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년에 낸 임차보증금 제발 돌려줘”

2010.07.27 09:44:37 호수 0호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 임차인의 바람



케레스타(옛 거평프레야) 관리업체가 변경되면서 임차보증금 문제가 다시금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임차보증금은 1250여억원. (주)케이디프레야PFV와 임차인연합위원회 명의의 수익증권 도래 일도 올해 말까지다. 임차인들은 관리회사가 변경되면서 혹시나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과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인된다는불안감에 잠을 못 이루고 있다. 그러나 변경된 관리업체 역시 뚜렷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정상화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 돌려주는 것 말고는 방안이 없다는 것. 여기에 기존 관리업체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능인선원, 수익 만들어 해결 외 방안 없어
신·구 관리업체간 다툼…“나부터 먼저 해결”



케레스타 16층에는 임차인연합위원회가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현재 16층 출입은 제한적이다. 일부 임차인들이 연합위원회 사무실과 승강기 등을 점검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 배관성 임차인연합위원회 의장 축출이다.

지난 6월 공식적인 케레스타 소유회사인 (주)케이디프레야PFV는 케레스타 관리회사로 (주)프레야를 선정했다. 그리고 그동안 관리를 맡았던 (주)케레스타(대표이사 배관성)를 ‘불성실한 업무수행’을 이유로 4월30일자로 해지 통보했다.

임차인들에 따르면 “가장 문제시되는 인물이 케레스타 관리회사 대표이자 임차인연합위원회 의장인 배관성”이라며 “임차보증금을 위해서도 먼저 배 대표가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케레스타 실소유주인 능인선원측과도 의견을 일치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임차보증금, 당장 약속 못해”

이에 대해 (주)케레스타 배 대표는 “단순히 자료 보고를 하지 않았다는 사유로 일방적으로 계약해지 통보를 하는 것은 부적절한 조치”라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현재 일부 임차인과 경호를 가장한 수십명의 건달들로 인해 모든 업무가 마비되고 있는 등 명백한 위법행위가 자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2007년 설립된 (주)케이디프레야PFV는 2005년부터 케레스타에 자금을 댄 능인선원이 케레스타를 소유하기 위해 설립한 회사다. 지분 94%를 능인선원 지광스님이 보유하고 있다. 당시 임차인연합위원회 배 의장의 적극적 권유와 불교대학 건립, 운영을 위해 자금을 댄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배 의장과 능인선원과의 관계는 친밀했다는 것이 주변의 말이다. 그런데 그들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는 뭘까.

배 의장은 나승렬 전 회장으로 화살을 돌리고 있다. 배 의장의 주장에 의하면 변경된 관리업체와 능인선원측은 케레스타가 문제가 많으므로 임차보증금 수익증권을 장기미회수채권으로 만들어 부실채권화 시킨다. 1250억원을 당장 올해 말까지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케레스타 매각을 통해 채납액을 해결하고 수익까지 만든다.

하지만 배 의장은 “이러한 계획을 진행하면 능인선원이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중생을 구제한다는 수행인이 자신의 이익을 먼저 생각해 임차인들을 어렵게 하는 방법인 수익증권을 장기채권으로 전환하면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국 능인선원측이 비판을 뒤집어쓰고, 케레스타는 제3자나 나승렬에게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한 사례로 지난 2005년 나 전 회장의 자금관리인으로 추정되는 KD인베스트먼트의 문홍성 대표의 주식 인수를 들었다.

이에 대해 능인선원측 관계자는 “나승렬 전 회장과는 연관성이 없다”고 일축하고 “배관성 의장이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갖가지 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능인선원측은 관리회사를 변경하고 케레스타 정상화에 올인한 모습이다. 3000억원대의 PF 대출금액과 1250억원의 임차보증금 등으로 매각도 쉽지 않다. 따라서 정상화를 통해 수익을 만들고 임차보증금과 PF 대출금을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능인선원측 관계자는 “현재 대형 유통업체나 음식백화점 등과 접촉을 통해 입주를 모색하고 있다”며 “정상화가 빠르게 이루어진다면 임차보증금부터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케레스타는 현재 공실율이 60%를 넘는다.

기존 관리업체 배 대표와의 불화에 대해서는 “더 이상 배 대표에게 맡겼다가는 안되겠다는 인식이 커져 능인선원측에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인수인계 과정은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되고 있다. 배 대표는 최근 능인선원측에 임차보증금 수익증권 처리에 대한 방안 제시, 관리회사 미지급 관리비 전액(약 70억원) 완납, 제소된 모든 관련사건 선취하 등 5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능인선원측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지금까지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도 보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능인선원측 관계자는 “케레스타 입주 업체 중 사우나는 배 대표의 부인 명의로 되어 있다”며 “보증금의 일부만 내고 월 임대료도 납부하지 않은 채 3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납된 월 임대료만 20억원이 넘는다는 것이다. 또한 3개층을 사용하고 있는 호텔도 보증금의 50% 넘는 금액을 보증증권으로 받고 입금 처리가 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대응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같은 관리업체와 소유자간의 다툼 가운데 임차인들의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임차인들의 요구사항은 임차보증금 반환 단 하나다. 1993년에 납부한 임차보증금을 물가 상승이나 이자 등에 관계없이 원금만 돌려달라는 소박한 바람이다.

배관성·능인선원 “너 때문에”

케레스타 임차인들은 믿음을 잃었다고 말한다. 10여년 동안 믿고 맡겼던 배 대표에 대한 배신감과 능인선원측의 무성의가 원인이라는 것.


한편 일부 임차인들은 KD인베스트먼트의 문 대표가 능인선원과 민사소송을 진행한 것과 문 대표가 능인선원 지광스님 명의의 화성시 팔탄면 해창리 일대 땅을 채권최고액 76억8000만원으로 근저당을 설정한 것에 대한 배경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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