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시스 막가는 영업 행태 고발

2015.06.01 10:22:09 호수 0호

제품은 불량 A/S는 엉터리

[일요시사 경제2팀] 이창근 기자 = 가구회사 퍼시스의 주력 브랜드 ‘일룸’은 가격이 꽤 높은 브랜드다. 주문한다고 바로 배송되지도 않는다. 고객 주문이 생기면 그 때부터 제작에 들어가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높은 가격을 상쇄할 만한 품질을 지향해 왔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품질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게 일룸의 모토다. 그런데 모토는 어디까지나 모토일 뿐, 실제는 전혀 달랐다. 

 


3개월 전 서울 목동에 사는 학원 강사 윤모(42·여)씨는 이사를 하면서 친오빠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경상도에 사는 오빠가 잘 아는 대리점을 통해 일룸의 가구를 구매해 보내준 것이다. AV 거실장, 화장대 세트, 5단 서랍장과 테이블 등 190만원 상당의 가구들이다. 주문이 밀려서인지 2월 중순에 구매한 가구는 한 달이 지나서야 윤씨의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윤씨의 악몽이 시작됐다. 
 
거짓말, 거짓말…
 
한 달 만에 도착한 가구는 문제가 많았다. AV 거실장은 접착이 잘 안 돼서 아래는 붙고 위는 들떠서 모양이 안 났다. ‘이런 게 60만원이라고?’ 온라인 쇼핑 검색만 해봐도 20만∼30만원 가격대의 거실장이 수두룩한데 왜 60만원이나 주고 이런 제품을 사 보냈는지 납득이 안 갔다. 
 
화장대 세트는 더 가관이었다. 화장대 의자는 파란색 부분이 흰 분필 가루 같은 것으로 오염되어 있었고, 화장대 서랍 역시 원목 부분에 마치 곰팡이가 핀 것처럼 보이는 자국이 선명했다. 접착제 작업의 뒤처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검수를 하는 거야, 안 하는 거야?’ 배달된 일룸 제품에 실망을 느꼈다. 가격 대비 턱없이 낮은 제품의 완성도였던 것. 하이그로시로 코팅된 부분도 문제가 있었다. 서랍 모서리가 깨져있고 그 아래로 검은 고무를 문지른 것 같은 흔적이 도드라졌다. 새 화장대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였다. 이밖에도 소소한 문제들이 많았다. 
 
윤씨가 배달 온 일룸의 설치기사에게 불만을 제기한 것은 당연했다. 또한 설치기사도 제품에 문제가 있음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내일이나 모래 쯤 교환 건으로 전화가 올 것”이라고 했다. 새로 화장대를 제작해서 교환해 주겠다는 약속을 남긴 것이다. 


선물받은 일룸 가구들 하자 상태로 배달
교환 요구에 일주일 넘도록 감감무소식
 
그러나 설치기사의 말과 달리 제품 교환과 관련된 전화는 오지 않았다. 일주일이 넘도록 전화를 기다리던 윤씨는 직접 일룸 본사에 전화를 걸었다. 그제서야 “주문이 생기면 제작에 들어가기 때문에 제품 검수까지 고려하면 보름 정도 시간이 소요 된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2주 정도 소요될 것을 알았다면 불편하지 않았을 일이다. 
 
 
“일룸은 소비자를 하나도 생각해 주지 않아요. 어쩌다가 잘못된 불량품이 배송될 수도 있죠. 그래도 내일이나 모래 알려준다던 처리결과를 소비자가 직접 알아보게 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요?”
 
그로부터 보름 뒤, 설치기사가 새 화장대를 가져왔다. 그러나 설치를 위해 포장을 뜯어보니 새로 가져온 화장대도 문제가 많았다. 오히려 기존에 있던 것보다 하자 정도가 심했다. 화장대 교환 때문에 학원수업도 나가지 못한 윤씨로서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리고 그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몇 번이나 반복됐고 윤씨가 학원수업을 나가지 못한 날도 많아졌다. 급기야 윤씨는 “화장대를 다섯 개 제작했는데, 다 이런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머리를 긁는 설치기사에게 “차라리 환불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오빠에게 받은 선물이지만 화장대 문제로 더 이상 신경 쓰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환불 요구도 원할이 진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윤씨를 신경쇠약 직전까지 몰고 갔다. 환불 처리를 맡은 일룸의 담당과장이 차일피일 환불을 미루더니 급기야 연락조차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어쩌다 연결이 되면 “외근 중이니 두 시간 안에 전화하겠다”며 시간을 벌더니 나중에는 “회의 후, 결과를 알려 주겠다”는 문자만 보내왔다. 환불 실랑이가 시작된 지 한 달이 넘어가자 윤씨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담당과장에게 “회사 책임자를 연결해 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문제 많은 가구
형편없는 서비스
소비자 만만하나?
 
그러자 담당과장은 “어렵게 (환불에 대한)결재를 받았다. 내 통장으로 돈을 받아서 입금하겠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전화도 연결됐다. 담당과장은 “지금 외부에 나와 있으니 30분 안으로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내일까지 입금하겠다”고 시작한 거짓말은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오늘은 꼭”이라는 기만전술로 이어졌을 뿐이다.    
 

“거실장이며, 화장대 같은 제품이 불량인 것까지는 이해할 수 있죠. 품질 대비 가격이 비싼 것도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숱한 거짓말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은 정말 납득할 수 없습니다.”
 
윤씨의 억울함은 퍼시스그룹에게도 전달됐다. ‘일룸’ ‘SIDIZ’등의 브랜드를 총괄하는 퍼시스그룹 홍보 담당자와 연락이 닿은 것이다.
 
“일단 상황부터 파악해 보겠다”던 퍼시스 관계자는 며칠 뒤, “결재한 사람(윤씨 오빠)과 선물 받은 사람(윤씨) 가운데 누구에게 환불을 해줘야 하는지에 대한 법률적 판단 때문에 시간이 소요된 것 같다”는 해명을 보내왔다.
 
 
일룸 담당자가 차일피일 시간을 끌고, 반복되는 거짓말로 소비자를 기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부 직원의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퍼시스 측은 “전 직원의 고객서비스를 개선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약속을 내놓고 있지만 이를 신뢰할 수 있을 지는 별개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일부 직원 잘못?
 
“매번 하자 있는 불량 제품이 배달돼서 환불을 요구했을 뿐입니다. 그것을 몇 달씩 질질 끌더니 이제 와서 상품권 몇 장 내놓고 합의서를 써 달라고 하는 것은 브랜드 있는 회사가 할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고객 한 명 한 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기업이 어떻게 건실한 브랜드를 구축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manchoice@ilyosi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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