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촬영 중인 줄⋯” 태국서 ‘국민 남편’된 한국 남성, 왜?

2025.04.01 16:04:14 호수 0호

지진에 끊어진 다리 뛰어넘어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미얀마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의 영향이 태국 방콕까지 이어진 가운데, 한 한국인 남성이 가족을 구하기 위해 고층 빌딩 사이의 무너지는 다리를 뛰어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태국 방송 <타이라스TV>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얀마서 발생한 지진의 여파로 방콕 통로 지구의 고급 레지던스 ‘파크 오리진 통로’의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가 무너졌다.

해당 건물은 세 개의 고층 건물로 구성돼있으며, 건물들 사이가 구름다리로 연결돼있는 구조다. 태국 현지 TV가 공개한 영상에는 지진 충격으로 다리가 끊어진 채 앞뒤로 심하게 흔들리면서 붙었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장면이 담겼고, 그 순간 한 남성이 달려와 절단된 다리를 뛰어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같은 아찔한 상황을 연출한 남성은 다름 아닌 한국인 권영준씨였다. 권씨는 태국인 아내와 결혼해 현지에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발생 당시 권씨는 C동 52층에서 운동 중이었으며, 가족이 머무는 B동으로 돌아가려다 파손된 구름다리를 뛰어넘었다. 이후 가족들이 이미 안전하게 대피한 것을 확인한 그는 계단으로 약 40여층을 내려와 가족과 재회할 수 있었다. 현재 권씨 가족은 방콕 내 다른 지역에 임시 거처를 마련한 상태다.

권씨의 아내 보유리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그 순간 남편의 행동이 매우 위험했다는 사실에 영상을 보고 나 역시 다른 사람들처럼 충격을 받았다”며 “남편은 오직 가족을 보호하려는 마음뿐이었고, 가족을 먼저 생각하느라 위험성을 잠시 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권씨 역시 태국 타이랏 TV 인터뷰서 “그 순간 머릿속엔 아이 생각뿐이었다. 반드시 아내와 아이를 구하러 가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내가 뛰기 시작했을 때는 다리가 아직 완전히 끊어지지 않은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다리를 넘은 뒤 큰 파열음을 들었지만 가족을 생각하며 뒤돌아보지 않고 곧장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국판 톰 크루즈다” “영화 <미션임파서블> 촬영인 줄 알겠다” “평소에 운동을 열심히 한 보람이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 가장은 강하다” “저 정도로 흔들리면 곧 건물이 무너질 수도 있단 생각도 들텐데 대단하다” “여차하면 미끄러질 수도 있는데 나라면 엄두도 못 냈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태국 현지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소셜미디어와 각종 방송 등을 통해 해당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자, “국민 남편이다” “이런 남편을 둔 아내가 부럽다” “가족을 위해서 위험도 무릎쓰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한국 드라마에 나올 법한 장면이 실제로 재현됐다” 등 권씨를 향한 찬사가 줄을 잇고 있다.

한편, 지난달 28일 미얀마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33층 빌딩이 붕괴하는 등 태국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방콕시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8명이며, 78명은 실종 상태다. 현재 지진으로 인한 한국인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jungwon933@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