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메이커? ‘오세훈 모시기’ 혈안인 국힘 경선 후보들

2025.04.16 16:49:17 호수 0호

중도층 표심 향한 구애 경쟁 치열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서 국민의힘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왼쪽부터)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나경원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을 가진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16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서 국민의힘 대선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왼쪽부터) 전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나경원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회동을 가진 후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6·3 조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서울시장을 잇따라 만나며 ‘오세훈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오 시장이 수도권과 중도 보수층에서 갖는 영향력을 고려해 당내 경선은 물론, 본선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5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시작으로 16일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안철수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까지, 주요 주자들이 연이어 오 시장과 회동을 가졌다.

각 후보들은 오 시장의 정책을 벤치마킹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키워드를 강조하며 중도층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 시장과 조찬 회동 후, 서울시의 ‘디딤돌 소득’ ‘서울런’ ‘미리내집’ ‘약자동행지수’ 등 주요 정책들을 대선 공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의 훌륭한 정책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돼서 매우 안심이 된다”며 “대선서 이런 부분을 충분히 반영해 당선되면 잘 시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또 중앙 정부의 규제에 막혀 서울시가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는 정책들을 개선하겠다며 오 시장과의 정책적 공감대를 부각하려 애썼다.


이날 오찬 회동을 가진 안 의원도 “오 시장이 ‘(저와)정치적 스탠스가 가장 비슷하다’고 평가했다”며 “중도 확장성이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인 만큼 뜻을 같이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약자 동행 정책은 제가 공약했던 안심 복지와 유사하다. 그런 것들을 충분히 녹여서 실행에 옮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 역시 오 시장과의 티타임 후 그의 정책을 언급하며 “저와 굉장히 철학이 비슷한 게 많아서 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전국을 4대 초광역권으로 묶어 지방 발전을 이루겠다는 구상에 깊이 공감한다”고 오 시장과의 정책적 연관성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시청을 마지막으로 예방한 유 시장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께서 이번에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나서려고 했는데 중간에 접게 돼 아쉬운 마음을 담고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이번 대선서 승리해서 대한민국을 정상적인 국가로 회복하자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이 서울과 인천이다. 저와 같은 수도권 단체장, 시장으로 일해오고 있기 때문에 지역 하나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수도권이 이겨야만 대한민국이 이길 수 있고 국민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정책을 펴나갈 수 있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5일 오 시장과 만찬 회동을 가진 홍 전 시장은 캠프 관계자를 통해 “어떻게 하면 보수 우파를 재건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할 것인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특히 오 시장의 공약인 약자와의 동행에 대해 심도 있게 의견을 나눴다”고 귀띔했다.

오 시장을 향한 후보들의 구애 경쟁은 오는 22일 발표될 2차 경선 진출자 4인에 들기 위한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일반 여론조사 100%로 2차 진출자를 가리는 만큼, 수도권 표심을 가진 오 시장의 지지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김 전 장관과 나 의원, 홍 전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만큼, 탄핵에 찬성했던 오 시장과의 만남을 통해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꾀하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오 시장의 선택과 집중이 경선 판도에 미칠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지지 선언을 넘어 오 시장의 조직력과 인적 네트워크가 특정 후보에게 결합될 경우, 경선 레이스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오 시장 입장에서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유력 대선후보들이 연일 서울시청 문턱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섣부른 지지 표명은 자신이 약속한 ‘마중물’ 역할과 배치될 뿐 아니라, 경선 과열만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2일 대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 당과 후보들에게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을 대선의 핵심 어젠다로 내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던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경선 과정의 셈법과는 별개로, 결국 경선 이후 치러질 본선이 진짜 승부처다. 경선서 승리했다고 해도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인식을 깨기 위해선, 단일화 이상의 파괴력을 가진 본선 경쟁력이 요구된다.

한 여권 관계자는 “현재 경선 후보들이 오 시장에게 구애하는 자체가 가깝게는 경선에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본선서 ‘조력자 의존형’ 선거운동은 태산을 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후보들은 오 시장의 지지를 보험으로 생각하지 말고, 본인만의 확실한 경쟁력을 부각해야 본선서 승산이 생긴다”고 꼬집었다.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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