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각번호 4번’인데 1번 가격? 이경실 프리미엄 달걀 논란

2025.11.18 16:18:13 호수 0호

업체 측 “4번이라도 좋은 원료 먹여”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개그우먼 이경실(59)이 판매하는 달걀 브랜드 ‘우아란’이 최하위 사육 환경인 ‘난각번호 4번’ 달걀을 프리미엄 가격으로 판매 중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동료 개그우먼 조혜련(55)은 자신의 SNS에 우아란 제품 사진과 함께 ‘달걀 중의 여왕’ ‘알이 다르다’라며 홍보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공개된 사진 속 달걀 껍데기에 ‘난각번호 4’가 선명하게 찍혀 있어 즉시 논란이 일었다. 난각번호는 사육 환경을 나타내는 제도로 ▲1번은 실내외를 자유롭게 오가는 방사 ▲2번은 케이지 없는 평사 ▲3번은 기존보다 조금 개선된 케이지 ▲4번은 가장 열악한 ‘기존형 케이지 사육’을 뜻한다.

특히 4번 사육은 닭 한 마리가 A4 용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간에서 평생을 보내는 방식으로, 스트레스와 질병 위험이 크다는 점에서 꾸준히 개선 요구가 제기돼왔다.

하지만 우아란의 판매가격은 소비자들의 의문을 더욱 키웠다. 30구 기준 1만5000원으로 형성된 우아란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사육 환경이 더 우수한 ‘난각번호 1·2번’ 동물복지 달걀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었던 탓이다.

동물복지 인증 흐름이 확산되는 가운데, 최하위 등급의 달걀을 프리미엄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를 둘러싼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소비자들은 “연예인 프리미엄 가격을 붙인 것 아니냐” “동물복지 제품보다 비싼 4번 달걀은 이해하기 어렵다” “사육 환경은 최하인데 가격만 최고 수준” 등의 비판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동물복지 계란 비중을 늘리고 있으며, 정부 역시 2023년 이후 단계적으로 케이지 프리 전환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소비 인식 변화는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논란이 확산되자 조혜련은 홍보 게시물을 삭제했고, 이경실의 SNS에서도 관련 게시물은 모두 비공개 또는 삭제된 상태다.

앞서 이경실은 지난 8월, 유튜브 영상을 통해 어린 시절 어머니가 언니에게만 달걀 프라이를 해줬던 기억 때문에 계란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사업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우아란 공식 판매처인 프레시티지 측은 논란이 확산되자 즉각 해명을 내놨다. 프레시티지는 이경실의 아들 손보승씨가 설립한 업체다.

프레시티지 측은 “난각번호는 품질을 평가하는 기준이 아니라, 사육환경 코드일 뿐”이라며 “동물복지 제품이 비싼 이유는 환경 개선 비용 때문이지, 모든 경우 품질이 더 뛰어나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닭을 4번 환경에서 사육하지만 강황과 동충하초 등 다양한 약재를 먹이고 있으며 달걀에 동충하초의 유효 성분인 코디세핀이 함유돼있다”면서 “좋은 원료를 제대로 먹이고 있어 생산비가 증가하고 자사의 달걀은 높은 품질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특히 업체 측은 “우아란 달걀은 신선도지수에서 최고 기준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며 품질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2월 프레시티지가 측정해 공개한 우아란의 신선도는 107.1로 기준치 72 대비 48%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단순 품질 이상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누리꾼들은 “시장에 4번 달걀이 필요한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 절실한 소비자들이 존재하기 때문” “4번 파는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고 4번을 고가로 파는 게 핵심인데” 등 대체로 요지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놨다.

일각에선 사육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윤리적 소비 흐름이 강화된 상황에서, 정부·유통업계·소비자가 함께 개선해 온 인식과 반대되는 선택을 연예인 브랜드가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도 나온다.


연예인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사육 환경과 가격 사이의 괴리를 해소하기 위한 보다 투명한 설명과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연예인들이 직접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고가의 가격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건 한두 번이 아니다.

앞서 그룹 다비치 멤버 강민경(35)도 2020년 자신의 쇼핑몰에서 곱창 밴드 머리끈을 5만9000원에 판매해 논란이 일었다. 당시 강민경은 “실크 100%로 만들어졌고 폭이 약 21cm로 매우 많은 양의 원단을 사용하며, 고급 실크 특성상 까다로운 공정을 필요로 한다”고 해명했으나,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가수겸 방송인 김종국(49) 역시 자신이 런칭한 티셔츠에 대해 비싸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그의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반팔티 세 장과 슬리브리스 한 장이었는데, 가격은 4만2000원~4만6000원 수준이었다.

당시 그는 가격이 전혀 비싸지 않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이후 계속되는 가격 지적에 첫 티셔츠 수익금 전액을 기부한다면서 논란을 불식시켰다.

<jungwon933@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