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공화국’ 대한민국서 살아남는 방법

2015.11.17 09:26:51 호수 0호

치킨전문점의 퍼플오션 ‘무엇?’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치킨전문점은 2006년 2만3000여개에서 매년 증가해 2013년 3만2000여개로 집계됐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치킨을 판매하는 호프집 등을 더할 경우 치킨전문점 수가 약 3만6000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옛날통닭·옛서체간판…그 시절 통닭
치열한 경쟁 속 차별화에 주력

현재 우리나라의 ‘치킨집’은 편의점(2만5000여개)과 전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3만5000여개)를 넘는다. 서울 반경 1km에 28개의 치킨집이 있다는 통계도 있다. 이만하면 치킨공화국이라고 불릴만하다.

반면 점포당 연간 매출액은 9천만원이 채 안 된다. 1만6000원하는 치킨 1마리를 하루에 15마리 팔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럼에도 치킨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국가별 1인당 닭고기 소비량은 한국이 13.3kg으로 미국(46.2kg)과 유럽(16.3kg), 일본(15.0kg)에 비해 낮은 편이다. 성장 여력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저마다 독특한 메뉴를 내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1960~1970년대 인기를 끌던 옛날통닭이 인기다. 아예 튀김옷을 입히지 않고 통째로 튀긴 통닭이나 튀김옷을 얇게 입혀 튀겨낸 통닭, 가마솥에서 튀겨낸 전통시장 통닭 등이 인기몰이 중인 것. 추억을 되새기는 장년층을 비롯,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층에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맛데이켄터키두마리치킨, 또봉이통닭, 오늘의통닭, 옛날통닭 등이 있다.

새로운 시장 탐색


맛데이켄터키두마리치킨은 옛날식 켄터키 후라이드 치킨이다. 맛·양·가격이 착한 치킨을 표방, 치킨 한 마리 가격에 두 마리를 제공한다. 불황 속 지갑이 얇아진 고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으며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옛날치킨을 먹으며 중장년층은 향수를, 2030세대에는 재미와 유머러스함을 선사한다. 가격도 1995년대에 멈췄다. 1마리에 1만2000원, 2마리에 1만8900원이다.

복고풍 서체를 입힌 옛날 간판은 오래된 골목에서 보는 친숙함을 준다. 직원들은 교련복을 입고 서빙을 한다. 촌스럽고 옛스러운 투박함으로 정겨운 멋을 발휘한다. 가격대비 품질도 좋다.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한다. 100% 냉장 신선육만을 사용해 식감과 육질이 남다르다. 수제 100%로 맛데이 만의 방식으로 염지, 저온 숙성시킨 후 명품 파우더로 만들어 속살까지 푹 베인 깊은 맛도 특징이다. 100% 식물성 기름으로 튀겨 더욱 신선하고 바삭한 튀김 맛을 느낄 수 있다.

본사가 모든 식자재를 100% 현금으로 결제해 구입, 생산하여 비교적 낮은 단가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때문에 낮은 가격으로 내놓을 수 있는 것. 또 본사에서 완제품 형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매장에서는 치킨을 튀겨 바로 소스에 버무려 내놓으면 된다. 조리에 들어가는 노동력을 줄여 인건비와 경비를 낮추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이유다.

레드오션이라 여겨지는 치킨 시장에 바비큐치킨은 퍼플오션으로 통한다. 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면 1970년대까지는 전기통닭구이, 1980~1990년대에는 후라이드 치킨과 양념치킨이 주도했다. 페리카나치킨, 이서방치킨, 처갓집치킨 등의 익숙한 브랜드가 시장을 주도했다. 치킨은 아이들의 최고의 간식이자 어른들의 술안주로 자리를 굳혀나갔다.

비비큐가 처음 사업을 시작한 것도 1995년 무렵이다. 훌랄라치킨바베큐 등 숯불에 구운 바비큐치킨도 시장의 한축으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들어 웰빙바람과 함께 오븐치킨, 숯불바베큐치킨도 함께 주목받았다. 느끼한 맛을 싫어하는 4050세대나 기름기를 쫙 뺀 치킨을 찾는 여성층에게 인기다.

숯불바베큐치킨은 후라이드치킨과 직접 경쟁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이다. 경쟁력은 바로 차별화된 맛에 있다. 치킨을 숯불과 오븐에 각각 한번 굽는 두벌구이를 채택, 열이 닭을 익힘과 동시에 코팅역할을 해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는다. 숯불에 구워내 풍미도 살아난다. 촉촉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유지하면서도 숯불향이 살아있는 이유다. 여기에 한국인 취향에 맞춘 맛있게 매운 고추장 허브 소스를 바른다. 기름기가 적고 담백해 여성고객이나 중장년층에 인기다.

게다가 캠핑문화 확산으로 바비큐치킨도 뜨고 있다. 캠핑인구가 늘어나면서 야외에서 캠핑을 즐기면서 맛본 바비큐 음식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높아져 외식 메뉴로 자연스럽게 스며들었기 때문이다.
치킨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고 유행을 타지도 않는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복잡한 조리기술을 요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교육 후 바로 실전에 들어갈 수 있고, 창업자금도 상대적으로 적게 드는 점이 매력이다. 홀과 배달매출 모두 잡을 수도 있다.

철저한 검증 필요

치킨은 한국인에게 단순한 음식이 아니다. ‘치맥(치킨+맥주)’과 ‘치느님(치킨+하느님)’이라는 신조어가 젊은층 사이에 심심치 않게 사용된다. 치킨이 문화로 자리 잡은 것. 이에 따라 치킨 시장의 차세대 주자가 어떤 아이템이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테리어나 점포 운영 방식 등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확보한 브랜드를 고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치킨전문점의 경우 프랜차이즈 형태 창업이 대부분이므로 제대로 된 가맹본사를 선택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안정적인 물류 유통 시스템을 갖췄는지, 가맹점 지원 및 관리 시스템을 갖췄는지, 창업비용이 너무 거품은 아닌지 등을 골고루 살펴봐야 한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글로벌프랜차이즈학과장(창업학 박사)는 “경쟁이 치열한 치킨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최근의 트렌드를 잘 파악하고 꾸준히 메뉴를 개발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일시적 인기를 끄는 아이템보다 오랜 시간 시장의 검증을 거친 아이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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