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7일,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혁신위원장직을 사퇴하고 당 대표 출마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안 의원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되지 않은 날치기 혁신위원회를 거부한다. 말뿐인 혁신, 쇼에 불과한 혁신, 들러리 혁신에 종지부를 찍겠다”며 “당 대표가 돼서 잃어버린 진짜 보수 정당의 모습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당을 위한 절박한 마음으로 혁신위원장 제의를 수락했었지만 혁신의 문을 열기도 전에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며 “국민께 혁신의 의지를 보여드리기 위해 비대위와 최소한의 인적 청산을 협의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숨이 위태로운 환자의 수술 동의서에 끝까지 서명하지 않는 안일한 사람들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넘어 깊은 자괴감을 느꼈다”며 “그렇다면 메스가 아니라 직접 칼을 들어 도려낼 것은 도려내고 잘라낼 것은 과감히 잘라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 완전히 절연하고, 비상식과 불공정의 시대를 끝내겠다”며 “지난 정부 때 바꿔버린 당헌·당규들을 복구시키는 등 당을 시대에 맞게 바꿔 중도, 수도권, 청년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인적 청산 요구의 내용’에 대해 “혁신위원 인선안이 합의되기 전, 최소 두 분에 대한 인적 쇄신을 비대위에 요구했으나 결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해당 2명은) 지난 6·3 대선 기간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셨던 분들”이라고 부연했다.
정가에선 당 주류인 친윤(친 윤석열)계 의원들의 지지를 받아 선출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선 당 쇄신에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혁신위원장 개인 의지와는 별개로, 상위 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가 움직이지 않는 한 혁신위는 인적 청산 등 실질적인 책임 추궁이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송 비대위원장은 혁신위원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혁신위의 안건을 조건 없이 수용할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혁신위원을 선정하는 데 집중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내달 선출되는 당 대표가 대대적인 혁신을 단행하지 못한다면, 내년에 열릴 지방선거 역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4일, 진영을 가리지 않고 비판적 의견을 내 ‘모두까기 인형’으로 불리는 진중권 광운대 특임 교수는 유튜브 ‘시사저널TV’에 출연해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1년 짜리다. 국민의힘이 지금 상태로는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힘들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표가 책임져야 하기 때문”이라며 “강력한 지도력을 확립해서 혁신을 완수한다면 (지방선거를 이기고 임기를 유지하는 게) 가능하지만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혁신에 대해선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늘려 주고 그의 개혁안대로 추진했어야 했다”며 “(개혁안) 5가지는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한이었는데, 현 지도부는 사실상 그걸 내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 비대위의 면면을 보니 몽땅 다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파로 구성됐다. 이는 친윤을 척결하지 않으면 아무런 희망이 없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며 “당내 주류인 친윤계는 과거 이준석 전 대표, 김기현 전 대표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합법적으로 당선됐어도 자기네 입맛에 안 맞으면 끌어내렸던 사람들”이라고 맹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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