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MZ 정치 고관여층’이 늘어났다. 이제는 팬덤 정치의 시대다. 자신의 팬덤을 만족시키기 위해 정치인의 목소리는 커지고 입은 거칠어졌다. ‘젊은 정치’의 대표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세대 간의 화합·협력·공존의 재구성과 ‘선을 넘지 않는 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동학 전 최고위원은 2011년 경기도 대학생 위원장을 시작으로 본격 정치에 입문했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 체제에서 청년 최고위원으로 임명됐으며 지금은 여의도에서 한발 물러나 정치 쇄신에 힘쓰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일요시사>와 만나 팬덤 정치가 가져온 새로운 흐름을 짚었다. 여의도에 첫발을 뗄 때부터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과제를 마주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이를 해결하고 싶었다”는 이 전 최고위원은 그 해법으로 정치를 꼽았다. 다음은 이 전 최고위원과의 일문일답.
-윤석열정부 탄핵 정국 당시 많은 젊은이가 거리로 나왔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청년 정치 고관여층이 늘어났다는 해석이 나오는데, 어떻게 보셨나?
▲두 개의 축이 있다. 하나는 젠더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이다. 청년들은 자신의 권리가 침해당하거나 부당하다고 느꼈을 때 즉각 목소리를 낸다. 인구 소멸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연금과 복지 문제가 두드러졌고, 이에 불안을 호소하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가 정치의 언어로 표출된 것이다.
정치권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세대 간의 화합과 협력, 공존을 다시 설계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청년층이 정치에 대거 유입되면서 정치 문화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평이다. 그중에서도 팬덤은 정치와 뗄 수 없는 오래된 관계인데,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등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팬덤 정치에 어떤 변화가 있다고 보시나?
▲본질은 그대로지만 정보와 소통 면에서 창구가 많아졌다. 최근에는 유튜브 시장이 크게 활성화됐다. 온라인을 기반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현상은 과거와 비교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본다. 이로 인해 생기는 변화도 있다. 정치인이 이상과 현실에서 갈등하게 된다는 점이다.
정치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유권자의 표를 얻는 일인데,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것, 또는 이상적인 것과 끊임없이 타협해야 한다. 소신과 가치만으로 정치를 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
불확실 시대 ‘사이다’ 찾는 MZ
팬덤 굴리는 ‘핵심’ 연료는?
-팬덤을 형성하는 조건과, 이를 움직이는 연료는 무엇일까?
▲자극적인 주장과 이보다 더 센 주장, 그리고 상대를 적대적으로 규정하는 언어다. 상대를 적으로 돌리면 (우리 편이) 더 세게 뭉친다. 그럴수록 타협의 여지는 크게 줄어든다. 유권자나 특정 유튜브 채널 팔로워가 서로 싸울 수 있지만, 정치인의 언어가 적대적인 방향으로 가면 타협의 여지가 사라진다. 윗단이 싸우면 아랫단도 사생결단으로 싸운다.
-결국 지지자에게 정치 효능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핵심인 것 같다.
▲모든 언어와 모든 주장이 참인 건 아니다.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듯이 이민자, 노인, 약자 등 혐오는 철저하게 비판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사이다”라고 동조하면 우리가 그동안 합의해 온 인간적인 예의를 해치는 흉기가 된다. 혐오를 단절하지 못하면 사회가 위험한 쪽으로 향한다.
-‘이준석-펨코’ ‘정청래-딴지일보’ 등 각 정치인이 자주 사용하는 커뮤니티가 있다. 바람직한 현상인가? 정치인과 커뮤니티의 이상적인 관계를 설명한다면?
▲정치인과 커뮤니티의 결합은 불가피하다. 왜 정치인이 선거 때마다 시장에 가겠는가? 대중에게 나를 노출시켜야 표를 얻는다. 온라인으로 따지면 커뮤니티가 시장인 셈이다. 다만 원칙은 확고해야 한다. (커뮤니티 사용자 등이) 선을 넘어가려는 흐름이 보일 때 정치인이 이를 끊어줘야 한다.
명확한 기준과 선을 갖고 정치를 하면 좋겠다. 지금은 자신과 생각이 다르면 그거를 설득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 틈바구니로 들어가 끌려가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통령의 새로운 지지층을 뜻하는 ‘뉴이재명’은 어떻게 보시나?
▲이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내걸었다. 실용이란 진보와 보수를 잘 아우르는 것으로 이를 지지하는 뉴이재명 현상은 긍정적인 시그널로 읽힌다.
커뮤니티 상주하는 의원들
“여기가 온라인 재래시장”
그동안 우리는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이거는 안 하겠지” “이런 정책은 못하겠지” 등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재명정부는 진보 정부임에도 불구하고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성장 정책과 시장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진보 대통령의 기대치를 이 대통령이 뛰어넘고 있다.
그런 면에서 뉴이재명은 대통령이 지지층을 확장하고 표를 더 얻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뉴이재명을 ‘올드 이재명’ 등 기존 지지층과 대립하는 구도로 두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그럼에도 뉴이재명의 등장 이후 지지층은 물론 당 내부까지 갈등이 일어날 조짐이 보인다.
▲권력은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권력이라는 이름의 힘은 자꾸만 이동한다. 끊임없이 분열하고 통합하는 사이클을 겪는 게 정치다. 지금 민주당이 분열하면 누가 이득을 보나? 쉽게 생각하면 답이 나오는 문제다. 이견을 드러내는 것은 좋다. 거듭해서 강조하지만 선과 원칙은 지키면서 싸우자. 그러면 민주당의 재집권은 어렵지 않다고 본다.
-끝으로 국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민의힘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하는데 타협 대상 자체가 망가졌다 보니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못한다. 이정부 출범 이후 많은 것들이 빠르게 실행되는 만큼 국회가 적기에 이를 뒷받침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또 하나는 개헌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개헌 논의를 잘 조율하고 있는데 이번에야 말로 매듭을 지었으면 좋겠다. 무조건 반대할 게 아니라 타협할 수 있는 부분을 개헌으로 통과시킴으로써 “우리나라도 개헌을 할 수 있구나”라는 인식을 국민에게 줘야 한다. 개헌을 반드시 성공시켜 국민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기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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