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발 병풍’에 연예인들 숨죽인 사연

2009.09.29 10:03:59 호수 0호

이름 석 자 보일라 꼭꼭 숨어라!

신종 병역비리 수사에 일부 연예인들의 실명이 거론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어깨탈골 병역비리 수사가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이른바 환자 바꿔치기 병역비리와 관련해 체포한 또 다른 브로커가 “모 연예인 매니저로부터 병역 연기를 의뢰받았다”고 진술해 연예인 병역비리 파장이 커질 전망이다. 연예인들이 또다시 돈을 주고 병역관련 청탁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이들에 대한 특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병역비리 사건에 일부 연예인 실명 거론 파란 예고
‘어깨 탈골’ ‘환자 바꿔치기’ 등 갈수록 수법도 다양

최근 경찰은 일명 환자 바꿔치기의 병역비리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브로커 C씨가 유명 가수 A씨의 이름을 적은 메모지를 발견해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연예인의 실명이 거론됐다는 점에서 또 한 번 파란이 예고됐다. 환자 바꿔치기는 신부전증 환자를 의뢰자 대신 입원시켜 의뢰자의 신체검사 판정 등급을 낮게 받는 수법.



가수 A씨 “맹세코 결백”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명 가수 A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쪽지를 직접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브로커 C씨를 21일 소환했다. C씨는 경찰조사에서 “해당 가수의 매니저가 전화로 입영 연기를 문의하기에 메모지에 신상을 기록해 뒀지만 실제 거래를 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가수 A씨가 C씨를 통해 병역 감면을 받거나 입대를 연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가수 A씨 소속사 측은 이에 대해 “제대한 지 한참 지난 시점이고 끊임없는 의혹 제기에 재검까지 받은 몸”이라며 “맹세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경찰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있는 브로커 Y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가수 A씨의 신상정보가 담긴 쪽지를 발견했으나 이 쪽지는 Y씨가 아닌 또 다른 브로커 C씨가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경찰이 어깨 탈구 수술로 인한 병역 비리 수사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대상자 204명 중 일부 연예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깨 탈구 수술은 병역을 기피하기 위해 자주 악용되는 수법이다. 일단 수술만으로도 4급 진단을 받을 수 있으며 재수술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5급으로 면제도 가능하다.

이들은 서울 강남의 병원에서 어깨 탈구 수술을 받은 후 병역 감면 또는 면제 판정을 받거나 고의로 신체를 훼손해 병역기피 수술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정형외과에서 압수한 자료 등을 토대로 이들이 멀쩡한 신체를 수술하게 된 동기와 과정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고의로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A정형외과에서 압수한 MRI 사진을 전문기관에 감정 의뢰했다. 경찰은 또 이들이 다른 병원에서 찍은 MRI 사진과 차트를 확보해 A정형외과에서 압수한 자료와 비교작업을 하고 있다.

몇몇 연예인들 중에는 습관성 어깨 탈구로 병역이 면제되거나 낮은 신체등급 판정을 받은 전례가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때문에 연예계는 일부 연예인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경찰은 서울 강남 지역에 사는 대상자들로 수사가 확대되면 사회 지도층 인사의 자녀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다수 적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사실 병역비리는 연예계의 고질병이다. 가수 이재진은 2006년 여의도에 위치한 게임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분류, 대체 복무했다. 하지만 연예인 병역특례비리조사에서 부실 복무 혐의를 받고 재입대했다.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한 싸이도 병역특례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했지만 지정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현역으로 복무했다. 한재석, 장혁 등도 병역비리에 연루되면서 다시 현역으로 군대에 입대해야했다.

한 연예관계자는 “비리와 부정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다시 버젓이 활동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법적·도덕적 관념 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다시 활동해서 인기를 얻으니까 다른 연예인들도 이런 비리를 큰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 공인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팬들 앞에서도 당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여파 오래갈 듯

그는 이어 “얼마 전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관련 사건에 이어 또 한 번 병역비리 수사가 이뤄지면서 연예계가 술렁이고 있다. 만약 연예인들이 또 신종 병역비리에까지 연루된다면 그 여파는 오래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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