불의에 대한 항거도 있었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며 “인사에, 지역발전에, 많은 것에 소외받고 있는 (광주) 사람들의 가슴속에 많은 것들이 차곡차곡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 탱크도 무섭지 않게 (돼) 그 앞에 서는 비극이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즉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이유가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 외에 호남 인재를 홀대했기 때문이라는 뜻으로 들린다.

그러나 이정현 후보가 지난 1984년 5·18민주화운동을 무력진압한 세력이 만든 민주정의당 공채 1기로 정치권에 입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표를 의식한 표리부동한 발언 아니냐는 비난이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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