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디딤이앤에프 적자 수렁

2025.01.16 17:21:00 호수 1514호

난파선서 무슨 일이…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디딤이앤에프가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뒷걸음질이 계속되면서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했고, 가뜩이나 허약했던 재정건전성은 한층 더 나빠졌다. 이런 가운데 경영권 분쟁은 계속되고 있다. ‘모험가’를 자처한 개미투자자가 겨우 2억원을 투자한 외부인에게 최대주주 지위를 뺏기는 촌극마저 벌어졌다.



2006년 설립된 디딤이앤에프(현 선샤인푸드)는 ▲연안식당 ▲신마포갈매기 ▲미술관 ▲고래식당 등을 운영하는 외식 전문 기업이다. 사업의 성공에 힘입어 2017년 8월 스팩 상장으로 코스닥에 입성하는 등 한동안 탄탄대로를 달렸던 디딤이앤에프는 수년 전부터 실적 악화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끝없는 부진

2019년 역대 최고치인 매출(별도 기준) 1182억원을 기록했던 디딤이앤에프는 이듬해부터 본격적인 하락세를 나타냈다. 최근 4년(2020~2023)간 매출은 ▲2020년 782억원 ▲2021 618억원 ▲2022년 609억원 ▲2023년 523억원 등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수익성 뒷걸음질은 한층 심각했다. 2019년 영업이익 44억원을 기록했던 디딤이앤에프는 이듬해부터 시작된 적자에서 지금껏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 -111억원 ▲2021년 -61억원 ▲2022년 -53억원 ▲2023년 -60억원 등 4년간 연평균 71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계속된 부진으로 디딤이앤에프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급기야 지난해 3월에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주식거래가 정지됐다. 거절 사유는 계속기업 존속 능력에 대한 불확실성이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본격화된 가맹점 이탈이 실적 뒷걸음질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에 따르면 대표 브랜드인 연안식당은 2019년 218개였던 가맹점이 2023년 33개로 급감했고, 지난 9일 기준 홈페이지에 등록된 점포는 20곳에 불과하다.

반등의 실마리를 찾기 힘든 흐름은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다. 3분기까지 누적된 영업손실(33억원) 규모를 감안하면, 지난해 역시 연말 기준 적자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같은 기간 누적 매출은 300억원으로, 전년 동기(409억원) 대비 36.3% 감소했다.

수년간 지속된 적자는 디딤이앤에프의 재정건전성에 커다란 흠집을 남겼다. 2019년 179억원이었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3분기 기준 결손금 493억원으로 반영돼있다. 2020년부터 영업성과가 확연히 나빠지면서 순손실이 거듭됐고, 급기야 이익잉여금이 결손금으로 전환된 양상이다. 또한 500억원에 가까운 결손금이 자본 항목에 반영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본(-35억원)이 납입자본금(58억원)을 한참 밑돌았다.

5년째 뒷걸음질…구멍 난 재정
모험가 자처한 개미 등판했지만…

경영권 분쟁은 디딤이앤에프의 미래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기존 최대주주와 경영진 간 갈등이 언제쯤 종식될지 가늠할 수 없는 분위기다.

얼마 전까지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는 개인투자자인 김상훈씨였다. 2022년 6월부터 디딤이앤에프 주식을 장내 매수한 김씨는 2023년 3월 지분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리면서 존재를 알렸다.

본인을 ‘모험가’로 명시하며 화제가 됐던 김씨는 2023년 8월 ‘자의반 타의반’으로 디임이앤에프 단일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기존 최대주주의 반대매매와 본인의 추가 매수가 겹치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김씨는 같은 해 10월 지분 보유 목적을 ‘경영권 참여’로 변경한 이후 소송을 통해 경영진과 대립각을 세웠다.

하지만 김씨의 최대주주 지위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디딤이앤에프는 유상증자에 참여한 황정아 지비와이소프트 이사가 주식 52만5459주(7.47%)를 확보했다는 내용이 담긴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냈다. 지금껏 50억원가량을 투자해 47만3999주를 확보한 김씨는 유상증자 이후 지분율이 8.20%에서 6.74%로 하락했다.

디딤이앤에프가 6억6005만원 규모로 추진한 일반 공모 유상증자에 참여한 3인은 총 4억8020만원을 납입했고, 황씨는 총 2억20만원(1주당 381원)을 지불했다. 김씨가 투자한 금액의 1/25 수준으로 황씨는 디딤이앤에프 최대주주에 등극한 셈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김씨와 대척점에 있는 기존 경영진이 황씨와 손을 잡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치열한 눈치싸움


한편 김씨는 지난달 23일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도 쓴 잔을 마셨다. 이번 임시주총은 지난해 10월 김씨가 소집을 요구한 것으로, 김씨의 이사회 임시의장 선임, 김대은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 건 등을 다뤘다.

임시주총 결과 김씨의 임시의장 선임 건은 통과되지 않았고, 김 대표의 사내이사 해임 건 역시 부결됐다. 반면 임시주총이 열리기 나흘 전 김 대표 등 디딤이앤에프 경영진이 불법적인 움직임을 자행해 왔다고 밝혔던 사내이사 3명(▲김기수 ▲백정현 ▲강문규)은 해임이 결정됐다.

<heatyang@ilyosisa.co.kr>

 

저작권자 ©일요시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Copyright ©일요시사 all rights reserved.