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불편 아랑곳 않는 노조…주택가 시위 벌써 두 달째

2025.02.21 14:18:23 호수 0호

현대제철·협력 업체마저 가세
단체협상 지연 “성과급 달라”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달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금 지급을 요구하는 장외 시위 중인 가운데, 지난 12일부터는 현대제철 협력업체 노조까지 가세해 인근 지역주민들을 볼모로 한 민폐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



현대제철 협력업체 노조가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지연되자 사측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한남동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노조원들의 한남동 주택가 시위는 벌써 두 달째로 접어든 데다 주말과 공휴일만 제외하고 매일 진행되고 있어 일대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역주민들은 물론 어린 학생과 직장인이 오가는 오전 시간대에 ‘악질’ ‘분쇄’ 등의 험악한 문구와 선정적인 색상으로 도배된 대형 피켓 및 현수막과 함께 확성기까지 동원해 통행 불편은 물론, 불쾌감과 혐오감마저 주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 주택가 시위에 협력업체 노조까지 가세…애꿎은 시민 불편 가중
주요 공장 파업으로 쟁위행위 진행 중임에도 연일 민폐 시위 이어가…‘도 넘은 처사’

이미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10월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던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1일과 22일 양일간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이달 2일에도 당진 냉연공장 및 인천공장 일부 라인서 부분 파업을 진행했으며 11일에도 2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이처럼 사업장서 파업 등을 통해 쟁의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시키는 주택가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도를 넘은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회사 측은 물론 일반 시민들 입장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로 인근 주민들도 “왜 여기서 노조원들이 시위를 계속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이 같은 행태는 사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시민의 불편이나 일상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노조의 민낯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인근 주민은 “시위가 하루이틀도 아니고…학교 가는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출퇴근하는 인근 직장인들도 시위하고 있는 노조원들을 맞닥뜨리는 게 불편한 건 사실”이라며 “회사 내부의 일을 아무런 관련도 없는 지역주민들 앞에 서서 호소하는 이유를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현대제철 노조 및 협력업체 노조는 이 같은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주택가 시위를 앞으로 지속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의 불편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다수 주민들 “왜 여기서 노조원들이 시위를 계속 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
철강산업 불황으로 영업익 반 토막에도 최대 성과급 요구하며 시위 이어갈 듯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제철은 경영 부담이 가중돼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했다. 노조의 반발로 인해 일부 재가동 및 2조2교대 형태로 근무를 축소해 전면 가동 중단은 유예됐지만, 철강업계에선 운영 효율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수익성 악화 요인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게다가 꾸준한 판매를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철근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인천 및 포항 공장의 철근 설비는 지난 1월 가동일이 1~2주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진행된 노사협상서 기본급 450%+1000만원 지급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수용을 거부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 ▲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금 지급 ▲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원 무이자 대출 지원 ▲ 정년 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haewoo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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