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수백억원대 세금 탈루 의혹에 휩싸인 가수 겸 배우 차은우가 논란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소속사의 해명에 이어 당사자인 차은우가 직접 고개를 숙이며 정면 돌파를 택한 모양새다.
차은우는 지난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장문의 입장문을 게시했다.
그는 “최근 저와 관련된 일로 많은 분께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납세의 의무를 대하는 제 자세가 엄격했는지 스스로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차은우는 국세청으로부터 소득세 등 약 200억원 이상의 추징금을 통보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도마 위에 올랐다.
국세청은 차은우가 소득세를 줄이기 위해 모친이 대표로 있는 법인 A사를 통해 ‘페이퍼컴퍼니’ 의혹이 있는 거래를 했다고 보고 있다. 개인 소득세율(최고 45%)보다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기 위해 소속사와 A사 간 허위 용역 계약을 맺었다는 것이다.
A사의 과거 주소지가 차은우 부모가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진 장어 가게와 동일하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이에 대해 소속사 판타지오 측은 지난 22일 “최종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법적 쟁점을 소명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으나, 여론이 악화되자 차은우 본인이 직접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차은우는 일각에서 제기된 ‘도피성 입대’ 의혹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했다. 지난해 7월 현역으로 입대한 그가 세무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 군 복무를 시작한 것이 조사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차은우 측 요청에 따라 입대까지 세무조사 결과 통지서를 발송하지 않고 기다려줬던 것으로 알려졌다.
차은우는 현재 부대 내에서 글을 적고 있음을 알리며 “군 복무 중이지만 결코 이번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지난해 입대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돼 조세 절차를 마무리짓지 못한 채 입대하게 된 것”이라며 “이 또한 저의 부족함에서 비롯된 오해이기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군인 신분이 아니었다면 피해를 보신 분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사과드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차은우는 향후 조사에 대한 성실한 이행도 약속했다. 그는 “추후 진행되는 조세 관련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관계 기관의 최종 판단에 따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지난 11년간 보내주신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지 못하고 큰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며 “앞으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날 입장문에서 정작 핵심 쟁점인 ‘세금 탈루’와 관련된 구체적인 해명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장문의 글을 통해 감성적인 사과와 군 입대 배경에 대한 억울함은 상세히 피력했지만, 국세청이 문제 삼은 법인 거래나 소득세 축소 의혹 등 탈세 혐의 자체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한 셈이다.
이에 따라 대중이 가장 궁금해하는 ‘고의적 탈세 여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차은우 측은 현재 국세청의 과세 처분에 불복해 과세 전 적부심사를 청구하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차은우의 이번 의혹에서 전문가가 개입된 조직적인 설계의 흔적이 엿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이번 사건에 고의성이 입증될 경우, 검찰 고발 등 형사 절차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점쳐지고 있다.
차은우가 데뷔 후 11년 동안 구설 없이 ‘얼굴 천재’ ‘바른 청년’의 대명사로 불렸던 만큼 대중의 배신감은 클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의 여파로 업계에선 이미 ‘차은우 지우기’가 시작된 모양새다.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곳은 광고계다. 차은우를 메인 모델로 기용했던 신한은행을 비롯한 주요 브랜드들은 자사 공식 SNS와 유튜브 등에서 관련 광고 영상을 잇달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삭제하며 발 빠르게 흔적을 지우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금 관련 논란은 대중 정서에 특히 민감하게 작용하는 이슈”라며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논란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브랜드 입장에선 노출을 최소화하는 쪽으로 빠르게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