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힌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 왜?

2014.06.16 10:55:11 호수 0호

큰소리 ‘뻥뻥’ 치더니… 꿀 먹은 벙어리 신세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국내 최고의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



지난3월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이 매출액 1000억원 달성 비전을 선포하며 했던 말이다. 그렇게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외쳤던 최 회장이 최근 자승자박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매출 1000억원 달성은 커녕 최 회장의 신념마저 무너지는 모습이다.

최광은 멕시카나 회장이 ‘갑의 횡포’ 논란에 휩싸였다. 전·현직 멕시카나 가맹점주들이 본사의 부당한 가맹사업 거래행위와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서를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점주들과의 상생 약속이 깨지면서 최 회장의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상생하자더니…

최 회장은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를 이끌어온 창업주다. 최 회장이 처음 치킨집을 시작한 것은 1985년 경북 안동의 허름한 동네에서였다. 최 회장 부부가 직접 개발한 양념치킨이 인기를 얻으면서, 매장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프랜차이즈에 대한 인식이 희박하던 시절 소스 및 닭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매장은 점차 늘어나기 시작했다. 최 회장은 1989년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했다.

최 회장은 20년이 넘는 노하우를 통해 멕시카나 치킨의 창업주로 대표이사직을 맡아 1000여개가 넘는 가맹점을 운영했다. 1세대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때도 최 회장은 멕시카나의 매출을 꾸준히 성장시켰다. 중기청 인증 프랜차이즈 우수브랜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가맹점주와 상생하고자 했던 최 회장의 가치관 덕분이었다. 창업주인만큼 최 회장은 가맹점주의 입장을 반영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는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슬로건을 멕시카나에 내걸기도 했다. 신념에 따라 그는 매월 발생하는 모든 이벤트 및 행사시 본사에서 홍보비 50%를 적극 지원했다.

그는 가맹점주로부터 가맹비와 교육비, 로얄티, PC사용료, 개설마진 등을 전혀 받지 않으며 ‘5無 창업’을 실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최 회장의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 경영은 점주들을 끌어 모았고 차별화 경영비법으로 이어졌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최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동반성장으로 멕시카나의 기반을 견실히 다졌다. 

지난 2010년 대표이사에서 회장으로 선임될 때도 그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외쳤다. 당시 최 회장은 취임식에서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기 위해 전문경영인을 CEO로 선임하고 내부 시스템을 보강해 더 효율적인 멕시카나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지나온 시간만큼이나 앞으로도 신뢰를 잃지 않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최 회장은 가맹점주와의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지켜왔다.

이후에도 멕시카나는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갔고, 최 회장은 공격적인 비전을 꿈꾸기 시작했다. 2020년까지 1000억원 달성이라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한 것이다. 장수기업으로서의 노하우를 살려 프랜차이즈 기업의 선두주자가 되겠다는 최 회장의 중장기 비전이었다.

회장 타이틀 달고 1000억 달성 선언
갈 길 바쁜데…크고 작은 악재 돌발
가맹점들에 ‘갑질’논란 휘말려 곤욕

그런데 2012년부터 최 회장과 가맹점주들과의 관계는 틀어지기 시작했다. 최 회장의 동반성장 신념이 엇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최 회장과 가맹점주들과의 갈등은 지난해부터 불거졌다. 지난해 멕시카나치킨 전·현직 가맹점주들이 모인 전국가맹점협의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최광은 회장은 이중청구한 임가공비 660원을 반환하라”고 불공정피해에 대한 시정을 촉구했다.

당시 협의회는 멕시카나의 불공정행위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가맹점주 협의회가 공정위에 제출한 신고서에 따르면 멕시카나 본사는 2013년 1월부터 육계(닭) 공급업체를 바꿨다. 닭을 숙성시키는 공정을 변경하면서 가맹점주들은 임가공비 명목으로 (주)명가(절단 포장업체)에 한 마리당 660원씩을 추가로 지급해야 했다. 임가공비는 올랐지만 오히려 닭의 품질은 떨어져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공급 업체가 바뀐 후 닭에서 머리카락이나 파리 등 불순물이 발견되거나, 가공 과정에서 뼈가 부러지고 피멍이 든 닭이 공급되는 경우가 현저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맹점주들은 이처럼 품질이 저하되자 고객 클레임 건수가 1년에 2∼3건에서 하루에 2∼3건으로 늘고 한달 수입이 100만원에서 200만원 가량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가맹점주들은 멕시카나와 가맹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브랜드의 치킨집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그러나 멕시카나는 2년으로 정한 가맹계약을 해지했다는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해 이들에게 잔여 가맹계약 기간 동안의 로열티를 손해배상으로 요구했다.

이밖에도 2012년 멕시카나는 한 달에 치킨 1만마리를 팔자는 ‘만수클럽’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가맹점에 공격적 영업 전략을 권유해 손해를 끼쳤다. 처음에는 손해가 나는 것 같지만 나중에는 큰 이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멕시카나 측의 설명이었다.

그러나 ‘한달에 치킨 만마리 판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가맹점들은 몇개월 동안 할인 판매에 따른 손해를 부담해야 했다. 정작, 멕시카나는 닭고기 공급량이 늘어남에 따라 이득을 챙겼다.

이후 멕시카나와 가맹점주들과의 공방전이 시작됐다.

지난 4월 협의회는 서울 송파구 송파동 멕시카나 본사 앞에서 ‘멕시카나 치킨프랜차이즈 전·현직 가맹점주에 대한 불공정피해 시정 촉구 중소상인-시민사회 1차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협의회는 이날 “멕시카나치킨 본사는 불량원재료 공급에 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부당한 육계가공비에 대한 명확하게 해명하라”며 “일방적 인상안에 대해서도 보상하라”고 촉구했다. 또 가맹계약을 해지한 가맹점주들에 대한 부당한 영업간섭을 중단하고 사죄할 것을 주장했다.

허위사실 일축

이러한 가맹점주들의 주장에 멕시카나 측은 반박자료를 냈다.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가맹점주들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멕시카나 측은 자료에서 “일부 극소수 폐점한 가맹점주들의 소송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매우 불순한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본사와 소송이 걸린 몇 명의 점주가 일방적으로 가맹본부를 문제삼아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가맹점주들이 사태 무마를 명목으로 합의금을 요구한 것이라며 납득하기 힘든 행태라는 부연이다. 지속되는 멕시카나의 ‘갑의 횡포’ 논란에 상생을 다짐했던 최 회장의 신념은 돌이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심한’ 멕시카나는?

17년 전통의 치킨 전문점 멕시카나는 전국에 1000여개의 매장을 둔 업계 ‘빅4’ 치킨 브랜드 중 하나다. 멕시카나는 체계적으로 서울·경기 시장을 관리하고 폭넓은 영업권을 보장해 가맹점주들에게서 관심을 끌었다. 특히 기존 메이저 업체에서 볼 수 없었던 영업권 및 가맹점 위치 선택권 등을 보장, 더욱 좋은 조건에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워왔다. 또 초보자라도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본사와 직영점이 연계된 품질 매뉴얼 교육을 진행했다.

그동안 국내 최대의 닭고기 생산업체 하림과 손잡고 원료부터 다른 닭을 공급하려 노력했었다. 그런데 육계 생산업체를 바꾸면서 멕시카나와 가맹점주의 관계는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치달았다. <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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