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성운의 왕국 外

2016.07.08 09:18:41 호수 0호

에드윈 허블/ 지식을만드는지식/ 2만2000원

갈릴레오와 뉴턴이 살던 1600년대만 하더라도 우주는 태양계 크기이거나 혹은 그것보다 조금 더 큰 공간이었다. 실질적으로 태양계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전부였다. 1781년 허셜이 천왕성을 발견하자 인지 가능한 우주의 크기가 별들의 세계로 커진다. 대형 망원경 전쟁이 시작되는 때가 바로 이때다. 더 멀리 있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 사람들은 더 큰 망원경을 경쟁적으로 제작했다.



그 결과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의 개념은 별들이 있는 공간까지 뻗어나가게 된다. 192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이것이 전부였다. 100년도 안 되는 가까운 과거에 인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기껏해야 은하수라고 부르는 우리 은하계인 줄만 알았다. 용기 있는 철학자나 냉소적이고 비판적인 천문학자들만 이 사실에 반론을 제기할 뿐이었다. 논쟁은 논쟁을 낳았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과학적 증거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허블 전까지는 말이다. 

허블은 처음으로 안드로메다은하까지의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했다. 그가 측정한 거리는 그 당시 사람들이 알고 있던 우리 은하의 크기보다 훨씬 더 큰 값이었다. 하지만 허블이 측정한 방법이 너무나도 확실했기 때문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었다. 우주의 크기가 폭발적으로 커지는 순간이었다.

허블의 두 번째 업적은 우주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안드로메다은하나 우리 은하 같은 은하들을 연구하기 위한 기틀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허블은 은하의 분류를 처음으로 시도했다. 이 분류법이 완전한 것은 아니다. 분류법이 의미하는 것도 아직은 분명히 알지 못한다.

하지만 여전히 허블의 은하 분류법은 기초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이런 점에서 허블은 외부 은하 연구의 아버지라고 불릴 만한 사람이다. 허블의 세 번째 업적이자 허블을 허블답게 만든 업적은 허블 법칙의 발견이다. 물론 허블 법칙에 필요한 자료들은 다 있었다.

하지만 허블이 했던 방식으로 자료를 분석한 사람은 없었다. “모든 진리는 한 번 발견되면 이해하기는 쉽다. 중요한 것은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다.” 허블 법칙은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그리고 가장 확실한 관측적 사실이다. 어느 우주론이든 이 법칙을 설명하지 못하는 이론은 재고할 가치도 없다. (에드윈 허블/ 지식을만드는지식/ 2만2000원)

 


러시아 문학 전통에서 사랑을 다룬 작가로는 투르게네프, 쿠프린, 부닌 등이 있다. 이들의 문학 전통을 계승한 유리 나기빈은 사랑의 테마를 독특한 소재와 형식 속에서 발전시킨다.

1994년 나기빈 사후에 자신의 첫사랑을 소재로 했던 <다프니스와 흘로야. 개인숭배, 주의, 정체의 시대>, 어머니에 대한 회고와 그 시대상을 그렸던 <터널 끝의 어둠>, 장모와의 사랑을 다루었던 <금발의 장모> 등이 발표되자 과감한 성 묘사와 소재의 파격성 등이 사회와 문단에 파란을 일으키며 그에 대한 재평가가 시도됐다.

<금발의 장모>는 장모를 사랑하는 사위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다룬다. 이 작품은 실제로 나기빈의 세 번째 아내의 어머니와 사랑을 소재로 한 자전적 소설로 1994년 발표되었을 때, 독자들의 관심과 비평가들의 격론을 불러일으켰다. 세 번째 부인과 장모는 러시아의 전설적인 회사 ‘Gil(리하초프 기념 모스크바 자동차 공장)’의 사장이었던 리하초프의 딸 발렌티나 리하초바와 그의 아내였다.

리하초프는 스탈린의 총아로서 제2차 세계대전 후 구소련 사회의 핵심부에 자리하고 있었던 인물이다. 나기빈은 자신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 전후(戰後) 소련의 시대상과 스탈린 측근들의 생활상, 성적 자유로움과 문란함을 그대로 묘사한다.

이 작품들이 발표된 이후 나기빈은 러시아의 헨리 밀러로 불리기도 했고, <롤리타>의 작가 나보코프와 비교되면서 ()롤리타<금발의 장모>를 분석하려는 시도도 등장했다. 솔제니친은 2003<신시대>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나기빈이 평생 쓴 작품들 중에서 <금발의 장모>가 가장 흥미 있다라고 평하면서 이 작품에는 구소련 시대에서 70년을 산 나기빈의 삶과 시대상이 잘 나타나 있다고 했다. (유리 나기빈/ 지식을만드는지식/ 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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