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5인5색 공천 전쟁

2026.03.09 14:45:09 호수 1574호

본선만 가면 따 놓은 당상?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 지역에 걸쳐 후보들이 선거판을 달구면서 지방선거가 ‘미니 총선’급으로 판이 커졌다. 대한민국 인구의 약 5분의 1이 거주하는 서울시가 단연 눈에 띈다. 모두가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가운데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5인을 분석해 봤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는 김영배·김형남·박주민·전현희·정원오(가나다순) 예비후보가 서울시장 후보로 경쟁을 벌인다. 민주당에서 처음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박홍근 의원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돼 예비 경선은 5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첫 판부터
프레임 싸움

민주당은 오는 28일 예비 경선을 치를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한 뒤 본 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한다. 예비 경선의 경우 권리당원 투표 100%로 진행되면서 당내 조직력이 승패를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민주 진영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후보의 장단점과 특징을 정리하는 등 분석에 나섰다. 후보들 역시 첫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저마다 강점을 어필했다.

먼저 김영배 후보는 민선 5·6기 성북구청장을 역임한 인물로 2010년 서울에서 최초로 친환경 무상급식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반대하면서 마찰이 생겼고, 이후 무상급식이 전국적으로 시행되면서 오 시장에게 뼈아픈 과오를 안겼다.


이번에도 김영배 후보는 서울 전역의 먹거리 돌봄을 기반으로 한 ‘친환경 무상급식’과 ‘하루 한 끼, 서울 밥상’을 정책으로 제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4일 김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무상급식은 단지 한 끼의 급식이 아닌 아이들의 건강권을 지키며 학부모의 부담을 덜고 지역 농가와 상생하는 ‘도시 먹거리 복지 모델’이었다”며 “그 경험을 서울 전체로 확장·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환경 무상급식의 시작을 열었던 저 김영배가 서울에서 ‘하루 한 끼, 서울 밥상’을 완성하겠다”며 ▲방학 중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경로당 주 5일 급식 ▲서울 먹거리 돌봄의 종합 지원 체계 구축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영배 후보는 성북구청장을 두 번이나 연임하는 등 행정력은 검증됐지만,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친문(친 문재인)’으로 알려진 만큼 당심 100%가 적용되는 예비 경선을 통과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친문, 친명(친 이재명), 뉴이재명(새로 유입된 이재명 대통령 지지층) 등 계파로 사람을 나누면 지방선거에 제대로 된 후보를 내보낼 수 없다”면서도 “당심에 자신의 정치 운명을 걸어야 한다. 당원도 후보의 계파가 아닌 공약과 실행 능력에 집중해야 분란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당심 100%’ 5파전 예비 경선
젊은 피부터 구청장까지 올인
첫 번째 관문 넘을 3인 누구?

예비후보 사이 유독 앳된 얼굴도 눈에 띈다. 최연소 도전자인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국장이다. 김형남 후보는 1989년생(36세)으로 2016년 군대를 제대한 뒤 군인권센터에서 활동했으며 22대 총선 당시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에서 국민참여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김형남 후보는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들의 삶의 질 상승에 방점을 찍었다. 공약으로는 ▲30대 내 집 마련 주도권 확보 ▲생활비 주도권 확보 ▲일하는 시민의 ‘내일 도약 주도권’ 확보 등을 내세웠다.

김형남 후보는 “30대가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서울, 열심히 번 돈이 내 통장에 쌓이는 서울, 잘하는 일로 잘살 수 있는 서울은 가능하다”며 “잃어버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건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아는 시장이다. 김형남과 함께 서울의 세대교체를 시작하자”고 포부를 밝혔다.

젊고 역동적인 청년 정치인 이미지를 부각하며 서울에 거주하는 젊은 층 표심을 겨냥했지만 행정 경험이 전무한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힌다. 당내 기반 세력이 약할뿐더러 쟁쟁한 중진 후보들과 맞서야 하는 점 역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통상 ‘얼굴 알리기용 출마’라는 비판이 뒤따른다. 회의적인 시선이 따라붙지만 청년 정치인들은 그의 도전에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김지수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은 2024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해 2%대를 득표한 인물로, 김형남 후보의 공약에 대해 “당찬 포부는 허공의 구호가 아닌 우리가 반드시 붙잡아야 할 질문”이라며 “한 사람의 도전이 파도가 될 때 세상은 바뀐다”고 말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투사’ 이미지의 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전현희 의원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두 사람 모두 당내 지지 기반이 뚜렷하고, 일선에서 내란 세력과 맞선 만큼 당원들 사이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강남 노리는
강경 투사들

박주민 후보는 두 번째 서울시장 도전에 나섰다. 그는 ‘을지로위원회(을 지키기 민생실천위원 회의)’ 위원장을 맡아 각종 민생 법안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오 시장과 강한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알렸다.

박주민 후보는 주거 안정, 돌봄 안전망 구축, 사각지대 없는 교통 시스템 등 다방면에서 공약을 제시했다. 최근에는 오 시장의 트레이드마크인 한강 버스를 비판하며 혼잡도가 높은 9호선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박주민 후보는 한 라디오를 통해 한강 버스가 “운영 실태를 점검해 보니 수익이 서울시 예상보다 터무니없이 적었다. 대중교통으로서의 기본 기능조차 갖추지 못했는데 안전성도 문제고 수익성도 낮다”며 “계속해서 예산을 쏟아부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업을 무리하게 끌고 가느니 차라리 백지화하고 그 예산을 9호선 증량에 쓰겠다”며 “9호선 플랫폼과 궤도는 이미 8량 기준으로 완공된 상태다. 약간의 공사만 거치면 현재 6량 열차를 8량으로 운행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후보는 2016년 민주당 험지인 강남을에 이어 2024년 중구·성동구 갑에 당선된 이력을 무기로 삼았다. 민주당 출신으로 한강 벨트 지역에 깃발을 꽂은 만큼 “강남과 강북을 아우르는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전현희 후보는 여성 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전현희 후보는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서울 여성 핵심추진정책’을 발표하며 “서울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다. 여성의 삶이 바뀌어야 서울이 바뀌고, 서울이 바뀌어야 대한민국의 기준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현희 후보는 공약으로 ▲권역별 서울형 공공 산후조리원 신설 ▲12~26세 남녀 대상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 접종 ▲여성 월경권 보장 ▲여성 AI교육 바우처 도입 등을 제시했다.

중도 확장에 유리한 입지를 차지했으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 해체 공약에 뒷다리를 잡힐지 이목이 쏠린다.

앞서 전현희 후보는 “DDP를 해체한 뒤 7만석 규모 아레나 시설을 세운 뒤 그 일대를 서울 관광특구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는데, 충분한 숙의가 없었던 탓에 민주당 지지층에서 조차 “DDP 자리에 녹지나 돔구장을 조성하자”는 주장과 “돈을 들여 철거할 필요가 있냐”는 반론이 맞붙었다.

베일 속
낯선 존재감

국민의힘에서는 “오 시장을 무조건 흠집 내 지방선거에서 표를 얻겠다는 가치와 철학 없는 주장 앞에 참담하다”고 지적했다. DDP 해체는 정원오 후보도 주장한 만큼 서울의 랜드마크가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로 자리잡았다.

박주민·전현희 후보 둘 중 한 명이 본선에 진출할 경우 중도층 표심이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두 사람 모두 강경 성향인 만큼 반대 진영이 결집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두 후보 모두 이념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에 나섰지만 부동산과 세금 등 각종 경제 정책에서 실점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추후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그에 따른 지지율이 후보들의 경제 정책과 연동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 대통령의 언급으로 급부상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정원오 후보는 지난 4일 “12년간의 구정을 마무리한다”며 구청장직에서 퇴임했다.

각종 여론조사 수치로 봤을 때 가장 유력한 후보이나 이미 민주당을 꽉 잡고 있는 중진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었다는 평을 받지만 정원오 후보는 전국에 분포한 민주당원보다 성동구 주민과의 친밀감이 더욱 두텁기 때문이다.

관련해 정원오 후보는 MBC 라디오에서 ‘경선에 자신이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일단 자신이 있으니까 출마했다”면서도 “모든 선거는 어렵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어서 매일매일 잘 준비해서 가야 한다”고 답했다.

‘권리당원의 표심을 좌우할 요소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이번 선거는 내란을 종식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며 “‘누가 승리할 수 있겠느냐’가 첫 번째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장의 임기가 대통령의 임기랑 똑같다. 임기 내내 대통령과 호흡을 잘 맞춰서 일을 누가 잘할 거냐, 그래서 ‘일을 잘할 사람’이 두 번째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강벨트 탈환할 ‘필승 카드’ 고심
‘이념’ 벗어나 ‘정책’으로 승부수

다만 국민의힘이 어떤 약점을 파고들지 불확실하다는 게 위험 요소로 꼽힌다. 앞서 다른 후보들은 오랜 기간 의정활동을 거치며 각종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정원오 후보를 언급하자 국민의힘은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30년 전 폭행 사건을 꺼내 여론 흔들기에 나섰다.

당시 정원오 후보는 폭행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그는 “30년 전 당시 민주자유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 비서관과 5·18 민주화운동에 대한 인식 차이로 다툼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해당 비서관과 경찰관께 피해를 드린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불구속 입건 후 벌금으로 종결됐다. 사건 직후 당사자들께도 사과드리고 용서 받았으며 화해로 마무리됐다”며 “이 일을 제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며 지금까지도 당시의 미숙함을 반성하는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VS 정원오’ 양자구도 여론조사가 급증하자 이번에는 농지법 위반 논란이 불거졌다.

국민의힘 김재섭 의원이 자신의 SNS에 “관보와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정원오 후보는 걸음마도 떼기 전인 0세와 2세 때 각각 논과 밭 600평을 매매했다”며 “공시 자료로만 보면 정원오 후보는 57년 경력의 영농인이거나, 이재명이 말하는 투기꾼”이라며 처음으로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농사를 짓지 않는 농지는 투기’라며 전수조사에 나서자 이를 꼬집으며 정원오 후보를 “1호 전수조사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아울러 김 의원은 “갓난아이였던 정원오 후보가 호미를 들었을 리 만무하고, 보좌관과 구청장으로 보낸 지난 수십년의 세월 동안 그가 직접 흙을 일궜을 가능성 또한 희박하다”며 “농어촌공사에 위탁 운영을 맡겼거나 직계비속이 농사를 짓고 있다면 예외에 해당하는데, 정 구청장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어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정원오 후보는 반격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해당 농지는 제 조부모께서 제가 태어났을 때쯤에 매입한 것으로, 장손인 제 명의로 등록한 소규모 토지고 실제 부모님께서 쭉 농사를 지으시던 땅”이라며 “1990년대부터는 맹지가 돼 더 농사를 짓지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농지법이 제정되기 전의 일로, 1996년 이전에 취득한 농지는 처분 의무나 소유 제한 규정이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며 “간단한 사실관계만 확인해도 전혀 위법이 아니고, 투기 운운 자체가 난센스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반박했다.

아주 매서운
검증의 시간

관련해 한 여권 관계자는 “정원오 후보의 몸집이 커지는 게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유리하다. 어느 곳에 십자포화를 할지 그 대상이 명확해지기 때문”이라며 “폭행 논란과 농지법 문제는 본인이 해명하고 마무리하면서 정리됐다. (정원오 후보에 대한) 추가 논란이 없거나, 있더라도 이 정도 수준이어야 커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유권자의 인식 속 정원오 후보는 ‘청렴하고 일 잘하는 구청장’이다. 기대감이 클수록 실망도 크다”며 “민주당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음주 운전, 갑질 등이 가장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정원오 후보뿐만이 아니라 모든 지방선거 예비 후보자에게 해당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첫 서울시장 후보 ‘진짜 보수’ 내걸고 출마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이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보수 진영에서 나온 첫 출사표인 만큼 진영을 떠나 정치권의 이목이 쏠린다.

지난 4일 윤 전 의원은 ‘경제시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전 의원은 “지금이야말로 변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로 선수를 교체할 때”라며 “저 윤희숙이 보수 정치의 진짜 실력을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지금 같이 가파른 공급 절벽을 넘는 길은 ‘닥치고 공급’밖에는 없다”며 “이재명정부는 무지막지한 규제로 재개발·재건축을 억누르고 있지만, 저는 서울시장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해 도심 주택공급을 촉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을 다시 성장·일자리 엔진으로 우뚝 세우겠다”며 창동에 서울 팬덤(브랜드 가치)의 중심인 ‘K-컬처 넥서스(서울팬덤 코엑스)’ 건립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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