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9일 국회의원회관 제5간담회실서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회 등과 함께 ‘식자재마트 규제 사각지대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인 국회 오세희 의원, 국회 소상공인민생포럼(대표의원 서영교, 이춘석), 곽상언, 권향엽, 김동아 국회의원과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등이 공동주최했다.
이날 토론회를 주관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소상공인위원장인 국회 오세희 의원은 인사말에서 “식자재마트의 성장에는 규제의 사각지대와 납품업자들의 눈물이 있었다”면서 “규정과 제도가 미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공정한 유통 질서를 깊게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송치영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인사말에서 “자영업자 대출이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을 정도로 어려워진 데에는 유통 생태계를 교란하는 ‘잡식 공룡’인 식자재마트가 큰 몫을 하고 있다”며 “식자재마트가 지역사회의 자본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되었다”고 지적하면서 “건강한 유통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식자재마트에 대한 규제가 필수적”이라며 관련 법의 개정을 정치권에 강력하게 촉구했다.
이어진 발제와 토론에서는 계란, 콩나물, 시장 상인, 슈퍼마켓 사장님들이 직접 나서 식자재마트의 다양한 갑질과 횡포를 폭로하고 나섰다.
강종성 한국계란산업협회장은 “식자재마트가 계란을 미끼상품으로 상시적인 세일에 나서며 원가 이하의 납품을 강요하고 있다”며 “수억 원 상당의 입점비 강요, 배타적 납품 강요, 매장 관계자들의 금품 요구 등 온갖 갑질로 납품업자를 울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수호 한국콩나물숙주농업인협회장은 “식자재마트를 한다고 하면서 부지만 구입하면, 납품을 미끼로 차량, 쇼케이스, 냉장고까지 온갖 물품을 공급업자에게 떠넘긴다”고 하소연했다.
소상공인들 “규제해야”
“공정한 질서 파괴” 주장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은 “수원의 한 대형 식자재마트는 총면적 4580㎡로 운영하면서 건물을 3개 동으로 나눠 1000㎡ 이하 소매점으로 등록하면서 주변 소규모 마트와 전통시장은 상권 자체가 폐업 위기로 내몰렸다”고 말했다.
송유경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은 “식자재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있어 동네 슈퍼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관련법 개정을 촉구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300~3000㎡ 수준으로 다양하게 분포하고 있는 식자재마트에 대한 규정도 제대로 안 되어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3대 식자재마트인 식자재왕마트, 세계로마트, 장보고식자재마트의 매출 합계는 2014년 3251억원에서 2023년 1조680억원으로 3.2배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어 “식자재마트가 유통산업발전법과 매출액 1000억원을 초과할 때만 적용되는 대규모유통업법 규제 밖에 있다 보니 ▲표준계약서 작성 의무 규정 ▲월 2일 의무휴업일 지정 규제 ▲영업시간 제한 등도 적용받지 않아, 각종 갑질 행태와 시장 교란을 일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시내 산업통상자원부 유통물류과장은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충분히 검토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본다”며 “식자재마트의 쪼개기 등 불법ㆍ편법 운영은 지자체와 협력해 반드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태균 공정거래위원회 유통대리점정책과 과장은 “대규모유통법에 미달하는 업체라 하더라도 납품업자들에 대한 식자재마트의 불공정 거래에 대해서는 규제를 가할 수 있는 만큼, 제도 개선을 위한 인식 공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webmast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