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신년 인터뷰 - 백억커피 최승윤 대표

2026.01.21 14:47:02 호수 1566호

“커피시장 승부처는
가격이 아닌 구조”

중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백억커피가 2025년을 ‘실적으로 증명한 해’로 마무리하면서 커피점 업계 시선이 다시 모이고 있다. 론칭 4년 만에 250여개 가맹점을 운영하는 성장 속에서도 폐점은 단 2곳 수준에 그쳤다. 사실상 0%대에 가까운 낮은 폐점 흐름이다. 무엇보다 새해인 2026년 1월에만 11개 점포 오픈이 예정돼있다.



더 싸게?

불황과 포화가 동시에 겹친 커피시장에서 이 같은 확장 계획이 가능하다는 건, 브랜드가 단기 유행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운영 구조를 갖췄다는 신호로 읽힌다.

최승윤 백억커피 대표는 커피숍 시장에 대해 “가격 전쟁이 끝나고, 구조 전쟁이 시작된 곳”이라고 정의했다. ‘더 싸게’만을 외치는 전략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고, 결국 남는 브랜드는 고객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브랜드라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의 커피시장을 “가격 경쟁이 아니라 구조 경쟁”이라고 표현했다. 커피 한잔의 원가와 마진을 따지는 수준을 넘어, 매출이 발생하는 방식과 시간대별 수요, 회전율, 인력 운영, 메뉴가 만들어내는 동선, 재방문을 만드는 이유까지를 통째로 설계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시선은 해외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최 대표는 일본을 자주 언급한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저가 커피의 사이클을 겪었고, 편의점 커피가 일상 속 수요를 흡수하면서 ‘가격만 낮춘 전문점’이 설 자리가 좁아졌다. 그는 이것을 단순한 경쟁 심화가 아니라 소비 습관 자체가 바뀐 사건이라고 봤다.


출근길에 편의점 커피를 사는 행위가 생활의 기본이 되면, 가격만으로는 전문점이 대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본에는 도토루커피처럼 장수한 브랜드가 있다. 최 대표가 도토루를 언급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토루는 싸게 파는 커피가 아니라, 샌드위치나 간단한 식사 같은 일상형 메뉴로 생활 동선 속에 들어간 브랜드다.

커피를 파는 공간이 아니라 ‘잠깐 들러 간단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됐고, 가격 경쟁이 아니라 습관 안으로 들어갔다. 최 대표는 오래가는 브랜드는 유행을 좇지 않고 고객의 일상 속에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백억커피의 전략도 같은 결론에서 출발했다. 커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말보다, 커피만으로는 재방문 이유를 충분히 만들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백억커피는 커피를 중심에 두되, 커피 외의 구매 이유를 두 겹 세 겹으로 설계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잡았다.

단순히 메뉴를 늘린 것이 아니라 언제 와도 소비가 일어나는 구조를 만들자는 목표였다.

론칭 4년 만에 250여개 가맹점
단기 유행 아닌 반복 가능 운영

그 설계를 대표하는 것이 시네마 콘셉트와 휴게소 감성 메뉴다. 커피 전문점이 푸드를 강화하려고 하면 흔히 품질 관리와 운영 부담이라는 두 벽에 부딪힌다. 디저트를 내세우다 ‘관리 실패’로 흔들리거나, 조리가 복잡해져 동선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백억커피는 이 지점을 경계했다.

대신 소비자에게 이미 학습된 경험을 선택했다.

영화관에서 팝콘과 음료를 함께 즐기는 경험, 휴게소에서 간단히 요기하는 경험은 남녀노소가 설명 없이 받아들이는 소비 패턴이다. 그 경험을 매장 안으로 옮겨오면 커피와 함께 먹는 소비가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는 논리다.

휴게소 감성은 뉴트로와 할매니얼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중장년층에게는 익숙한 향수이고, 젊은 층에게는 새롭게 경험하는 복고다. 한쪽에는 편안함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재미가 있다.


최 대표는 커피가 이미 생활재가 된 만큼, 생활재 시장에서는 세대를 가르는 취향보다 세대를 잇는 습관이 더 강해진다고 봤다. 휴게소 메뉴가 특정 세대에만 매이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실제 매장에서 나타나는 장면도 이를 뒷받침한다. 예전에는 커피 한 잔만 들고 나가는 고객이 대부분이었다면, 지금은 커피 음료와 함께 먹을거리를 같이 주문하는 비중이 확실히 늘었다. 낮에는 간식형 메뉴가, 저녁과 밤늦은 시간대에는 간식에 더해 간단한 식사형 메뉴가 더해지며 매출이 시간대별로 분산된다.

최근에는 식사 시간에도 볶음밥 같은 메뉴가 잘나간다는 설명이다. 결국 커피 한 잔이 ‘추가 구매’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졌고, 이 구조가 매출 안정성과 직결된다.

백억커피는 평균적으로 커피 음료 매출을 60~70% 수준으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디저트 및 먹거리 매출이 30~ 40%까지 올라오는 구조를 강조해 왔다. 커피가 중심이지만 푸드가 함께 돌아가는 매장이라는 뜻이다.

이 구조는 객단가를 끌어올리고 재방문 이유를 강화한다. 동시에 매출이 특정 시간대나 특정 채널에 몰리는 리스크를 줄여준다.

최 대표는 카페가 흔들릴 때는 대부분 매출이 한쪽으로 쏠릴 때라고 말했다. 백억커피가 낮과 밤, 홀과 포장과 배달의 균형을 설계하는 데 집중해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같은 설계는 결국 유지되는 점포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빠르게 확장하는 프랜차이즈일수록 폐점이 동반되기 쉽지만, 백억커피는 250여개 매장 규모임에도 폐점이 2곳 수준에 머물렀다. 최 대표는 이를 단순한 행운으로 보지 않았다.

“구조가 견딘다는 신호”라는 것이다. 장사를 해본 점주가 한 번 더 매장을 열기로 결정하는 다점포 흐름 역시, 홍보 문구가 아니라 현장 검증이라고 강조했다.

2026년 1월 11개 점포 오픈 계획과 관련해 그는 “출점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유지되는 점포가 목표”라고 말했다. 그래서 2026년은 양적 확대만을 내세우기보다, 상권에 맞는 모델 고도화와 운영 안정성을 더 정교하게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최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2026년 창업은 용기보다 설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무엇을 팔지보다 어떻게 남길지가 더 중요해진 시대라는 것이다. 백억커피는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드는 길이 아니라, 경쟁의 무대를 바꾸는 길로 가겠다고 했다.

가격으로만 싸우는 시장에서 벗어나 고객과 점주가 함께 오래 갈 수 있는 구조로 성장하겠다는 다짐이다.

“유지가 목표”

이처럼 백억커피가 보여주는 방향은 화려한 콘셉트가 아니라 반복 가능한 구조다. 커피를 중심에 두되 커피 이후의 구매 이유를 설계하고, 시네마와 휴게소라는 익숙한 경험을 매장 안으로 끌어들여 재방문을 만들며, 그 과정이 점주에게 과부하가 되지 않도록 표준화로 묶는다. 레드오션 한가운데서 퍼플오션을 만든다는 말은 결국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2026년 커피시장에서 오래 남는 브랜드는 가격이 아니라 구조로 승부하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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