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

2015.01.12 10:19:06 호수 0호

세르주 알리 외 저 /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 1만9800원

좌파가 집권할 수 있을까? 우리 사회에선 아직 꿈같은 이야기지만, 지구촌 곳곳에 진보정치를 천명한 좌파정권들이 당당히 들어서고, 또 사라졌다가 다시 출현하고 있다. 진보좌파 세력이 어느 국가에선 민주주의라는 제도적 절차를 거쳐 집권하고, 또 어느 국가에선 피와 눈물의 혹독한 대가를 치르며 정권을 잡는다.
우리가 아직 순전한 진보좌파정권을 맞이하지 못한 것은 아직도 흘려야 할 피와 눈물이 남아서일까? 아니면 우파정권의 철벽을 뛰어넘을 만큼 좌파의 역량이 부족해서일까? 혹자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빨간 색을 덧칠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선 우파의 한 분파(어쩌면 중도 우파?)이지 순전한 진보좌파라고 말할 순 없다.
그런 점에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가 내놓는 <좌파가 알아야 할 것들>은 갈림길에 처한 한국 좌파나, 방향성을 잃은 대중에게 적지 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이 책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프랑스판이 발행하는 격
월간지 <마니에르 드 부아(Manière de voir)> 124호의 <집권좌파의 역사(L’histoire des gauches au pouvoir)>를 기본 텍스트로 삼았으며, 이 주제와 관련한 한국 학자들의 글을 추가해 문맥의 상관성을 담아내고자 했다.
저명한 외국 필진 27명과 국내 필진 6명의 글 34편을 담은 이 책은 진보정치를 향한 인류의 거대한 희망과 그 희망을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좌절, 새로운 진보정치의 재시도, 그리고 한국 진보정치의 시련과 도전을 다루고 있다.
필자들이 무엇보다도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집권 중이거나 집권을 준비 중인 좌파세력의 다원적 체제다. 그리고 첫 번째 전제가 있는데 그것은 변화와 개혁을 잘 이끌기 위해서 집권은 필요조건일 뿐이지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 책의 1부 ‘거대한 희망을 품었다’에서는 세계 진보정치사에 굵직한 족적을 파리코뮌을 비롯, 전후 서구 최초의 좌파정권을 수립한 프랑스사회당의 국제주의, 아프리카, 중남미, 미국 진보정치의 투쟁과 희망을 조망한다.
2부 ‘다양한 얼굴의 좌파주의’에서는 북유럽의 예외적인 사회모델을 비롯해 포르투갈의 카네이션 혁명, 프랑스 코뮌들의 직접민주주의 시도 그리고 베네수엘라, 서유럽의 에콰도르,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들의 선구적 진보정치 실험을 소개한다.
3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는 진보정치의 좌절을 보여주는데, 프랑스 좌파정권의 궤도이탈, 스페인 사회당과 영국 노동당의 탈선, 그리스와 이탈리아 좌파정치의 실종, 그리고 진보좌파정치의 시련과 좌절을 진단한다.
4부 ‘그럼에도 불구하고, 좌파는 꿈꾼다’에서는 기본소득제 도입의 현실성과 미국 진보정치의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진보적 정치 공동체의 등장, 폴라니 사상의 재발견 등을 조망한다.
마지막 5부에서는 신자유주의적 정치체제에 포획된 한국 진보정치의 갈림길과 새로운 탐색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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