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자리들’ 서상익·이동재

2026.01.22 04:23:20 호수 1567호

두 작가의 방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가 작가 서상익과 이동재의 전시 ‘Loci: 작가의 방’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세계와 관계 맺으며 감각과 취향을 형성해 온 존재론적인 출발점을 제시한다.



작가 서상익과 이동재가 2인전 ‘Loci: 작가의 방’을 열었다. 전시 제목인 Loci는 라틴어 Locus(장소)의 복수형이다. 의미와 감각이 싹트는 ‘자리들’을 뜻한다. 두 작가는 세계 안에서 자신을 위치시키고 감각을 축적해 온 서로 다른 근간을 환기한다. 이번 전시는 현존재를 거주의 의미로 다뤘던 마르틴 하이데거의 디자인 개념에 주목했다. 존재가 언제나 세계와의 관계를 통해 구성된다는 사유를 전시적 은유로 재구성했다.

음악에서

서상익은 록 음악을 둘러싼 오랜 취향을 회화의 형식과 행위로 풀어냈다. 물감과 붓질의 즉각적인 반응을 화면에 드러내면서도 이를 화면 위에서 이성적으로 관찰하고 조율하는 태도를 병행한다.

록의 즉흥성과 신체성, 긴장과 해소의 구조는 서상익의 작업에서 행위의 흔적과 형식적 구성 사이의 긴장으로 나타난다. 이는 이미지를 즉각적인 반응과 이성적 사유의 대상 사이에 놓이도록 한다. 서상익의 회화는 바로 그러한 긴장 아래서 즉각성과 구조화가 공존하는 하나의 자율적인 세계로 성립하고 있다.

조은영 라흰갤러리 큐레이터는 “서상익은 2023년을 기점으로 내러티브 중심에서 벗어나 회화 자체의 쾌, 특히 형식 면에서 물감과 행위를 탐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큐리에터는 “개인적 서사에서 비롯된 초기작부터 미술관을 배경으로 현대 미술과 관람객의 관계를 조명한 ‘익숙한 풍경’, 예술의 종교성을 고찰한 ‘화가의 성전’ 연작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작에서는 물감과 붓질이 최대한 감춰진 채 이미지의 지시성이 부각되곤 했다”며 “그러나 이제 손의 움직임과 재료를 화면에 순연히 드러내며 이미지 자체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하이데거의 디자인 개념
감각과 취향을 작품으로

이동재는 전통 문방 문화와 차에 대한 취향을 바탕으로 한지·닥, 섬유·천연염료 등 생명적 기원을 지닌 재료를 반복적인 손의 수행으로 다룬다. 그는 뜨기, 두드리기, 말리기를 되풀이하며 재료의 변화에 응답하듯 표면을 형성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재료는 살갗이나 껍질과 같은 생명의 근본적인 형상을 가시화한다. 이동재의 작업에서는 재료와 행위, 시간이 상호 작용하며 표면과 형상을 빚어내고, 작품은 생명의 형상과 생성의 과정이 얽힌 유기적인 조형 세계로 나타난다.

조 큐레이터는 이동재에 대해 “그는 2025년 초부터 한지의 원료인 닥 죽과 찻물 등 천연염료를 활용해 작업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생물 유래의 터전을 공유하는 재료”라며 “시간의 흔적을 품은 자연의 미감을 고스란히 들여와 그것이 작업으로 발현되기를 관찰하는 바, 그와 같은 수행적인 과정은 뜨기, 두드리기, 말리기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료에서

라흰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방을 하나의 자리들로 제시해 감각과 취향이 어떤 선택과 관계 맺기를 거쳐 작품으로 구현되는지를 살핀다”며 “관람객은 작품을 통해 작가의 방에서 출발한 감각의 흐름을 따라가며 작품이 열어놓은 장 안에서 자신의 감각과 해석을 더함으로써 의미가 구체화하는 과정에 동참하게 된다”고 전했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자료·사진 ⓒ라흰갤러리) 

<jsjang@ilyosisa.co.kr>


[서상익 작가는?]

▲학력
서울대학교 서양화과 졸업(2005)
서울대 대학원 수료(2008)

▲개인전
‘나른한 오후’ 갤러리 퍼플(2025)
‘At Some Afternoon’ 갤러리CNK(2025)
‘Pictures’ 뉴스프링 프로젝트(2024)
‘Days of Tomorrow passed’ 스페이스 수퍼노말(2023) 외 다수


[이동재 작가는?]

▲학력
동국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졸업(2002)
동국대학교 미술학과 졸업(1999)

▲개인전
‘유기적 회화’ 갤러리미르(2025)
‘껍질’ 갤러리퍼플(2025)
‘icon, 빛과 서사’ 페이토 갤러리(2023)
‘reverse’ 갤러리퍼플(2022)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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