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은희는 최근 전남 해남군 파인비치 골프링크스(파72·6785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30만달러) 3라운드를 마친 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초 (지난달에 열린)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을 마친 뒤 조용하게 은퇴하려고 했는데 한국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고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LPGA에서 뛴 19년을 포함해 20년 넘게 선수 생활을 했다”며 “그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만큼 제2의 인생은 차분하게 계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은희는 ‘인내의 아이콘’이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수상스키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 지영기씨의 권유로 골프채를 잡았고, 아마추어 무대를 평정한 뒤 200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합류했다.
주변의 기대보단 다소 늦은 2007년 KLPGA 첫 우승을 거둔 지은희는 2008년 LPGA 투어에 진출했고, 그해 6월 웨그먼스 LPGA 대회를 통해 LPGA 투어 첫 승을 신고했다.
‘BMW 레이디스’ 한국서 마지막 경기
LPGA 19년 포함 20년 넘게 선수 생활
2009년 7월엔 메이저 대회인 US 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위세를 떨쳤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도약할 것 같았던 지은희는 이후 오랜 기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스윙 교정 과정에서 밸런스가 무너졌고 이후 우승권과 거리를 둔 채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나 지은희는 2017년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8년3개월, 무려 3025일 만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재기에 성공했다. 2018년 KIA 챔피언십, 2019년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스 토너먼트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36세였던 2022년엔 뱅크 오브 호프 매치플레이에서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지은희의 이름 옆엔 은퇴라는 단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었지만, 그는 꾸준히 자기 자리를 지켰다.
2023년 21개 대회, 지난해 21개 대회에 출전해 열 살 이상 어린 동생들과 경쟁을 펼쳤다. 지은희는 올해에도 현장을 지켰다. 그러나 세월을 거스를 순 없었다. 올해 참가한 14개 대회 중 13개 대회에서 컷 탈락한 그는 고국에서 열리는 LPGA 투어 대회를 통해 길었던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했다.
지은희는 “인내와 긍정적인 마인드로 선수 생활을 길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내겐 하루하루가 도전의 연속이었고, 도전하는 정신으로 수수께끼를 풀어나갔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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